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經大全(동학가사)
布德文 (포덕문)
1.盖自上古以來로 春秋迭代四時盛衰 不遷不易하니 是亦天主造化之迹 昭然于天下也 개자상고이래 춘추질대사시성쇠 불천불역 시역천주조화지적 소연우천하야
1. 대저 아득한 옛날부터 봄과 가을이 어김없이 갈마들고, 네 계절이 변함없이 제 때를 만났다가 사라져 간다. 이것도 역시 하느님의 조화의 자취가 천하에 뚜렷하다는 본보기다. 2.愚夫愚民은 未知雨露之澤하고 知其無爲而化矣러니 우부우민 미지우로지택 지기무위이화의 2.그러나 어리석은 민중은 비와 이슬을 내려 주시는 은혜를 알지 못하고 그저 저절로 그렇게 되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3.自五帝之後로 聖人以生하사 日月星辰과 天地度數를 成出文卷而以定天道之常然하여 자오제지후 성인이생 일월성진 천지도수 성출문권이이정천도지상연 一動一靜一盛一敗를 付之於天命하니 是는 敬天命而順天理者也라 故로 人成君子하고 일동일정일성일패 부지어천명 시 경천명이순천리자야 고 인성군자 學成道德하니 道則天道요 德則天德이라 明其道而修其德故로 乃成君子하여 至於至聖하니 학성도덕 도즉천도 덕즉천덕 명기도이수기덕고 내성군자 지어지성 豈不欽歎哉아 기불흠탄재
3.5제때로부터 성인들이 나서 해, 달, 별, 하늘 , 땅이 운행하는 도수를 살펴 책을 만들어 냈다. 이렇게 하여 천도의 변함이 없는 질서를 밝혀놓았다. 한편으로 사람들의 모든 행동과 일의 모든 성패를 오로지 천명에 맡기게 하였다. 이것이 바로 천명을 공경하고 천리에 따르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군자가 되었고, 학문은 도와 덕을 잘 밝히고 닦았다. 그 도는 바로 천도였고 그 덕은 바로 천덕이었다. 천도를 밝히고 천덕을 닦았으므로 사람들은 곧 군자가 되었고, 나아가서는 뛰어난 성인도 될 수 있었다. 어찌 부럽고 탄복할 일이 아니랴. 4. 又此挽近以來로 一世之人이 各自爲心하여 不順天理하고 不顧天命하니 心常悚然하여 우차만근이래 일세지인 각자위심 불순천리 불고천명 심상송연
莫知所向矣러라 막지소향의 4.또 이 근래에는 온 세상 사람들이 저마다 제 마음대로 하여 천리에 따르지 않고 천명을 돌아보지 않는다. 그리고 마음이 늘 두려움에 싸여 나아갈 바를 모른다.
5.至於庚申하여 傳聞西洋之人은 以爲天主之意로 不取富貴하고 功取天下하여 立其堂 行其道 지어경신 전문서양지인 이위천주지의 불취당귀 공취천하 입기당 행기도
故로 吾亦有其然 豈其然之疑러니 고 오역유기연 기기연지의
5.경신년(1860)에 접어들어 전하여 들은 소문에 따르면, 서양 사람들은 하느님을 위하는 마음으로 부귀를 추구하지 않고 천하를 정복하여 교당을 세우고 그들의 종교를 편다고 한다. 그러므로 나도 과연 그럴까, 어찌 그럴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6.不意四月에 心寒身戰하여 疾不得執症하고 言不得難狀之際에 有何仙語 忽入耳中하여 驚起 불의사월 심한신전 질부득집증 언불득난상지제 유하선어 홀입이중 경기
探問則 曰 勿懼勿恐하라 世人이 謂我上帝어늘 汝不知上帝耶아 問其所然하니 曰余亦無功 탐문즉 왈 물구물공 세인 위아상제 여불지상제야 문기소연 왈여역무공
故로 生汝世間하여 敎人此法하노니 勿疑勿疑하라 曰 然則西道以敎人乎이까 曰不然하다 고 생여세간 교인차법 물의물의 왈 연즉서도이교인호 왈불연 吾有靈符하니 其名은 仙藥이오 其形은 太極이오 又形은 弓弓이니 受我此符하여 濟人疾病 오유영부 기명 선약 기형 태극 우형 궁궁 수아차부 제인질병
하고 受我呪文하여 敎人爲我則 汝亦長生하여 布德天下矣리라. 수아주문 교인위아즉 여역장생 포덕천하의
6.뜻밖에도 이 해 4월 어느날 나는 마음이 아찔아찔하고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병이라 해도 무슨 병인지 알 수 없고, 말하려고 해도 형용할 수 없었다. 이 순간에 어떤 선어가 문득 들려 왔다. 나는 소스라쳐 일어나 캐어 물었다. "무서워 말고 두려워 말라! 세상 사람들이 나를 상제라고 부르는데, 너는 상제도 알지 못하느냐!" 라고 하느님은 대답했다. 나는 하느님이 이렇게 나타나시는 까닭을 물었다. "나도 역시 일한 보람이 없었다. 그러므로 너를 이 세상에 나게 하여 이 법을 사람들에게 가르치려고 한다. 부디 내 이 말을 의심하지 말라!" 라고 하느님이 대답했다. "그러면 서교(그리스도교)로써 사람들을 가르치려고 하십니까?" 라고 나는 다시 물어 보았다. "그렇지는 않다. 나는 영부를 가지고 있는데, 그 이름은 선약이고 그 모양은 태극과 같기도 하고 궁궁과 같기도 하다. 나로부터 이 영부를 받아 사람들을 질병으로부터 구해 주고, 나로부터 주문을 받아 사람들을 가르쳐서 나를 위하게 하여라! 그러면 너도 장생하여 천하에 포덕할 것이다." 라고 하느님이 대답하였다
7.吾亦感其言 受其符하여 書以呑服則 潤身差病이라 方乃知仙藥矣러니 到此用病則 或有差不 오역감기언 수기부 서이탄복즉 윤신차병 방내지선약의 도차용병즉 혹유차불
差故로 莫知其端하여 察其所然則 誠之又誠하여 至爲天主者는 每每有中하고 不順道德者는 차고 막지기단 찰기소연즉 성지우성 지위천주자 매매유중 불순도덕자
一一無驗하니 此非受人之 誠敬耶아 일일무험 차비수인지 성경야 7.나도 그 말씀에 따라 그 영부를 받았다. 이것을 종이에 써서 먹어보았더니, 몸이 윤택하여지고 병이 나았다. 비로서 이것이 바로 선약임을 알게 되었다. 이것을 다른 사람들의 병에 써보았더니 어떤 사람은 낫고 어떤 사람은 낫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 까닭을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되는 원인을 잘 살펴보니, 정성을 다하여 지극히 하느님을 위하는 사람은 번번이 효력이 있고 도덕에 따르지 않는 사람은 모조리 효력이 없었다. 이것은 영부를 받는 사람의 정성과 공경에 달려 있기 때문이 아닐까?
8.是故로 我國은 惡疾이 滿世하여 民無四時之安하니 是亦傷 害之數也요 西洋은 戰勝功取하 시고 아국 악질 만세 민무사시지안 시역상 해지수야 서양 여 無事不成而 天下盡滅이면 亦不無脣亡之歎이라 輔國安民이 計將安出고 무사불성이 천하진멸 역불무순망지탄 보국안민 계장안출
8.이러므로 우리나라는 요즈음 나쁜 질병이 나라 안에 가득 차 있고, 또 민중은 4철을 통해 편할 날이 없다. 이것도 상해를 입을 운수의 한 본보기다. 한편으로 서양 사람들은 싸우면 이기고 공격하면 빼앗게 되니, 그들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없다. 이리하여 중국이 온통 망해 없어지면 우리 나라도 따라서 그렇게 될 우려도 없지 않다. 아, 이 나라를 돕고 이 민중을 편하게 할 계책이 앞으로 어디에서 나올 것인가? 9.惜哉라 於今世人은 未知時運하여 聞我斯言則 入則心非하고 出則巷議하여 不順道德하니 석재 어금세인 미지시운 문아사언즉 입즉심비 출즉항의 불순도덕
甚可畏也로다 賢者聞之에 其或不然而 吾將慨歎이나 世則無柰라 忘略記出하여 諭以示之하 심가외야 현자문지 기혹불연이 오장개탄 세즉무내 망략기출 유이시지 노니 敬受此書하여 欽哉訓辭어다 경수차서 흠재훈사
9.어진 사람들도 이 말을 듣고 그 중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하니, 나는 너무나 슬퍼 저절로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그러나 이러한 세상을 난들 어쩌 할 수 없다. 잊고 남은 것을 여기에 대략 적어 내서 타일러 가르치려고 하니, 여러분은 부디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이 글을 받아 내 이 훈사를 삼가 명심하라!
論 學 文 (논학문)
1.夫天道者는 如無形而有迹하고 地理者는 如廣大而有方者也라 故로 天有九星하여 以應九州 부천도자 여무형이유적 지리자 여광대이유방자야 고 천유구성 이응구주
하고 地有八方하여 以應八卦而 有盈虛迭代之數하고 無動靜變易之理라 陰陽이 相均에 雖 지유팔방 이응팔괘이 유영허질대지수 무동정변역지리 음양 상균 수
百千萬物이 化出於其中이나 獨惟人이 最靈者也라 백천만물 화출어기중 독유인 최령자야
1.대저 천계의 운행은 아무런 형상이 없는 듯 하지만, 그 자취가 있다. 땅덩이의 생김새는 그저 넓고 크기만한 듯하지만 일정한 방위가 있다. 그러므로 하늘에는 9성이 있어 땅의 9주와 대응하여 있고, 땅에는 8방이 있어 8괘와 대응하여 있다. 이리하여 하늘과 땅에는 차면 이지러지고, 이지러지면 다시 차는 8괘의 원리가 있어 동정의 차례가 변하여 바뀌는 일이 없다. 8괘의 원리에 따라 음과 양이 서로 잘 어울려서 수많은 가지가지의 사물이 하늘과 땅 사이에 화생하였다. 그러나 그 중에서 오직 사람만이 가장 신묘한 존재다.
