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가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에 명예경제학 박사 학위를 주기로 한 것에 서강대 학생들과 금속노조 측이 반대 시위를 벌였다.
학위수여식이 열린 2월 4일 오후 4시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관 강당 앞에서는 서강대 생활도서관 ‘단비’ 소속 학생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었으며, 정문 앞에서는 마리오아울렛 노동자들이 소속된 금속노조원들이 집회 신고를 내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1인 시위와 정문 앞 집회가 진행되던 중 학내로 진입한 경찰은 시위 중인 학생을 정문 쪽으로 끌어내는 한편, 노조원들의 이냐시오관 접근을 막으며,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인근 학생 20여 명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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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열 회장의 명예경제학박사 학위 수여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1인 시위가 성이냐시오관 앞에서 진행되자, 경찰이 학내에 진입해 막아서고 있다.(사진 제공=서강대 생활도서관 '단비’) |
맨 처음 학위 수여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던 생활도서관 ‘단비’ 측은 “명예박사학위 남발은 대학교육의 목표를 맹목적 이윤 추구로 대체하는 것이며, 부당 해고와 임금 착취에도 불구하고 학위를 준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남발되는 학위는 많은 기부금을 냈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여길 수 밖에 없으며, “이는 ‘이웃을 위하는 인재 양성’이라는 예수회 교육 이념, 정의를 실천하고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는 전인교육 목표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인 시위에 나섰던 희윤(서강대 사학과) 씨는 경찰 개입에 대해 “당시 경찰이 학내에 들어와 시위를 방해한 것은 집시법 위반 때문이 아니었으며, 명백한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비판하고, “서강 공동체를 위해서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경찰을 막지 않았다. 이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존중하지 않는 학교 측의 입장을 명확하게 확인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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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서강대 생활도서관 '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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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명예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홍성열 회장은 지난 2014년 10월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마리오아울렛 노동자들에 대한 반강제적 권고사직 강행, 임금 체불 등의 부당 노동행위, 27개 입점 업체에 대한 일방적 계약 해지 통보 등이 문제돼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홍 회장은 당시 국정감사에서 반고용행위에 대한 지적을 받고 고용확대 등을 약속했지만, 3개월 뒤 노동자 5명에 대해 등기우편으로 해고를 통보하는 등 부당 해고를 이어 갔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노동자들은 부당한 인사 조치에 항의하며, 지난 1월 29일 노조를 결성했다.
서강대 경제학과는 홍성열 회장에 학위를 주는 이유로 “창조적인 경영혁신과 함께 국내 패션과 아웃렛 산업 발전에 기여한 점, 패션, 유통 산업 기여도” 등을 들며, 교수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유기풍 서강대 총장은 홍 회장에 대해 “투철한 벤처 정신과 불굴의 집념을 바탕으로 이뤄 낸 홍성열 회장의 성공은 기존 대기업의 아웃렛 사업 확장과는 전혀 의미와 가치가 다르다. 창업을 꿈꾸는 대한민국의 많은 젊은이들에게 소중한 귀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성열 회장은 지난 2003년 서강대 경제대학원 오피니언리더스클럽 과정을 밟았으며, 장학기금과 발전기금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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