중국(대륙)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중국학생들과 같이 방을 쓴다면 말을 배우는데도, 여러방면에 도움이 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중국에서 유학하는 외국인은 원칙상 학교내에 있는 외국인 유학생 기숙사에 살아야 하고 그 기준에 미달되는 학교는 유학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2인 1실이 기준이라서 유학생활을 하는데에 같이 방을 쓰는사람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런데 외국까지 유학을 가서 한국인들 하고만 방을 쓴다면 무척 재미없지 않을까?
어차피 중국학생들과 같이 못쓸 바엔 다른 외국유학생들과 방을 써보는 일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이에 필자의 경험에 의한 개인적인 관점에서 중국에서 같이 방을 쓸 수 있는 외국학생들의 특징과 주의할 점들을 간략히 쓴다. 중국에까지 유학가서 룸메이트와의 불화로 결실이 좋지 않은 이들도 많은 데 이 글이 즐거운 유학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일본인
중국에 가장 많이 유학 오는 특정국가사람을 꼽으라면 역시 일본인들이 단연 많다.
그들과 같이 생활하다보면 생각 외로 우리와 유사한 점(특히 언어방면에서)도 많고
배울 점도 많다. 그러나 트러블이 잦고 오해가 많은 사이도 역시 한국인들과 일본인들 사이일 것이다.
그들과 방을 함께 쓰려면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해야 한다.
1) 절대로 그의 물건에 허락 없이 손대면 안된다.
트러블이 일어나는 주된 요소 중의 하나이다. 일본이란 나라가 워낙 니것내것이 분명한 나라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인들이 자기위주로만 생각해서 오해를 불러 일으키곤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그가 없는 사이에 갑자기 그의 물건이 필요할 경우 절대로 마음대로 쓰거나 건드리면 안된다.
이런 경우 일본인조차 그가 돌아오길 기다리거나 쓰더라도 혼자서 미안하다고 중얼거리고 주인이 돌아오면 그가 발견하기 전에 먼저 얘기를 꺼낸다.
우리 한국인들은 툼메이트사이에 그렇게까지 선을 그어놓고 살지 않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특히 남학생들은....)
2) 자주 대화를 가져라.
지극히 당연한 얘기지만 명랑한 주거환경을 위해서 필수적이다.
특히 일본인들은 상대방에 불만이 있더라도 속으로 삭이고 웬만해선 화를 내지 않고 잘 참는 편이다.
그래서 우리와는 달리 불만이 쌓여있어도 잘 얘기를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더 이상 못 참을 것 같으면 그제야 화를 내는데 이쯤되면 이미 인간관계가 끝난 사이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수시로 허심탄회하고 서로의 불만을 들어줄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게 중요하다.
3) 방안에서 음식을 만들지 마라.
몇 년전 한 일본친구에게 한국인들과 같이 방을 쓰기 싫은 이유가 있다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 방에서 음식을 하기 때문이라 했다.
한마디로 음식냄새 맡기가 싫다는 얘긴데 사실 우리 한국인들(특히 여학생 여러분들이)이 알뜰하기도 하고 영양을 고려해 방안에서 음식을 조리하는 일이 많다.
문제는 한국음식이 냄새도 많이 나거니와 룸메이트 입장에서 보면 귀찮다.
보통 일본 학생들은 중국이 자기나라보다 물가(특히 먹는 데에)가 엄청 싸기 때문에 웬만해선 사 먹는 걸 좋아한다.(게으른 경우도 있지만)
그런데 자기 룸메이트가 방안에서 온갖 냄새 피우면서 밥을 먹는 걸 좋아 할 리가 없다.
음식은 반드시 조리실(일반적으로 학교마다 조리실이나 화장실 한켠에 음식을 조리할 수 있도록 설치된 곳이 있다)에서 조리하고 될 수 있으면 밥을 먹은 후 환기를 하도록 한다.
4) 청소는 반드시 분담한다.
일본애들 정말 깨끗하다. 단 깨끗한 건 자기 몸만이다.
자기 주변은 엄청 지저분하다.
매일 샤워는 해도 방안은 잘 정리를 하지 않는다. 청소를 해도 자기 물건이 있는 곳만 정리한다. 참 우리 한국인이 보기엔 쪼잔할 정도이다.
5) 일본인들의 방을 방문할 때면 노크를 하고 대답이 있더라도 문을 열어줄 때까지 기다리고 먼저 문을 열지 말아야 한다.