2.故로 定三才之理하고 出五行之數하니 五行者는 何也오 天爲五行之綱이오 地爲五行之質이 고 정삼재지리 출오행지수 오행자 하야 천위오행지강 지위오행지질 오 人爲五行之氣니 天地人三 才之數를 於斯可見矣니라 인위오행지기 천지인삼 재지수 어사가견의
2.그러므로 하늘, 땅 및 사람을 세 가지 근본존재로 삼는 원리가 세워지게 되었다. 이 원리로부터 5행의 원리도 만들어지게 되었다. 5행이란 과연 무엇일까? 5행을 다스리는 본원은 하늘이다. 5행의 바탕은 땅이다. 5행의 정기는 사람이다, 이것으로 하늘, 땅 및 사람을 세 가지 근본존재로 삼는 원리가 근원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3.四時盛衰와 風露霜雪이 不失其時하고 不變其序하되 如露蒼生은 莫知其端한고 或云 天主 사시성쇠 풍로상설 불실기시 불변기서 여로창생 막지기단 혹운 천주
之恩이오 或云 化工之迹이나 然而以恩言之라도 惟爲不見之事요 以工言之라도 亦爲難狀之 지은 혹운 화고지적 연이이은언지 유위불견지사 이공언지 역위난상지 言이라 何者오 於古及今에 其中未必者也니라 언 하자 어고급금 기중미필자야
3.해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차례로 제 철을 만났다가 시들어져 그 순서가 변하는 일이 없고, 철에 따라 바람, 이슬, 서리 , 눈이 저마다 제 때를 잃지 않는다. 아침 이슬같이 덧없는 많은 백성들은 이렇게 되는 까닭을 알지 못한다. 어떤 사람은 하느님의 은혜라 하고, 어떤 사람은 자연의 조화가 솜씨를 부린 자취라고 한다. 그러나 하느님의 은혜라 해도 끝내 눈에 안 띄는 일이고, 조화의 솜씨라고 해도 역시 내세우기 어려운 말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꼭 이렇다고 단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4.夫庚申之年 建巳之月에 天下가 紛亂하고 民心이 淆薄하여 莫知所向之地지 又有怪違之說 부경신지년 건사지월 천하 분란 민심 효박 막지소향지지 우유괴위지설
이 崩騰于世間하되 西洋之人은 道成立德하여 及其造化에 無事不成하고 功鬪干戈에 無人 붕등우세간 서양지인 도성잎덕 급기조화 무사불성 공투천과 무인
在前이라 中國이 燒滅이면 豈可無脣亡之患耶아 都緣無他라 斯人은 道稱西道하고 學稱天 재전 중국 소멸 기가무순망지환야 도연무타 사인 도칭서도 학칭천
主하여 敎則聖敎니 此非知天時而 受天命耶아 주 교즉성교 차비지천시이 수천명야 4.그동안 온 세상이 어수선하여 민심은 흐려지고 들떠서 도무지 나아갈 방향을 알지 못했다. 여기에 또 경신년 음력 4월에 이상야릇한 말들이 물끓듯이 세상에서 떠들썩했다. 서양 사람들이 도와 덕을 잘 체득하여 그들이 조화를 부릴 때에는 무슨 일이건 못하는 것이 없고, 그들이 공격하여 싸우는 무기 앞에는 맞설 사람이 없다고 한다. 이래서 중국이 망해 없어진다면, 우리 나라도 이와 같은 화를 입을 것이 걱정스럽다는 것이다. 대체로 이러한 말들이 떠도는 까닭은 다름이 아니라 이 사람들이 그 도를 서도라하고, 그 학을 천주학이라 하고, 그 교를 서교라 하니, 아마 그들이 천시를 알고 천명을 받은 것이 아닌가 의심하기 때문일 뿐이다.
5.擧此一一不已故로 吾亦悚然하여 只有恨生晩之際에 身多戰寒하여 外有接靈之氣하고 內有 거차일일부이고 오역송연 지유한생만지제 신다전한 외유접령지기 내유
降話之敎하되 視之不見이오 聽之不聞이라 心尙怪訝하여 修心正氣而問曰 何爲若然也니까 강화지교 시지불견 청지불문 심상괴아 수심정기이문와 하뤼약연야
5.이러한 일들을 하나하나 들어 말하자면 끝이 없다. 그러므로 나도 그저 두렵기만 하여, 다만 뒤늦게 태어난 것이 한스러울 뿐이었다. 바로 이 무렵에 몸이 마구 떨리면서 밖으로는 신령과 서로 맞닿는 기운이 몸을 감싸고, 안으로는 신기한 말씀에 의한 가르침이 있었다. 그러나 애써 보려고 해도 보이지 않고, 들으려고 해도 들리지 않으므로 마음은 더욱 이상스럽기만 하였다. 이윽고 마음을 가다듬고 기운을 바로잡은 뒤에 "어찌하여 이처럼 저에게 나타나십니까?" 라고 물었다.
6.曰吾心卽汝心也라 人何知之리오 知天地而無知鬼神하니 鬼神者는 吾也니라 及汝無窮無窮 왈오심즉여심야 인하지지 지천지이무지귀신 귀신자 오야 급여무궁무궁
之道하노니 修而煉之하여 制其文敎人하고 正其法布德則 令汝長生하여 昭然于天下矣리라 지도 수이연지 제기문교인 정기법포덕즉 영여장생 소연우천하의
6."내 뜻이 곧 네 뜻이기 때문이다. 대체 사람들이 무엇을 알랴 ! 하늘과 땅은 알아도 이것을 다스리는 신은 알지 못한다. 그 신이 곧 나다. 지금 너에게 무궁한 도를 내려줄 터이니 이것을 익혀 잘 터득하여라 ! 그리고 이 도를 나타내는 글을 지어 사람들을 가르치고 이 도를 닦는 법을 마련하여 그 은덕을 세상에 널리 펴라 ! 그러면 너를 장생케 하여 천하에 빛나게 할 것이다" 라고 하느님이 대답했다. 7.吾亦幾至一歲에 修而度之則 亦不無自然之理 故로 一以作呪文하고 一以作降靈之法하고 一 오역기지일세 수이도지즉 역불무자연지리 고 일이작주문 일이작강령지법 일
以作不忘之詞하니 次第道法이 猶爲二十一字而已니라 이작불망지사 차제도법 유위이십일자이이
7.나도 거의 1년이 되도록 그 가르침을 잘 익히면서 미루어 생각해 보니 역시 그 가르침에 당연한 이치가 있었다. 그러므로 한편으로는 주문을 짓고, 한편으로는 강령의 방법을 정하고, 한편으로는 하느님을 잊지 않기로 맹세하는 글을 지었다. 결국 도를 닦는 순서와 방법은 바로 주문 21자일 뿐이라고 할 수 있다.
8.轉至辛酉하여 四方賢士 進我而問曰 今天靈이 降臨先生하니 何爲其然也니까 曰受其無往不 전지신유 사방현사 진아이문왈 금천령 강림선생 하위기연야 왈수기무왕불 復之理니라 曰然則 何道以名之니까 曰天道也니라 曰與洋道로 無異者乎니까 曰洋學은 如 복지리 왈연즉 하도이명지 왈천도야 왈여양도 무이자호 왈양학 여
斯而有異하고 如呪而無實이나 然而運則一也요 道則同也로되 理則非也니라 사이유이 여주이무실 연이운즉일야 도즉동야 리즉비야
8.해가 바뀌어 1861년이 되자 각처의 어진 선비들이 찾아와서 이렇게 묻고 대답하였다. "지금 하느님의 영기가 선생님께 내렸다고 하는데, 어찌하여 그렇게 되었습니까?" "가면 반드시 돌아오는 순환의 이법을 믿고 따랐기 때문이다." "그러면 선생님이 받은 도의 이름은 무엇이라고 하겠습니까?" "하느님의 도라고 부른다." "그것은 서양의 도와 다름이 없습니까?" "서양의 그리스도교는 우리의 교와 비슷하면서 서로 다르다. 즉, 하느님을 위하는 듯 하면서 그 실속은 없다. 그러나 타고난 시대의 운수는 같고, 내세우는 도도 같다. 그렇지만 지니고 있는 그 교리는 같지 않다."
9.曰何爲其然也니까 曰吾道는 無爲而化矣라 守其心正其氣하고 率其性受其敎하여 化出於自 왈하위기연야 왈오도 무위이화의 수기심정기기 솔기성수기교 화출어자
然之中也요 西人은 言無次第하고 書無皂白而 頓無爲天主之端이오 只祝自爲身之謀라 身無 연지중야 서인 언무차제 서무조백이 돈무위천주지단 지축자위신지모 신무
氣化之神이오 學無天主之敎하니 有形無迹이오 如思無呪라 道近虛無요 學非天主니 豈可謂 기화지신 학무천주지교 유형무적 여사무주 도근허무 학비천주 기가위 無異者乎아 무이자호 9. "어찌하여 그러합니까?" "내가 받은 도는 하느님의 섭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세상을 감화한다. 저마다 그 본연의 마음을 지키고 그 기질을 바로잡아 그 타고난 천성에 따르면서 하느님의 가르침을 받으면 자연히 감화가 이루어진다. 이에 대하여 서학을 믿는 서양 사람들은 그 말에 올바른 차례가 없고 그 글엔 뚜렷한 수리가 없다. 그리고 도무지 하느님을 위하는 실속이 없고 다만 제 몸을 위하는 방도만을 빌 뿐이다. 그러므로 몸이 영기와 합일하는 형험도 없고 하느님의 참된 가르침도 배울 수 없어 형식만이 있고, 실적은 없으며, 하느님을 생각하는 듯하나 하느님을 위하지 않는다. 이렇게 그 도는 거의 내용이 비어 있고, 그 학은 하느님을 위하지 않으므로 어찌 다름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10.曰同道言之則 名其西學也니까 曰不然하다 吾亦生於東 受於東하니 道雖天道나 學則東學 왈동도언지즉 명기서학야 왈불연 오역생어동 수어동 도수천도 학즉동학
이라 況地分東西하니 西何謂東이며 東何謂西리오 孔子는 生於魯 風於鄒하니 鄒魯之風이 황지분동서 서하위동 동하위서 공자 생어로 풍어추 추로지풍
傳遺於斯世어늘 吾道는 受於斯布於斯하니 豈可謂以西名之者乎아 전유어사세 오도 수어사포어사 기가위이서명지자호
10. "도는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렇다면 이름을 서학이라고 합니까?" "그렇지 않다. 나는 역시 동쪽에서 나서 동쪽에서 도를 받았으므로, 도는 비록 천도지만 학은 동학이다. 더욱이 땅이 동쪽과 서쪽으로 갈려 있는데 어찌 서쪽을 동이라 하고, 동쪽을 서라고 부르겟는가? 공자는 노에서 태어나 추에서 교화를 이룩하였으므로 추로의 학풍이 이 지상에 전해졌다. 내 도는 이 땅에서 받았으며, 또 이 땅에서 펼 것이니 어찌 서학이라고 부를 수 있겠는가?"
11.曰呪文之意는 何也니까 曰 至爲天主之字故로 以呪言之니 今文有古文有니라 왈주문지의 하야 왈 지위천주지자고 이주언지 금문유고문유
11."주문이라는 말의 뜻은 무엇입니까?" "하느님을 극진히 위하는 글이므로 주문이라고 말한다. 지금의 주문이 있고 또 옛 주문이 있다."
