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뽑기는 힘들지만,
뽑고 나서 풀 속에 갇혀 그래도 잘 살고 있는 꽃밭의 주인을 보는 건 크나큰 즐거움이지요.
아래 바람숲꽃밭에서 보이는대로 풀 뽑으니 어느 새 한 수레.
요즘 새콩이 가장 골칫거리예요.
아주 작은 콩깍지가 열리는데 여기저기 덩굴을 올려 온갖 식물을 다 힘들게 하지요. 어찌나 세게 휘감았는지 새콩 줄기를 잡아당기면 식물의 꽃이며 잎이 우두두 떨어질 정도.
"야, 새콩! 오늘은 이 정도로 끝내지만 다음에는 각오해라. 그렇게 둘둘 감아 식물들의 숨을 조이는 건 범죄야."
새콩에게 한 마디 해주고
하엘정원으로 올라갔습니다.
아무리 눈에 거슬려도 한 꽃밭만 하자.
결심을 단단히 하고서...
여긴 작약꽃밭인데...ㅠㅠ
풀을 뽑아주니 아주 어린 작약이
"안녕! 고마워요." 하는 듯.
이제부터라도 햇빛 받고 쑥쑥 자라렴.
이제 그냥 내려갈까 하다가
여기는 그늘이라 할만해 보였어요.
과연 뭐가 있을까?
풀을 뽑고나니 커다란 바위 틈에서 얼굴 내미는 식물들.
농협에 닭사료 사러 나갔던 산지기가 돌아와 시원한 냉커피를 타갖고 왔네요.
자꾸 내려가라는 산지기에게
요기도 그늘이니까
여기만 정리하고 내려가겠다고 하고선 다시 풀 뽑기 시작!
리아트리스 씨를 뿌렸을 때 분명 뾰족뾰족 나온 걸 보았는데 하나도 없네요.ㅠㅠ 다 죽은 듯.
풀협죽도는 풀에 상관없이 쑥쑥 자라 꽃도 피웠지만 그래도 주위 풀을 싹 정리해주니 더 예뻐졌어요.
바위 틈에 심었던 작은 편백(달보드레숲에서 가져온)도 잘 살았네요.
시간 날때마다 풀 뽑기!
재밌어요.
힘들지만 보람도 있구요.
* 새콩은 새가 먹는다 하여 이름이 그렇게 붙여졌고 익은 열매로 커피도 만든다고 하네요.
* 근데 돌콩이라는 것도 있어요. 아직 저는 새콩과 돌콩 구분이 안되어요.ㅠㅠ
<돌콩>
첫댓글 새콩에 항암 성분이 많답니다. 잎을 뜯어 요리 재료로 쓰세요ㅡ
근데 돌콩인 것 같기도 해요. 구분이 어렵네요.ㅠㅠ
@바람숲 돌콩이나 거의 같아요. 저는 일부러 키웁니다
@凡草 예? 저희는 골칫거리인데요? 엄청나게 퍼져 다른 식물들이 맥을 못춰요.
맞어요
풀뽑기는 몸은 힘들어도 뽑고나면 속이 시원~~~
그래서 자꾸만 뽑게 되지요.ㅋ
저 많은 풀은 그럼 어디로 가나요? 어떻게 처리하나요?
큰 퇴비장도 있고...밭 중간중간 크고 작은 퇴비통을 만들었어요. 풀을 넣고 삭힌 후 다시 땅으로 돌려보냅니다.
@바람숲 요건 작은 퇴비통이고 넓적하고 큰 퇴비통도 있어요. 풀을 많이 뽑은 날은 수레에 넣어 퇴비장으로 가고 조금 뽑은 날은 근처 가까운 퇴비통에 넣어요. 풀이 수북한데 며칠 있으면 푹 가라앉아요.
@바람숲 정말 부지런해야 하겠어요.
저같으면 걍 풀들의 천국, 왕국...
@산초 그러면 벌레들도 많아지고 보기에도 흉측해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