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공청회 학생반발로 무산 울산대학교가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특정 단과대학의 폐과를 단행하자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대학은 전체 정원을 단계적으로 확대 감축할 예정이서 파장은 확산될 전망이다.
31일 울산대학과 이 대학 단과대학인 산경대 학생회에 따르면 울산대는 지난 24일 산경대의 학과를 폐과할 계획이라는 통지문을 해당 학과 학생들에게 발송했다.
이는 이 대학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정원 감축의 일환이다. 이 대학은 2030년까지 국내 상위 10위권 대학 진입하기 위해 전체 재학생 정원을 현재 1만2,000여에서 7,500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입학 정원을 정례화하면서 지역 및 미래 유망 산업과 연계되는 분야를 집중 투자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12개의 단과 대학 중 산경대학이 우선 순위에 올랐고, 2011년 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는 방식으로 학과 전체를 폐과하기로 내부 방침이 결정됐다. 산경대학은 행정과 영어과 등 2개과로 구성돼 있고 신입생 정원은 25명씩으로 폐과할 경우 총 50명의 입학정원이 줄어든다. 산경대학이 상대적으로 특성화되지 않은데다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미달사태도 빚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 대학측은 이같이 결정했다.
그러나 해당 학과 학생들은 학과의 사회적 기여도를 감안하지 않은데다 의견 수렴 절차도 없이 진행되는 독단적인 학과 구조조정이라며 이를 전면 거부하고 나섰다.
산경대 이 현(52) 학생회장은 "정원을 분산 감축하는 것도 아니고 학과의 주인인 학생들에게 의견을 묻지도 않고 산경대만을 표적으로 폐과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특히 산경대학은 울산대 단과대학중 유일한 야간 대학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만학도들에게 대학교육의 기회를 열어주면서 지역사회 평생교육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처사"라며 불만을 터트렸다.
이 학생회장은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까지 동참한 동문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하기로 이미 협의했으며, 이 사실을 재단측에 통보하고, 언론사에도 알릴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산경대 학생들은 지난 31일부터 수업 거부에 들어갔다.
대학 측은 이날 오후 7시 학과 폐과를 앞두고 재학생, 졸업생 등 250명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으나 학생들이 "대학 측의 태도가 무성의 하다"며 해산해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대해 대학측 관계자는 "학교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장기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인만큼 학생들이 이를 이해하고 대화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하주화기자 us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