12.曰降靈之文은 何爲其然也니까 曰至者는 極焉之爲至요 氣者는 虛靈蒼蒼하여 無事不涉하 왈강령지문 하위기연야 왈지자 극언지위지 기자 허령창창 무사불섭
고 無事不命이나 然而如形而難狀하고 如聞而難見하니 是亦渾元之一氣也요 今至者는 於 무사불명 연이여형이난상 여문이난견 시역혼원지일기야 금지자 어
斯入道에 知其氣接者也요 願爲者는 請祝之意也요 大降者는 氣化之願也니라 사입도 지기기접자야 원위자 청축지의야 대강자 기화지원야
12.하느님의 영기를 내리게 하는 글이라는 지금의 주문은 어떠한 뜻입니까?" 지는 최상을 뜻한다. 기는 영묘하고 창창하여, 온갖 사물에 관여하고 온갖 사물을 지배하나, 형용할 수 있을 듯하면서 말로 나타내기 어렵고, 들릴 듯하면서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만물을 출생하는 근본질료다. 금지는 지금 입교하여 지기에 연접하여 있음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원위는 바란다는 뜻이고, 대강은 지기에 화합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13.侍者는 內有神靈하고 外有氣化하여 一世之人이 各知不移者也요 主者는 稱其尊而與父母 시자 내유신령 외유기화 일세지인 각지불이자야 주자 칭기존이여부모
同事者也요 造化者는 無爲而化也요 定者는 合其德定其心也요 永世者는 人之平生也요 不 동사자야 조화자 무위이화야 정자 함기덕정기심야 영세자 인지평생야 불
忘者는 存想之意也요 萬事者는 數之多也요 知者는 知其道而受其知也라 故로 明明其德하 망자 존상지의야 만사자 수지다야 지자 지기도이수기지야 고 명명기덕
여 念念不忘則 至化至氣하여 至於至聖이니라 념념불망즉 지화지기 지어지성
13.시는 마음으로는 신묘한 영감을 느끼고 몸으로는 지기에 화합하여, 온 세상 사람이 스스로 깨달아 마음에 오래 간직한다는 뜻이다. 주는 그 높은 덕을 찬양하여 부모와 마찬가지로 받들어 모시는 것을 뜻한다. 조화는 자연적으로 만물을 다스리는 놀라운 힘을 뜻한다. 정은 하느님의 덕에 참여하고 그 뜻을 굳게 지킨다는 뜻이다. 영세는 사람의 한평생을 뜻하고, 불망은 마음속에 깊이 간직한다는 뜻이다. 만사는 사물의 수가 많다는 뜻이고, 지는 하느님의 가르침을 깨달아 그 지혜를 얻게 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덕을 밝히고 다시 밝히며 생각하고 다시 생각하여 길이 잊지 않으면 지기에 완전히 화합하여 완전한 성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14.曰天心卽人心則 何有善惡也니까 曰命其人 貴賤之殊하고 定其人 苦樂之理나 然而君子之 왈천심즉인심즉 하유선악야 왈명기인 귀천지수 정기인 고락지리 연이군자지
德은 氣有正而心有定 故로 與天地合其德하고 小人之德은 氣不正而心有移 故로 與天地違 덕 기유정이심유정 고 여천지합기덕 소인지덕 기불정이심유이 고 여천지위 其命하나니 此非盛衰之理耶아 기명 차비성쇠지리야
14."하느님의 뜻이 곧 사람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마음이라고 하면 어찌하여 선과 악이 있습니까?" "하느님이 사람을 또는 귀하고 또는 천할 수 있게 마련하고 또는 괴롭고 또는 즐거울 수 있도록 정한다. 그러나 군자의 품행은 그 기질이 바르고 그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므로, 천지의 덕과 일치한다(그러므로 선하다). 소인의 품행은 그 기질이 바르지 못하고 그 마음이 변하므로, 천지의 이법을 어기게 된다(그러므로 악하다). 이와 같이 선과 악이 있는 것은 자연의 떳떳한 이치가 아닐까?"
15.曰一世之人이 何不敬天主也니까 曰臨死號天은 人之常情而命乃在天과 天生萬民은 古之聖 왈일세지인 하불경천주야 왈임사호천 인지상정이명내재천 천생만민 고지성 人之所謂而 尙今彌留나 然而 似然非然之間에 未知詳然之故也니라 인지소위이 상금미류 연이 사연비연지간 미지상연지고야
15."지금 세상 사람들이 어찌하여 하느님을 공경하지 않습니까?" "죽어갈 때에 하느님을 부르는 것은 사람의 공통된 심정이다. '사람의 수명은 하느님이 정한다'느니, '하느님이 모든 백성을 내셨다'느니 하는 말은 옛 성인들이 이른 말씀으로 지금까지도 길이 남아 있다. 그러나 그럴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을 것 같기도 하여 분명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16.曰毁道者는 何也니이까 曰猶或可也니라 曰何以可也니까 曰吾道는 今不聞古不聞之事요 왈훼도자 하야 왈유혹가야 왈하이가야 왈오도 금불문고불문지사 今不比古不比之法也라 修者는 如虛而有實하고 聞者는 如實而有虛也니라 금불차고불차지법야 수자 여허이유실 문자 여실이유허야
16.선생님의 도를 헐뜯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혹 그럴 수도 있다." "어찌하여 그럴 수도 있습니까?" "내가 받은 도는 지금도 들어보지 못하고 옛날에도 들어보지 못한 일이며, 지금도 비할 것이 없고 옛날에도 비할 것이 없었던 가르침이다. 그러므로 이 도를 닦는 사람은 헛일 같으면서 실효가 있고, 듣기만 하는 사람은 실효가 있는 듯하면서 헛일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17.曰反道而歸者는 何也니까 曰斯人者는 不足擧論也니라 曰胡不擧論也니까 曰敬而遠之하라 왈반도이귀자 하야 왈사인자 부족거론야 왈호불거론야 왈경이원지 曰前何心而後何心也니까 曰草上之風也니라 曰然則 何以降靈也니까 曰不擇善惡也니라 曰 왈전하심이후하심야 왈초상지풍야 왈연즉 하이강령야 왈불택선악야 왈 無害無德耶니까 曰堯舜之世에는 民皆爲堯舜이오 斯世之運은 與世同歸라 有害有德은 在 무해무덕야 왈요순지세 민개위요순 사세지운 여세동귀 유해유덕 재
於天主요 不在於我也니라 一一究心則 害及其身은 未詳知之나 然而斯人享福은 不可使聞 어천주 부재어아야 일일구심즉 해급기신 미상지지 연이사인향복 불가사문
於他人이니 非君之所問也오 非我之所關也니라 어타인 비군지소문야 비아지소관야
17.선생님의 도를 배반하고 돌아가는 사람이 있는데, 어찌하여 그러합니까?" "그러한 사람은 들어 말할 나위도 없다." "어찌하여 들어 말할 나위도 없습니까?" "공경하여 멀리함으로써 해악을 피하기 위해서다." "들어올 때에는 무슨 마음으로 그랬고, 나갈 때에는 무슨 마음으로 그러합니까?" "풀 위로 바람이 지나가면 바람이 부는 대로 풀이 쏠리는 것과 같다." "그러면 어찌하여 그러한 사람에게 강령이 됩니까?" "강령은 착한 사람에게도 나쁜 사람에게도 될 수 있다." "선생님께 해도 이득도 끼치지 않습니까?" "요순이 다스리던 시대에는 백성들이 모두 요순같이 어진 사람이 되었다. 이 세상의 운수도 온 세상을 일체로 돌아가게 한다. 해가 되건 이득이 되건 하느님이 알 바이고 내가 알 바는 아니다. 낱낱이 그 근본을 캐어 들어가면 해가 그런 사람에게 꼭 미치게 되는지 분명히 알 수는 없으나 이런 사람이 복을 누린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해서는 안될 일이며, 그대가 물을 바도 아니고 내가 관계할 바도 아니다."
18.嗚呼噫噫라 諸君之問道 何若是明明也오 雖我拙文이 未及於精義正宗이나 然而矯其人 修 오호희희 제군지문도 하약시명명야 수아졸문 미급어정의정종 연이교기인 수
其身 養其才 正其心에 豈可有岐貳之端乎아 凡天地無窮之數와 道之無極之理가 皆載此書 기신 양기재 정기심 기가유기이지단호 범천지무궁지수 도지무극지리 개재차서
하니 惟我諸君은 敬受此書하여 以助聖德을 於我比之則 況若 甘受和白受采리니 吾今樂道 유아제군 경수차서 이조성덕 어아차지즉 황약 감수화백수채 오금낙도
에 不勝欽歎故로 論而言之하여 諭而示之하노니 明而察之하여 不失玄機어다 불승흠탄고 론이언지 유이시지 명이찰지 불실현기
18.아아 ! 놀라운 일이다. 여러분이 도를 어찌 그렇게도 찬찬히 캐어 물을까 ! 내 서투른 글솜씨가 비록 도의 미묘한 뜻과 정확한 근거에 미치지는 못하더라도, 사람을 바로잡고 품행을 닦게 하며, 재능을 기르고 마음을 바르게 하는 데 있어서는 어찌 그릇될 여지가 있으랴? 무릇 천지의 무궁한 이법과 도의 무한한 원리가 모두 이 글에 실려 있다. 여러분은 삼가 이 글을 받아 하느님의 덕을 도움으로써 나를 따르라 ! 그러면 마치 단맛이 다른 맛과 어울리기 쉽고, 흰 빛깔이 채색을 받기 쉬운 돗이 도를 닦기 쉬울 것이다. 내가 지금 도를 즐기고 기쁨과 찬탄을 금할 수 없어서 이처럼 사리를 분별하고 밝혀 여러분에게 일러 주고 일?워 준다. 부디 잘 구명하고 깊이 음미하여 도의 깊은 묘리를 잃지 말아라 !