기본 에티켓이기도 하지만 보통 대답을 하면 우리들은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문을 열어줄 때까지 밖에서 기다린다.
한가지 재미있는 실험을 해봤는데 방안에 사람이 없는 척하고 있으면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문을 열어서 사람이 없는가를 눈으로 확인하는 데 비해 일본인들은 설령 방안에 사람이 있는걸 안다고 해도 문을 열어보진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생각외로 이런 사소한 일에서 트러블이 발생한다.
□ 영미권 국가인
비록 한국인들이나 일본인만큼 숫자가 많진 않지만 룸메이트가 될 가능성이 많은 국가인이다.
그들과 생활하는 가운데 자연스레 영어실력이 는다는 점에서 가장 좋은 효과를 낸다.
주로 단기유학생(1년 미만)이 많으므로 함께 있을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주로 미국인, 호주인, 영국인 순으로 많은데 후각이 민감하지 않은 사람이라면(서양인들 특유의 체취는 상당히 독하다.) 같이 살기에 괜찮을 것이다.
1) 영어로만 대화하려고 들면 안된다.
그들 역시 중국어를 배우러 온 학생이기 때문에 중국어를 환영하지 영어를 쓰려하지 않는다.(물론 자기들끼리 대화는 영어를 쓰겠지만.....) 그에게 영어를 배울 생각이라면 give and take로 나가야 한다.
그들보다 우리가 한자에 대해서 더 잘 아니까 가능하다.
2) 요구할 건 확실히 요구한다.
서양인들은 음악을 듣는 걸 좋아해서 테레비는 없어도 스피커는 다들 있다.
(특히 미국인들) 문제는 그들의 음악이 시끄러운 게 많아서 정신 사나울 때가 있는데 이때는 따끔하게 주의를 준다.
반응이 없으면 계속 그렇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친구들이 찾아와서 밤늦도록 돌아가지 않는 수도 많은데 이때도 역시 나는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강력히 표시해 돌아가게 해야한다.
요컨대 반응이 없으면 허락의 의미로 받아들인다.
3) 방청소는 규칙적으로 같이 하도록 한다.
그들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도무지 정리를 하는 습관이 없다.
하루만 지나면 방은 난장판. 어떤 친구는 양말을 벗어서 방한구석에 한달동안이나 쌓아두다가 나중에 더 이상 신을 게 없으면 그제서야 빨래를 하곤 했는데 아주 고약한 일이다.
따라서 일주일 한번씩 시간을 정해서 같이 청소를 하도록 한다. 대부분 같이 청소를 도울 것이다. (지은 죄가 있으므로)
4) 음식조리는 조리실에서.
일본인편과 같은 이유이다.
□ 동남아국가인
유학생활을 하면서 같이 방을 쓸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지만 그들의 국가를 이해할 수 있는 주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동남아국가에서 온 유학생들은 대부분 화교들인 경우가 많아서 발음을 제외하곤 우리들보다 중국어실력이 훨씬 낫다.
1) 절대로 깔보지 않는다.
비록 경제적인 면에서 국가는 우리보다 나을 바 없지만 그들 개인적으론 그래도 잘 사는 축이다.(유학을 올 정도면.....) 돌아가면 한자리씩은 할 사람들인 것이다.
잘 사귀어두면 좋다.
2) 친구들을 몰고 와서 난장판을 치도록 나두지 않는다.
동남아에서 온 친구들은 피부도 약간 검고 체구들도 작아서 모여있으면 상당히 우스워보인다.(화교제외)
그런데 끼리끼리 모일 때가 많고 모여서는 얌전히 있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한다.
□ 구러시아 연방국가인 및 중동, 아프리카국가인
유학생활하면서 룸메이트가 이정도라면 아마 유학경력이 긴 사람일 경우가 많다.
구러시아 연방국가(예를 들면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등) 사람들은 멀쩡할 때 보면 참 정감 넘치고 착한데 술만 들어갔다 하면 개 망나니다.(우리처럼 다혈질 민족이다.)
중동, 아프리카국가인들 역시 괜찮은데 성생활이 문란한 경우도 많으므로 여학생들의 경우 주의요망.(룸메이트의 애인이 수시로 생활을 불편하게 할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들 국가인들 공히 니것내것의 구별이 별로 없고 공짜를 무지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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