修德文 (수덕문)
1.元亨利貞은 天道之常이오 惟一執中은 人事之察이라 故로 生而知之는 夫子之聖質이오 學 원형이정 천도지상 유일집중 인사지찰 고 생이지지 부자지성질 학 而知之는 先儒之相傳이라 雖有困而得之한 淺見薄識이라도 皆由於吾師之盛德이오 不失於 이지지 선유지상전 수유곤이득지 천견박식 개유어오사지성덕 불실어 先王之古禮니라 선왕지고례 1.만물을 낳고 키우고 이루고 거두는 것이 자연의 변함없는 버칙이고, 오로지 진실하여 치우침이 없는 지선을 실행하는 것이 인간사회의 참된 윤리다. 그러므로 이 자연과 인간사회의 이법을 나면서부터 아는 것이 저 공자의 거룩한 재질이다. 이것을 배워서 아는 것이 과거 선비들이 서로 전하여 온 배움의 길이다. 비록 힘들여 겨우 얻게 되는 견식이 천박한 사람이라도 모두 옛 어진 스승들의 높은 덕에 따르고 옛 어진 임금들의 예법을 어기지 않았다. 2.余出自東方하여 無了度日하고 僅保家聲이오 未免寒士라 先祖之忠義는 節有餘於龍山이오 여출자동방 무료도일 근보가성 미면한사 선조지충의 절유여어용산
吾王之盛德은 歲復回於壬丙이라 若是餘蔭이 不絶如流하여 家君이 出世에 名盖一道하니 오왕지성덕 세부회어임병 약시여음 부절여류 가군 출세 명개일도 無不士林之共知요 德承六世하니 豈非子孫之餘慶가 무불사림지공지 덕승육세 기비자손지여경
2.내가 동방에서 태어나 쓸쓸하게 그날그날을 보내고 겨우 가문의 이름을 이어나갈 뿐이니, 가난한 선비의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선조가 나라에 충성을 다한 그 절개는 용산서원에 그 자취가 남아 있고 우리 임금님이 크나큰 은덕을 베푸신 해가 임진년과 병자년마다 다시 돌아온다. 이와 같이 선조가 끼친 은덕이 끊임없이 흘러내리므로 아버지꼐서 세상에 나오자 그 이름이 온 도내에 떨쳐 선비들 가운데 모르는 이가 없었다. 이렇게 6대를 걸쳐 덕을 이어받아 왔으니 어찌 자손에게 끼쳐진 경사가 아니랴
3.噫라 學士之平生은 光陰之春夢이라 年至四十에 工知芭籬之邊物이오 心無靑雲之大道라 一 희 학사지평생 광음지춘몽 년지사십 공지파리지변물 심무청운지대도 일
以作歸去來之辭하고 一以詠覺非是之句라 携笻理履는 怳若處士之行이오 山高水長은 莫非 이작귀거래지사 일이영각비시지구 휴공이리 황약처사지행 산고수장 막비
先生之風이라 龜尾之奇峯怪石은 月城金鰲之北이오 龍湫之淸潭寶溪는 古都馬龍之西라 園 선생지풍 구미지기봉괴석 월성금오지북 용추지청담보계 고도마용지서 원 中桃花는 恐知漁子之舟요 屋前滄波는 意在太公之釣라 檻臨池塘하니 無違濂溪之志요 亭號 중도화 공지어자지주 옥전창파 의재태공지조 함림지당 무위염계지지 정호 龍潭하니 豈非慕葛之心가 용담 기비모갈지심 3.아아, 선비로서 일생을 마친 부친의 생애는 덧없는 봄철의 꿈과 같다. 나이 40에 이르기까지 공부하여 아는 것은 대나무 울타릿가의 화초들이고, 마음에는 벼슬을 할 뜻이 없었다. 또는 전원으로 돌아가겠다는 노래를 짓고, 또는 전원에서 사는 것이 옳다는 시구를 읊었다. 지팡이를 짚고 나막신을 신은 그 차림새는 마치 숨은 선비 도연명의 몸가짐과 같고, 산이 높고 강이 길듯 그 인품이 높고 그 지조가 굳으니 저 엄자릉의 기풍과 다름이 없었다. 구미산의 기묘한 봉우리와 이상스러운 암석들은 월성과 금오산의 북쪽에 있고, 용추의 맑은 못과 아름다운 시내는 옛 고을의 마룡곡 서쪽에 있다. 동산에 핀 복숭아꽃들은 어부의 배가 알고 찾아들까 두려워하고 집앞 푸른 물결은 강태공의 낚시를 그리워한다. 정자의 난간이 못가에 닿아 있으니 주염계의 뜻이 이루어진 셈이고, 정자를 용담이라 이름지은 것은 제갈량을 사모하는 마음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4.難禁歲月之如流하여 哀臨一日之化仙이라 孤我一命이 年至二八에 何以知之리오 無異童子러라 난금세월지여류 애림일일지화선 고아일명 년지이팔 하이지지 무이동자
先考平生之事業은 無痕於火中이오 子孫不肖之餘恨은 落心於世間이라 豈不痛哉며 豈 선고평생지사업 무혼어화중 자손불초지여한 락심어세간 기불통재 기 不惜哉아 불석재
4.세월이 유수같이 흘러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어느날 부친이 조용히 세상을 떠나시므로 나는 그 곁에서 슬피 울었다. 외로이 홀로 남은 나 자신은 이때 나이 열 여섯 살이니, 무엇을 알았으랴 ! 철없는 어린아이에 지나지 않았다. 그 뒤 돌아가신 부친이 일생 동안 공들여 온 사업이 불에 타서 없어졌으니 자손으로서 제구실을 못한 슬픔으로 이 세상에서 살아갈 마음을 잃게 되었다. 어찌 애달프지 않으랴 ! 어찌 안타깝지 않으랴
5.心有家庭之業이나 安知稼穡之役이며 書無工課之篤하니 意墜靑雲之地라 家産이 漸衰하니 심유가정지업 안지가색지역 서무공과지독 의추청운지지 가정 점쇠
未知末稍之如何요 年光이 漸益하니 可歎身勢之將拙이라 料難八字하니 又有寒飢之慮요 念 미지말초지여하 년광 점익 가탄신세지장졸 요난팔자 우유한기지려 념 來四十하니 豈無不成之歎가 巢穴을 未定하니 誰云天地之廣大며 所業이 交違하니 自憐 래사십 기무불성지탄 소혈 미정 수운천지지광대 소업 교위 자련 一身之難藏이라 自是由來로 擺脫世間之紛撓하고 責去胸海之弸結이라 일신지난장 자시유래 파탈세간지분요 책거흉해지붕결
5.집안 살림을 위한 일을 하고 싶으나 농사는 지을 줄 모르며, 경서를 깊이 공부하지 못하였으므로 높은 벼슬을 하려는 뜻을 잃었다. 그동안 집안 재산이 점점 기울어가니 앞날의 형편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나이가 점점 늘어만 가니 앞날의 신세가 불행하게 될 것이 슬프다. 앞날의 운수를 미리 알아낼 수 없는 형편이니,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게 될 걱정도 있다. 40이라는 내 나이를 생각하면 어찌 뜻을 이루지 못한 신세가 슬프지 않으랴 ! 아직 이 한 몸을 둘 곳을 정하지 못하였으니 누가 하늘과 땅이 넓고 크다 하리오 ! 하는 일은 하나한 다 뒤틀어지니 홀로 이 한 몸을 감추기 어려움을 슬퍼하게 되었다. 이?부터 어지럽고 시끄러운 이 세태로부터 벗어나오고 내 가슴속에 맺힌 시름을 탁 털어 버리기로 결심하였다.
6.龍潭古舍는 家嚴之丈席이오 東都新府는 惟我之故鄕이라 率妻子還捿之日은 己未之十月이 용담고사 가엄지장석 동도신부 유아지고향 솔처자환서지일 기미지십월
오 乘其運道受之節은 庚申之四月이라 是亦夢寐之事요 難狀之言이라 察其易卦大定之數하 승기운도수지절 경신지사월 시역몽매지사 난상지언 찰기역쾌대정지수
고 審誦三代敬天之理하니 於是乎 惟知先儒之從命이오 自歎後學之忘却이라 修而煉之하니 심송삼대경천지리 어시호 유지선유지종명 자탄후학지망각 수이연지
莫非自然이라 覺來夫子之道則 一理之所定也요 論其惟我之道則 大同而小異也라 去其疑訝 막비자연 각래부자지도즉 일리지소정야 론기유아지도즉 대동이소이야 거기의아 則 事理之常然이오 察其古今則 人事之所爲라 즉 사리지상연 찰기고금즉 인사지소위
6.저 용담의 옛집은 부친이 살아계시던 곳이며, 저 동쪽에 있는 새 고을인 경주는 바로 나의 고향이다. 처자를 거느리고 옛집으로 돌아온 날짜는 기미년(1859) 10월이고, 여기서 천운을 타서 도를 받은 것은 경신년 4월이었다. 이것은 꿈속에서 일어난 듯한 신기한 일이며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이상한 이야기다. 저 역괘가 나타내는 길이 변치 않는 이법을 살피고, 하, 은, 주 3대에 하느님을 공경하던 이유를 찬찬히 음미하여 본다. 이제야 비로소 옛 선비들이 천명에 잘 따르고 있었음을 알게 되고, 후대의 학자들이 이것을 까맣게 잊고 있음을 슬퍼하게 되었다. 내가 받은 도를 닦고 잘 익혀 보니 그것은 자연스러운 도리다. 공자의 도를 깨닫고 보니 내 도와 같은 이치로 되어 있다. 나만이 받은 도에 대해 그 특성을 말한다면 공자의 도와 대체로 같으나 조금은 다르다. 그 의심하고 괴이쩍게 여기는 마음을 버리고 보면 사리에 맞는 떳떳한 이법임을 알게 되고, 고금의 역사를 거울삼아 본다면 사람이 마땅이 해야 하는 도리임을 알게 된다.
7.不意布德之心하고 極念致誠之端이라 然而彌留하여 更逢辛酉하니 時維六月이오序屬三夏 불의포덕지심 극념치성지단 연이미류 갱봉신유 시유유월 서속삼하
라 良朋이 滿座에 先定其法하고 賢士問我에 又勸布德이라 양붕 만좌 선정기법 현사문아 우권포덕 7.나는 아직 내도를 세상에 펴려는 마음을 먹지 않고 다만 내 도에 대한 성심을 다하려고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럭저럭 미루어 오다가 다시 1861년을 맞이하였다. 때로 말하면 6월이고 철은 여름이 되었다. 좋은 벗들이 찾아와 방안에 가득 차게 되었으므로 먼저 도를 닦는 방법을 마련하였다 어진 선비들이 나에게 도를 물으며, 또 세상에 도를 펴도록 권하였다.
8.胸藏不死之藥하니 弓乙其形이오 口誦長生之呪하니 三七其字라 開門納客하니 其數其然이 흉장불사지약 궁을기형 구송장생지주 삼칠기자 개문납객 기수기연
오 肆筵設法하니 其味其如라 冠子進退는 若有三千之班이오 童子拜拱은 倚然有六七之詠이 사연설법 기미기여 관자진퇴 약유삼천지반 동자배공 기연유육칠지영
라 年高於我하니 是亦子貢之禮요 歌詠而舞하니 豈非仲尼之蹈아 년고어아 시역자공지예 가영이무 기비충니지도
8.가슴에는 영생하는 약을 간직하고 있는데, 그 모양은 '궁'과 을'을 이어놓은 것 같고 입으로는 장생하는 주문을 외우고 있는데 그 글자는 스물 한 자다. 문을 열어 손님들을 맞아들이는데, 그 수는 바라던 대로 많고 자리를 깔아 도량을 마련하고 보니 그 도를 닦는 맛이 뜻하던 대로 그럴듯하다
으젓한 어른들이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 데 그 행렬은 3천이나 되는 것 같고, 어린아이들이 손을 마주잡고 절하는 모습은 옛날 증석이 그리고 그리던 '6, 7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시가를 읊는 멋' 그대로인 듯하다. 나보다 나이 많은 제자도 있으니 이것은 공자를 그토록 받들어 모신 자공의 예에 비할 수 있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기도 하니 이것은 공자의 춤이라고 할 수 있다 9.仁義禮智는 先聖之所敎요 修心正氣는 惟我之更定이라 一番致祭는 永侍之重盟이오 萬惑罷 인의예지 선성지소교 수심정기 유아지갱정 일번치제 연시지중맹 만혹과
去는 守誠之故也라 衣冠正齊는 君子之行이오 路食手後는 賤夫之事라 道家不食은 一四足 거 수성지고야 의관정제 군자지행 로식수후 천부지사 도가불식 일사족
之惡肉이오 陽身所害는 又寒泉之急坐라 有夫女之防塞은 國大典之所禁이오 臥高聲之誦呪 지악육 양신소해 유한천지급좌 유부여지방색 국대전지소금 와고성지송주
는 我誠道之太慢이라 然而나 肆之하니 是爲之則하라 아성도지태만 연이 사지 시위지칙
9.인, 의, 예, 지 는 옛 성인이 가르친 덕목이고, 수심, 정기 는 내가 비로소 새로 마련한 덕목이다. 입교할 때에 누구나 한번 제사를 드리는 것은 하느님을 길이 모실 것을 엄중히 맹세하는 것이고, 온갖 의혹을 헐어 없애는 것은 지성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다. 옷차림이 바르고 단정한 것은 군자의 몸가짐이고, 길에서 음식을 먹거나 뒷짐지는 천한 사람이 하는 짓이다. 교인의 집에서는 나쁜 짐승의 고기를 먹지 않는다. 찬 샘속에 갑자기 들어앉는 것은 건전한 몸을 해친다. 유부녀를 범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국가의 법전에서도 금지하는 바와 같다. 누워서 높은 소리로 주문을 함부로 외우는 것은 우리 도를 매우 등한히 여기는 짓이다. 이와 같이 선포하여 밝히니 교인은 이것을 수도의 규범으로 삼으라 ! 10.美哉라 吾道之行이여 投筆成字하니 人亦疑王羲之迹이오 開口唱韻하니 孰不服樵夫之前가 미재 오도지행 투필성자 인역의왕희지적 개구창운 숙불복초부지전
懺咎斯人은 慾不及石氏之貲요 極誠其兒는 更不羨師曠之聰이라 容貌之幻態는 意仙風之吹 참구사인 욕불급석씨지자 극성기아 갱불선사광지총 용모지환태 의선풍지취
臨이오 宿病之自效는 忘盧醫之良名이라 림 숙병지자효 망노의지양명 10.훌륭하도다 ! 우리도의 보람이여. 붓을 휘둘러 글을 쓰면 사람들은 왕희지의 필적인가 의심하고, 입을 열어 시가를 부르면 모두들 그 나무꾼 앞에 굴복하고 만다. 허물을 뉘우친 교인은 저 석숭의 재산을 바라지 않으며, 성의를 다하는 아이는 저 사광의 총명을 다시 부러워하지 않는다. 용모가 선골로 변하여 선풍이 불어오는가 의심스럽고, 오랜 질병이 저절로 나으니 저 유명한 편작의 이름도 잊게 된다.
11.雖然이나 道成德立은 在誠在人이라 或聞流言而修之하고 或聞流呪而誦焉하니 豈不非哉며 수연 도성덕립 재성재인 혹문유언이수지 혹문유주이송언 기불비재
敢不憫然가 憧憧我思는 靡日不切이오 彬彬聖德을 或恐有誤라 是亦不面之致也요 多數之 감불민연 동동아사 마일부절 빈빈성덕 혹공유오 시역불면지치야 다수지
故也라 遠方照應而 亦不堪相思之懷요 近欲叙情而必不無指目之嫌이라 故로 作此章하여 고야 원방초응이 역불감상사지회 근욕서정이필불무지목지혐 고 작차장 布以示之하노니 賢我諸君은 愼聽吾言하라 포이시지 현아제군 신청오언
11.그러나 도와 덕을 완전히 깨닫고 익히려면 저마다 성의를 다해야 하며 올바른 지도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또는 흘러다니는 말을 듣고 도를 닦으며, 또는 떠도는 주문을 얻어 듣고 외우는 사람들이 있으니 얼마나 그릇된 일이며 어찌 딱하지 않으랴 ! 교인들을 그리워하는 나의 마음은 어느 하루도 간절하지 않은 날이 없다. 찬란하게 빛나는 우리 거룩한 덕이 혹시 그릇될까 두렵기도 하다. 이러한 걱정은 역시 서로 만나보지 못하는 탓이기도 하고, 교인의 수가 많은 까닭이기도 하다. 먼 곳에서 소식을 주고 받으나 서로 그리운 정을 견딜 수 없다. 가까이에서 정다운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나 세상의 지목을 받을 염려가 없지 않다. 그러므로 이 글을 지어 널리 알리는 바이니 현명한 여러분들은 이내 말을 신중히 들으시오. 12.大抵此道는 心信爲誠이라 以信爲幻이면 人而言之라 言之其中에 曰可曰否를 取可退否하 대저차도 심신위성 이신위환 인이언지 언지기중 왈가왈부 취가퇴부
여 再思心定하라 定之後言을 不信曰信이라 如斯修之라야 乃成其誠이니라 誠與信兮여 其 재사심정 정지후언 불신왈신 여사수지 내성기성 성여신혜 기
則不遠이라 人言以成하니 先信後誠하라 吾今明諭하노니 豈非信言가 敬以誠之하여 無違 측불원 인언이성 선신후성 오금명유 기비신언 경이성지 무위
訓辭어라 훈사
12.무릇 우리 교에서는 마음으로 굳게 믿어 변함이 없는 것을 정성이라고 한다. 믿을 신자를 풀어보면 사람 인과 말씀 언으로 되어 있다. 사람의 말 가운데서 옳고 그른 것을 가려내서 옳은 것을 받아들이고 그른 것을 버린 다음 다시 생각해 보고 비로소 마음으로 결정해야 한다. 이렇게 결정한 뒤에는 다른 말을 믿지 않는 것이 바로 믿음이다. 이렇게 마음을 다지고 다지면 그 정성이 지극하게 된다. 원래 정성과 믿음은 그 이치가 그다지 멀지 않다. 그 두 글자는 사람 인 말씀 언 및 이를 성으로 되어 있다. 앞에 있는 사람 인과 말씀 언이 믿을 신 자로 되고, 뒤에 있는 말씀 언과 이룰 성이 정성 성자로 된다. 나는 지금 이 글로써 알기 쉽게 가르치고 있다. 이 글은 어찌 믿을 만한 말이 아니랴. 그러므로 여러분은 공경과 정성을 다함으로써 지금 가르치는 이 말을 어기지 말라.
不然其然 (불연기연)
1.歌曰 而千古之萬物兮여 各有成各有形이로다 所見以論之則 其然而似然이오 所自以度之則 가왈 이천고지만물혜 각유성각유형 소견이논지즉 기연이사연 소자이탁지즉
其遠而甚遠이라 是亦杳然之事요 難測之言이로다 我思我則 父母在玆하고 後思後則子孫이 기원이심원 시역묘연지사 난측지언 아사아즉 부모재자 후사후즉자손
存彼로다 來世而比之則理無異於我思我하고 去世而尋之則 或難分於人爲人이로다. 존피 래세이차지즉이무이어아사아 거세이심지즉 혹난붕어인위인 1.노래로 마음에 품은 뜻을 나타내 보기로 한다. 영원히 생멸하는 온갖 사물은 저마다 제 성분과 형체를 갖추었다. 그 보이는 현상을 따져 보면, 당연하고 또 당연한 듯하다. 그러나 그렇게된 기원을 살펴보면 끝없이 아득하다. 이것은 역시 아득하여 헤아릴 수 없는 사실이며, 미루어 알아 내기 어려운 문제다. 내가 지금 나를 생각해 보면, 내 부모가 여기에 있고 다음으로 뒷날을 생각해 보면 내 자손이 앞으로 있을 것이다. 앞날을 살펴 내려가면 이치는 지금 내가 나를 생각해 보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러나 지난날을 더듬어 올라가면 사람이 사람으로 된 까닭이 헛갈려 분명치 않다.
2.噫라 如斯之忖度兮여 由其然而看之則 其然如其然이나 探不然而思之則 不然于不然이라 何 희 여사지촌탁혜 자기연이간지즉 기연여기연 탐불연이사지즉 불연우불연 하
者오 太古兮여 天皇氏는 豈爲人 豈爲王고 斯人之無根兮여 胡不曰 不然也오 世間에 孰能 자 태고혜 천황씨 기위인 기위왕 사인지무근혜 호불왈 불연야 세간 속능 無父母之人고 考其先則 其然其然 又其然之故也니라 무부모지인 고기선즉 기연기연 우기연지고야
2.아아, 이렇게 헤아려 보니 알쏭달쏭하기만 하다. 그 그러함을 찾아보면 그렇고 또 그럴듯하다. 그렇지 않음을 찾아서 생각해 보면 끝까지 그렇지 않기만 하다. 왜 그럴까 ? 아득한 옛날 천황씨는 어찌 사람일 수 있을까 ? 어찌 임금일 수 있을까 ? 이 사람은 뿌리가 없으니 어찌 그렇지 않다고 말하지 않으랴 ! 세상에 부모 없는 사람이 없을 것이고, 그 조상을 따지면 모두 그렇고 또 그렇기 때문이다.
3.然而爲世하여 作之君作之師하니 君者는 以法造之하고 師者는 以禮敎之하나니 君無傳位之 연이위세 작지군작지사 군자 이법조지 사자 이예교지 군무전위지
君이언마는 而法綱을 何受며 師無受訓之師언마는 而禮義를 安效리오 不知也 不知也케라 군 이법강 하수 사무수훈지사 이예의 안효 불지야 불지야
生以知之而然耶아 無爲化也而然耶아 以知而言之라도 心在於暗暗之中이오 以化而言之라도 생이지지이연야 무위화야이연야 이지이언지 심재어암암지중 이화이언지
理遠於茫茫之間이라 이원어망망지간
3.그리고 "하늘이 세상을 위하여 백성의 임금을 마련하고 백성의 스승을 마련했다" 고 한다. 임금은 법으로써 백성을 다스리고 스승은 예로써 백성을 가르친다. 임금이 만일 자리를 전해 받은 앞 임금이 없다면 그 법의 요지를 어디서 받았을까 ? 알 수 없는 일이다. 도무지 알 수 없다. 나면서부터 알아서 그렇게 되었을까 ? 저절로 되어져서 그렇게 되었을까 ? 나면서부터 안다고 해도 마음은 깊은 의혹 속에 잠기게 되고 저절로 되어진다 해도 이치는 아득하기만 하다.
4.夫如是則 不知不然故로 不曰不然이오 乃知其然故로 乃恃其然者也라 於是而취其末 究其 부여시즉 불지불연고 불왈불연 내지기연고 내시기연자야 어시이취기말 구기
本則 物爲物 理爲理之大業이 幾遠矣哉아 況又斯世之人兮여 胡無知胡無知오 본즉 물위물 이위이지대업 기원의재 황유사제지인혜 호무지호무지
4.무릇 사정이 이렇다면 흔히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쪽을 알지 못하므로 그렇지 않다고 말하지 못하며, 다만 그럴듯한 쪽만을 알기 ?문에 그렇다는 것만을 믿는 것이 아닐까?
그러므로 신중히 나타난 결과를 잘 살피고 그 근본을 깊이 찾아보면, 사물이 사물로 되고 이치가 이치로 된 조화의 크나큰 작업이 얼마나 위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數定之幾年兮여 運自來而復之로다 古今之不變兮여 豈謂運豈謂復고 於萬物之不然兮여 數 수정지기년혜 운자래이복지 고금지불변혜 기위운기위복 어만물지불연혜 수
之而明之하고 記之而鑑之하노라 四時之有序兮여 胡爲然胡爲然이며 山上之有水兮여 其可 지이명지 기지이감지 사시지유서혜 호위연호위연 산상지유수혜 기가
然其可然가 赤子之穉穉兮여 不言之知夫父母하니 胡無知胡無知오 斯世人兮여 胡無知오 聖 연기가연 적자지치치혜 불신지지부부모 호무지호무지 사세인혜 호무지 성
人之以生兮여 河一淸千年하니 運自來而復歟아 水自知而變歟아 耕牛之聞言兮여 如有心如 인지이생혜 하일청천년 운자래이복여 수자지이변여 경우지문언혜 여유심지
有知며 以力之足爲兮여 何以苦何以死오 烏子之反哺兮여 彼亦知夫孝悌요 玄鳥之知主兮여 유지 이공지족위혜 하이고하이사 조자지반포혜 피역지부효제 현조지지주혜
貧亦歸貧亦歸로다 빈역귀빈역귀
5.또 이 세상 사람들이 어찌 모르랴 ! 세상의 대세가 정해져서 몇 해가 지나면 운수가 저절로 찾아와서 회복된다는 것을 어찌 모르랴 !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이치는 변함이 없다고 하면 어찌 운수라고 말하며, 어찌 회복이라고 말하랴 ! 아아 이렇게 만물은 그렇지 않는 쪽이 있다 ! 이 점을 몇가지 들어서 밝히고 적어서 거울삼으려고 한다. 4시에 어김없는 차례가 있는데 왜 그럴까 ? 과연 왜 그럴까 ? 산 위에 물이 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 과연 어찌 그럴 수 있을까 ? 어리고 어린 갓난아기는 말도 못하나 그 부모를 알아 낸다. 어찌 알지 못하랴 ! 이 세상 사람들이 어찌 알지 못하랴 ! 성인이 나서 흐린 황허강이 천 년에 한 번씩 맑아지는 것을 어찌 모르랴 ! 그러나 운수가 저절로 찾아와서 회복되는 것일까 ? 아니면 물이 스스로 알고 변하는 것일까 ? 밭 가는 소가 말귀를 알아들으니 마음이 있는 듯하고 지각이 있는 듯 하다. 이 소는 제 힘으로 넉넉히 살아갈 수 있는 데 어찌하여 사람 밑에서 고생하다가 잡히는 것일까 ? 까마귀 새끼가 어미에게 먹을 것을 물어다가 준다고 하니, 그들도 저 효도와 우애를 아는 것일까 ? 제비는 주인을 안다. 주인이 가난해도 제비는 변함없이 찾아든다. 6.是故로 難必者는 不然이오 易斷者는 其然이라 比之於究其遠則 不然不然 又不然之事 付之 시고 난필자 불연 역단자 기연 비지어구기원즉 불연불연 우불연지사 촌지
於 造物者則 其然其然 又其然之理哉인저 어 조물자즉 기연기연 우기연지이재
6.그러므로 단정하기 어려운 것은 사물의 그렇지 않은 쪽이고, 판단하기 쉬운 것은 사물의 그럴듯한 쪽이다. 사물의 먼 근원을 캐 들어가는 쪽으로 살펴보면, 모두가 그렇지 않을 뿐이다. 그러나 조물주에게 원인을 돌리고 보면 모두가 그렇고 그런 당연한 이치일 뿐이다.
祝文(축문)
生居朝鮮 忝處人倫 叩感天地盖載之恩 荷蒙日月照臨之德 未曉歸眞之路 久沉苦海 心多忘失 今 생거조선 첨처인륜 고감천지개재지은 하몽일월조림지덕 미효귀진지로 구침고해 심다망실 금 저는 이 나라에 태어나 사람으로 행세하고 있으니, 분에 넘치는 덕을 입고 있습니다. 하늘이 위에서 덮어주고 땅이 밑에서 받쳐 주는 은혜와 해와 달이 내리 비쳐 주는 은덕을 받고 있으므로 머리를 숙여 감사하여 마지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 참된 삶으로 돌아가는 길을 깨닫지 못하고 오랫동안 괴로움이 끝없는 세속에 잠겨 참된 길을 잊고 참된 삶을 잃고 있습니다.
玆聖世 道覺先生 懺悔從前之過 願隨一切之善 永侍不忘 道有心學 幾至修煉 今以吉朝良辰 淨 자성세 도각선생 참회종전지과 원수일체지선 영시불망 도유심학 기지수련 금이길조양진 정 潔道場 謹以淸酌 庶需 奉請尙饗 결도장 근이청작 서수 봉청상향 이제야 이 훌륭한 세상을 만나 스승님으로부터 도를 깨닫고 지난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오로지 선에 따르기를 바라며 하느님을 길이 모시고 잊지 않기를 굳게 다짐합니다. 그동안 저는 스승님이 가르치는 심학을 어느 정도 닦아 익혀 왔습니다. 좋은 날을 택하여 지금 이렇게 도량을 깨끗이 꾸미고 하느님에게 삼가 정한 술과 맛있는 음식들을 받들어 올립니다. 부디 이 정성을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懺悔文 (참회문)
姓名某 生居某國 忝處人倫 叩感天地盖載之恩 荷蒙日月照臨之德 未曉歸眞之路 久沉苦海 心多 성명모 생거모국 첨처인륜 고감천지개재지은 하몽일월조림지덕 미효귀진지로 구침고해 심다
忘失 今玆聖世 道覺先生 懺悔從前之過 願隨一切之善 永侍不忘 道有心學 幾至修煉 今以吉辰 망실 금자성세 도각선생 참회종전지과 원수일체지선 영시불망 도유심학 기지수련 금이길신
淨潔道場 至誠至願 奉請感應 정결도장 지성지원 봉청감응
저는 성과 이름을 가지고 이 나라에 태어나 사람으로 행세하고 있으니, 분에 넘치는 덕을 입고 있습니다. 하늘이 위에서 덮어주고 땅이 밑에서 받쳐 주는 은혜와 해와 달이 내리 비쳐 주는 은덕을 받고 있으므로 머리를 숙여 감사하여 마지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 참된 삶으로 돌아가는 길을 깨닫지 못하고 오랫동안 괴로움이 끝없는 세속에 잠겨 참된 길을 잊고 참된 삶을 잃고 있습니다. 이제야 이 훌륭한 세상을 만나 스승님으로부터 도를 깨닫고 지난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오로지 선에 따르기를 바라며 하느님을 길이 모시고 잊지 않기를 굳게 다짐합니다. 그동안 저는 스승님이 가르치는 심학을 어느 정도 닦아 익혀 왔습니다. 좋은 날을 택하여 지금 이렇게 도량을 깨끗이 꾸미고 하느님에게 삼가 정한 술과 맛있는 음식들을 받들어 올립니다. 부디 이 정성을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呪文 (주문)
先生呪文 선생주문
降靈呪文: 至氣今至四月來 강령주문 (지기금지사월래)
本 呪 文: 侍天主令我長生無窮無窮萬事知 본 주 문 (시천주영아장생무궁무궁만사지) 하느님을 모시면 나로 하여금 장생케하고 길이 하느님을 알면 만사가 저절로 깨달아진다
弟子呪文 제자주문
初學呪文: 爲 天主顧我情永世不忘萬事宜 초학주문 (위 천주고아정영세불망만사의) 하느님을 위하면 나의 사정을 돌봐 주시고 길이 하느님을 잊지 않으면 만사가 저절로 잘 되어진다
降靈呪文: 至氣今至願爲大 降 강령주문 (지기금지원위대강)
本 呪 文: 侍 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 본 주 문 (시 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
立春詩 (입춘시)
道氣長存邪不入 도기장존사불입 도를 얻으려는 결심이 길이 흔들리지 않으니 나쁜 세파가 들어오지 못한다.
世間衆人不同歸 세간중인부동귀
어리석은 세상 사람들이 걷는 길을 함께 가지 않으리라
絶句 (절구)
河淸鳳鳴孰能知 하청봉명숙능지 황하강의 흐린 물이 맑아지고 봉황새가 울지만 성인을 알아보는 이 그 누구일까?
運自何方吾不知 운자하방오부지
이 운수가 어디로부터 오는지 나도 모른다.
平生受命千年運 평생수명천년운
내 일생을 바쳐 받은 이 천명은 천 년에 한번 오는 큰 운수요,
聖德家承百世業 성덕가승백세업
이 거룩한 은덕은 우리 집안에서 길이길이 쌓아 온 음덕의 보람이다
龍潭水流四海源 용담수류사해원 용담의 물 근원이 흐르고 흘러 천하의 바다가 되고
龜岳春回一世花 구악춘회일세화
구악산에 봄이 돌아오면 온 세상이 꽃으로 뒤덮인다
降詩 (강시)
圖來三七字 降盡世間魔 도래삼칠자 항진세간마
주문 21자를 그려 내니 세상의 마귀들이 모두 항복한다
座箴 (좌잠)
吾道博而約 오도박이약 우리 도는 넓고 간략하다
不用多言義 불용다언의 많은 말과 풀이가 필요치 않다.
別無他道理 별무타도리 따로 다른 방법과 이치도 없다.
誠敬信三字 성경신삼자
정성과 공경과 믿음의 세 가지면 그만이다
這裏做工夫 저리주공부 이 세 가지를 잘 닦아야 한다.
透後方可知 투후방가지 꿰뚫고 나가면 비로소 깨달을 것이다.
不파塵念起 불파진념기 잡념이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惟恐覺來知 유공각래지
오직 깨달음이 늦어지는 것을 걱정하라
和訣詩 (화결시)
方方谷谷行行盡 水水山山箇箇知 방방곡곡행행진 수수산산개개지 모퉁이마다 골짜기마다 다 다녀 어느 물도 어느 산도 낱낱이 다 알고 있다
松松栢栢靑靑立 枝枝葉葉萬萬節 송송백백청청립 지지엽엽만만절 푸르고 푸른 소나무와 잣나무가 늘어서 있고, 무수한 마디마다의 가지마다 잎사귀들이 총총 달려 있다
老鶴生子布天下 飛來飛去募仰極 노학생자포천하 비래비거모앙극 늙은 두루미가 새끼를 낳아 천하에 펴니, 날아오고 날아가면서 우러러 사모함이 극진하다
運兮運兮得否 時云時云覺者 운혜운혜득부 시운시운각자 좋은 운수가 돌아왔는가 또는 아닌가. 때를 알고 때를 말하는 것은 ?달은 사람이다
鳳兮鳳兮賢者 河兮河兮聖人 봉혜봉혜현자 하혜하혜성인 봉황새 우는 것은 어진 사람이 나실 징조고, 황하수가 맑아짐은 성인이 나실 징조다.
春宮桃李夭夭兮 智士男兒樂樂哉 춘궁도리요요혜 지사남아낙락재 봄을 맞은 궁실에는 복숭아꽃과 오얏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고 슬기 있는 선비와 용기 있는 사나이는 즐겁게만 보인다
萬壑千峯高高兮 一登二登小小吟 만학천봉고고혜 일등이등소소음 첩첩이 겹쳐진 큰 골짜기와 많은 산봉우리는 깊고 높다. 한 걸음 두 걸음 올라가면서 나직이 읊조린다
明明其運各各明 同同學味念念同 명명기운각각명 동동학미념념동 밝고 밝은 그 운수는 저마다 밝히고 함께 같이 배우는 맛은 생각마다 다 같다.
萬年枝上花千朶 四海雲中月一鑑 만년지상화천타 사해운중월일감 만년이나 자라난 가지 위에는 천 송이 꽃이 피어 있고 사방의 바다를 뒤덮은 구름 속엔 달이 홀로 비치고 있다
登樓人如鶴背仙 泛舟馬若天上龍 등루인여학배선 범주마약천상룡 다락에 오르니 사람은 두루미를 탄 신선 같고 배를 띄우니 말은 하늘 위의 용과 같다.
人無孔子意如同 書非萬卷志能大 인무공자의여동 서비만권지능대 사람은 공자가 아니지만 그 뜻은 같고 글은 만 권을 읽지 않아도 그 뜻은 매우 크다.
片片飛飛兮 紅花之紅耶 편편비비혜 홍화지홍야 가볍게 뒤쳐 날리니 홍화는 그래 붉은가.
枝枝發發兮 綠樹之綠耶 지지발발혜 록수지록야 마디마디마다 피어나니 녹수는 그래 푸른가.
霏霏紛紛兮 白雪之白耶 비비분분혜 백설지백야 뒤섞여 어수선히 내리니 백설은 그래 흰가.
浩浩茫茫兮 淸江之淸耶 호호망망혜 청강지청야 넓고 아득하기만 하니 칭강은 그래 푸른가.
泛泛桂棹兮 波不興沙十里 범범계도혜 파불흥사십리 계수나무 노를 저어 둥실둥실 떠가니 물결은 일지 않고 모래밭은 십리나 뻗어 있다.
路遊閑談兮 月山東風北時 로유한담혜 월산동풍북시 길을 따라 노닐면서 한가롭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니 어느덧 달은 산 동쪽에 떠오르고 바람은 북으로 불고 있다.
泰山之峙峙兮 夫子登臨何時 태산지치치혜 부자등림하시 큰 산이 우뚝 솟아 있으니 공자가 오는 것이 언제일까
淸風之徐徐兮 五柳先生覺非 청풍지서서혜 오유선생각비 맑은 바람이 솔솔 불어오니 오류 선생이 지난날의 잘못을 ?달을 만하다
淸江之浩浩兮 蘇子與客風流 청강지호호혜 소자여객풍류 맑은 강이 넓고 넓어 소동파가 나그네와 멋지게 놀 만하다
池塘之深深兮 是濂溪之所樂 지당지심심혜 시염계지소락 못이 깊고 그윽하여 주염게가 즐기던 곳을 방불케 한다.
綠竹之綠綠兮 爲君子之非俗 록죽지록록혜 위군자지비속 푸른 대나무가 푸르고 푸름은 군자가 속되지 않음을 보여 주고,
靑松之靑靑兮 洗耳處士爲友 청송지청청혜 세이처사위우 푸른 소나무의 푸르고 푸름은 세이처사의 벗이 될 만하다.
明月之明明兮 曰太白之所抱 명월지명명혜 왈태백지소포 밝은 달이 밝고 밝으니 이태백이 안았던 달이라고 할 만도 하다.
耳得爲聲目色 盡是閑談古今 이득위성목색 진시한담고금 귀는 바람 소리를 듣고 눈은 달빛을 본다. 이 모두가 고금의 한가한 이야기다.
萬里白雪紛紛兮 千山歸鳥飛飛絶 만리백설분분헤 천산귀조비비절 끝없이 넓은 천지에 온통 흰눈이 펄펄 날리니 이산 저산에서는 새들이 서로 앞을 다투어 날고 날아 죄다 돌아가 버린다
東山欲登明明兮 西峯何事遮遮路 동산욕등명명혜 서봉하사차차로
동쪽 산에 오르려고 하니 희망은 밝기만 하다. 그러나 서쪽 산은 무슨 일로 길을 막고 막는 것일까 ?
歎道儒心急 (탄도유심급)
山河大運이 盡歸此道하니 其源이 極深하고 其理가 甚遠이라 固我心柱라야 乃知道味요 一念 산하대운 진귀차도 기원 극심 기리 심원 고아심주 내지도미 일념 在玆라야 萬事如意하리라 재자 만사여의 온 세상의 대세가 다 이 진리로 돌아올 것이다. 그 근원은 매우 깊고 그 이치는 깨닫기 어렵다. 그러나 내 마음의 줏대를 튼튼히 하면 곧 진리의 맛을 알 것이고, 오로지 그것만을 생각하면 모든 일이 뜻대로 될 것이다. 消除濁氣하고 兒養淑氣하라 非徒心至라 惟在正心이니라 隱隱聰明 소제탁기 예양숙기 비도심지 유재정심 은은총명 은 仙出自然이오 來頭百事는 同歸一理하리라 他人細過를 勿論我心하고 我心小慧를 以施於人 선출자연 래두백사 동귀일리 타인세과 물론아심 아심소혜 이시어인 하라 흐른 마음씨를 없애 버리고 고운 마음씨를 정성껏 길러야 한다. 다만 마음이 지극할 뿐 아니라 마음을 바로 잡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면 은근히 총명이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다. 앞날의 모든 일이 모두 이 하나의 이치로 돌아갈 것이다. 부디 다른 사람의 작은 허물을 내 마음에서 따지지 말고, 내 마음의 작은 지혜나마 다른 사람에게 베풀어 주라.
如斯大道를 勿誠小事하라 臨勳盡料면 自然有助라 風雲大手는 隨其器局하리라 玄機는 不露하 여사대도 물성소사 임훈진료 자연유조 풍운대수 수기기국 현기 불로
나니 勿爲心急하라 功成他日에 好作仙緣하리라 물위심급 공성타일 호작선록 이와 같은 큰 도에 있어서는 작은 일에 정성을 드리지 말고, 공을 세울 무렵에 생각을 다하면 자연히 도움이 있다. 시변의 대세는 그 사람의 재량에 따르고, 도의 미묘한 이치는 드러나지 않으니 마음을 조급하게 하지 말라. 공이 이루어지는 뒷날 신선될 인연이 잘 지어질 것이다.
心兮本虛하니 應物無迹이니라 心修來而知德하고 德惟明而是道니라 在德不在於人이오 在信不 심혜본허 응물무적 심수래이지덕 덕유명이시도 재덕불재어인 재신불
在於工이오 在近 不在於遠이오 在誠不在於求니 不然而其然이오 似遠而非遠이니라 재어공 재근 불재어원 재성불재어구 불연이기연 사원이비원
마음은 본래 비어 있으므로 만물에 응해도 자취가 없다. 마음을 닦은 뒤에 덕을 알게 되고, 덕이 밝으면 이것이 곧 도다. 도는 덕에 있고 사람에게 있지 않으며, 믿음에 있고 공부에 있지 않으며, 가까운 데 있고 먼데 있지 않으며, 정성에 있고 구하는 데 있지 않으며, 그렇지 않은 듯 하면서 그러하고, 먼 듯하면서 멀지 않다.
詩文 (시문)
裳得一條路 步步涉險難 상득일조로 보보섭험난 겨우 한 가닭의 길을 찾아 한걸음 한걸음 험하고 어려운 곳을 지난다.
山外更見山 水外又峯水 산외갱견산 수외우봉수 산 밖에 또 산이 보이고 물 밖에 또 물을 만나다.
幸渡水外水 僅越山外山 행도수외수 근월산외산 다행히 물 밖의 물을 건너고 겨우 산 밖의 산을 넘어서
且到野廣處 始覺有大道 월도야광처 시각유대도 바야흐로 들 넓은 곳에 이르니 비로소 큰 길이 있음을 깨달았다.
苦待春消息 春光終不來 고대춘소식 춘광종불래 애타게 봄 소식을 기다려도 봄볕이 끝내 오지 않는다.
非無春光好 不來卽非時 비무춘광호 불래즉비시 '춘광호' 곡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봄이 오지 않으니 때가 아닐 뿐이다
玆到當來節 不待自然來 자도당래절 불대자연래 여기에 마땅히 올 시절이 오게 되면 기다리지 않아도 봄은 저절로 온다.
春風吹去夜 萬木一時知 춘풍취거야 만목일시지 봄바람이 불고 간 밤에 모든 나무가 일시에 봄이 옴을 알 것이다.
一日一花開 二日二花開 일일일화개 이일이화개 하루에 한 꽃이 피고 이틀에 두 꽃이 피고
三百六十日 三百六十開 삼백육십일 삼백육십개 삼백 예순 날에 삼백 예순이 피어
一身皆是花 一家都是春 일신개시화 일가도시춘 한 몸이 다 꽃이고 한 집이 모두 봄이 된다.
甁中有仙酒 可活百萬人 병중유선주 가활백만인 병 안에 신기한 술이 있어 백 사람 만 사람을 살릴 수 있다
釀出千年前 藏之備用處 양출천년전 장지비용처 천 년 전에 빚어 내어 쓸 곳을 위해 간직하였다.
無然一開封 臭散味亦薄 무연일개봉 취산미역박 부질없이 그 봉한 것을 한번 열면 맛도 사라지고 냄새도 약해진다.
今我爲道者 守口如此甁 금아위도자 수구여차병
지금 도를 믿는 우리가 입을 삼가기를 이 병같이 하여야 한다.
訣 (결)
問道今日何所知 意在新元癸亥年 문도금일하소지 의재신원계해년 도를 묻지만 오늘 어찌 알 수 있으리오. 마음을 새해 계해년에 정하려고 한다
成功幾時又作時 莫爲恨晩其爲然 성공기시우작시 막위한만기위연 공을 이룬 지 얼마쯤 되는데 또 때를 지어야 하는가? 그렇게 되는 것을 늦다고 한탄하지 말라 時有其時恨奈何 新朝唱韻待好風 시유기시한내하 신조창운대호풍 때에는 그 때가 있으니 한탄한들 어이하랴 새 아침에 운을 부르면서 좋은 바람을 기다린다.
去歲西北靈友尋 後知吾家此日期 거세서북령우심 후지오가차일기 지난해 서북에서 훌륭한 벗이 찾아왔다. 그 뒤에 우리 집이 약속된 날짜를 알게 되었다.
春來消息應有知 地上神仙聞爲近 춘래소식응유지 지상신선문위근 봄이 오는 소식을 응당 알 수 있고 이 땅 위의 신선이 가까이 왔다는 소문도 들었다
此日此時靈友會 大道其中不知心 차일차시령우회 대도기중불지심
이날이때에 훌륭한 벗이 모일 것이다. 그러나 큰 도의 중심은 아직 알지 못한다.
偶吟 (우음)
南辰圓滿北河回 大道如天脫劫灰 남진원만북하회 대도여천탈겁회 남쪽에는 별들이 두루 차 있고, 북쪽에는 은하가 둘려 있다 큰 도는 하늘과 같이 온 세상의 파멸을 벗어나 있다
鏡投萬里眸先覺 月上三更意忽開 경투만리모선각 월상삼경의홀개 거울을 던지면 만리나 떨어진 곳에서 눈동자가 먼저 깨닫고, 달이 깊은 밤에 떠오르니 마음이 문득 열린다
何人得雨能人活 一世從風任去來 하인득우능인활 일세종풍임거래 누가 비를 얻어 사람들을 살릴 수 있을까? 온 세상을 바람을 따라 오가면서,
百疊塵埃吾欲滌 飄然騎鶴向仙臺 백첩진애오욕척 표연기학향선대 나는 백 겹의 티끌을 씻고자 한다. 가볍게 나부끼면서 두루미를 타고 선인들이 노는대로 가려고 한다
淸霄月明無他意 好笑好言古來風 청소월명무타의 호소호언고해풍 맑은 밤에 달이 밝으니 다른 뜻은 아예 없고, 즐겨 웃고 즐겨 말하는 것은 예로부터의 풍속이다.
人生世間有何得 問道今日授與受 인생세간유하득 문도금일수여수 사람이 세상에 나서 무슨 얻음이 있을까? 도를 물어 오늘도 주거니 받거니 한다
有理其中姑未覺 志在賢門必我同 유리기중고미각 지재현문필아동 그 가운데 이치가 있지만 아직 깨닫지 못한다. 그러나 뜻이 어진 교문에 있음은 나와 반드시 같을 것이다.
天生萬民道又生 各有氣像吾不知 천생만민도우생 각유기상오불지 하늘이 온 백성을 낳고, 도도 또한 낳았다. 저마다 기질이 다르므로 나는 그들을 모른다
通于肺腑無違志 大小事間疑不在 통우폐부무위지 대소사간의부재 그러나 마음속으로 통하고 뜻을 어기지 않으면, 크고 작은 일에 있어서 의심이 없을 것이다.
馬上寒食非故地 欲歸吾家友昔事 마상한식비고지 욕귀오가우석사 말 위에서 한식을 만나게 되었는데, 여기는 고향이 아니다. 우리 집으로 돌아가서 옛일을 하고 싶다
義與信兮又禮智 凡作吾君一會中 의여신혜우예지 범작오군일회중 의리와 신의와 또 예의와 지혜가 대체로 나와 그대가 한번 만난 자리에서 이루어졌다
來人去人又何時 同坐閑談願上才 래인거인우하시 동좌한담원상재 오는 사람과 가는 사람이 또 언제 다시 만날 것인가 ? 한자리에 앉아 한가롭게 이야기하면서 훌륭한 인재를 바란다.
世來消息又不知 其然非然聞欲先 세래소식우불지 기연비연문욕선 오는 세상의 소식을 또 알지 못하니, 좋은지 나쁜지 먼저 듣고 싶다.
雲捲西山諸益會 善不處卞名不秀 운권서산제익회 선불처변명불수 구름이 서산에 걷히니 여러 이로운 벗들이 모인다. 잘 일을 다스려 치뤄가지 못하면 이름이 뛰어나지 않을 것이다
何來此地好相見 談且書之意益深 하래차지호상견 담차서지의익심 어찌하여 이 땅에 와서 이렇게 즐겁게 서로 만나게 되었을까? 주고받는 이야기와 글의 뜻은 더욱 깊어진다
不是心泛久不此 又作他鄕賢友看 불시심범구불차 우작타향현우간 마음이 들떠 오래 여기에 머물지 않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고을에서 어진 벗으로 대접할 것이다
鹿失秦庭吾何群 鳳鳴周室爾應知 녹실진정오하군 봉명주실이응지 진나라 조정이 천하를 잃었으니 나는 어느 편에 설 것인가? 주나라 왕실에서 봉황이 울었으니 너는 응당 천하가 태평하게 되리라는 것을 알 것이다
不見天下聞九州 空使男兒心上遊 불견천하문구주 고사남아심상유 천하를 보지 못하고 중국 9주도 들어서 알 뿐이다. 그러므로 그저 남아로 하여금 마음으로만 9주를 노닐게 할 따름이다
聽流覺非洞庭湖 坐榻疑在岳陽樓 청류각비동정호 좌탑의재악양루 흐르는 물 소리를 듣고 9주의 동정호가 아님을 깨달으나, 낮은 걸상에 앉으니 마음으로는 동정호가 마주 보이는 악양루에 있는 듯하다
吾心極思杳然間 疑隨太陽流照影 오신극사묘연간 의수태양류조영
내 마음은 아득히 먼 곳을 두루 생각하고 있으니, 마치 태양을 따라 비친 그림자를 찾는 듯하다.
前八節 (전팔절)
1.不知明之所在어든 遠不求而修我하라 부지명지소재 원불구이수아 하늘의 밝은 뜻이 있는 곳을 알지 못하면 먼 데서 찾지 말고 나 자신을 닦으라.
2.不知德之所在어든 料吾身之化生하라 부지덕지소재 요오신지화생 하늘의 큰 덕이 있는 곳을 알지 못하면, 내 몸이 되어 나온 자취를 생각하라.
3.不知命之所在어든 顧吾心之明明하라 부지명지소재 고오심지명명 하늘의 명령이 있는 곳을 알지 못하면, 내 마음의 밝고 밝음을 돌아보라.
4.不知道之所在어든 度吾信之一如하라 부지도지소재 탁오신지일여 하늘의 이치가 있는 곳을 알지 못하면, 내 믿음이 한결같음을 생각하여 보라.
5.不知誠之所致어든 數吾心之不失하라 부지성지소치 수오심지불실 정성을 드릴 바를 알지 못하면, 내 마음이 본분을 잃지 않느냐를 살펴보라
6.不知敬之所爲어든 暫不弛於慕仰하라 부지경지소위 잠불이어모앙 공경할 바를 알지 못하면, 잠시도 우러러 사모함을 게을리하지 말라
7.不知畏之所爲어든 念至公之無私하라 부지외지소위 념지공지무사 두려워할 바를 알지 못하면, 하늘은 지극히 공평하여 사심이 없음을 생각하여라
8.不知心之得失어든 察用處之公私하라 부지심지득실 찰용처지공사 마음의 옳고 그름을 알지 못하면, 마음쓰는 것이 공평한가 사사로운가를 살피라.
後八節 (후팔절)
1.不知明之所在어든 送余心於其地하라 부지명지소재 송여심어기지 하늘의 밝은 뜻이 있는 곳을 알지 못하면 내 마음이 유래한 곳을 생각하라.
2.不知德之所在어든 欲言浩而難言하라 부지덕지소재 욕언호이난언 하늘의 큰 덕이 있는 곳을 알지 못하면, 말하려고 해도 넓고 커서 말하기 어렵다.
3.不知命之所在어든 理杳然於授受하라 부지명지소재 이묘연어수수 하늘의 명령이 있는 곳을 알지 못하면, 하늘이 주고 만물이 받는 이치가 멀고 아득하다
4.不知道之所在어든 我爲我而非他하라 부지도지소재 아위아이비타 하늘의 이치가 있는 곳을 알지 못하면, 내가 나로 되는 것이고 다름이 아니다.
5.不知誠之所致어든 是自知而自怠하라 부지성지소치 시자지이자태 정성을 드릴 바를 알지 못하면, 스스로 자기 게으름을 아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라.
6.不知敬之所爲어든 恐吾心之吾昧하라 부지경지소위 공오심지오매 공경할 바를 알지 못하면, 자나 깨나 내 마음을 두려워하라
7.不知畏之所爲어든 無罪地而如罪하라 부지외지소위 무죄지이여죄 두려워할 바를 알지 못하면, 죄 없는 처지에서 죄가 있는 것같이 하라.
8.不知心之得失어든 在今思而昨非하라 부지심지득실 재금사이작비
마음의 옳고 그름을 알지 못하면, 오늘 어제의 그름을 생각하여라.
題書 (제서)
得難求難 實是非難 心和氣和 以待春和 득난구난 실시비난 심화기화 이대춘화 구하고 얻는 어려움은 사실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마음과 몸을 고르게 하고, 봄의 따뜻한 날씨를 기다릴 뿐이다.
詠宵 (영소)
也羞俗娥蒜覆態 一生高明廣漢殿 야수속아번복태 일새고명광한전 속세의 미녀들이 속다르고 겉다른 꼴이 부끄러워 죽을 때까지 높고 밝은 달 속의 광한전에서 살고 있다
此心惟有淸風知 送白雲使藏玉面 차심유유청풍지 송백운사장옥면 이 마음을 오직 맑은 바람이 알고, 흰 구름을 보내 옥 같은 얼굴을 감추게 한다.
蓮花倒水魚爲蝶 月色入海雲亦地 연화도수어위접 월색입해운역지 연꽃이 물에 거꾸로 비치니 물고기는 나비가 되고, 달빛이 바다에 들어가니 구름은 또 땅이 된다.
杜鵑花笑杜鵑啼 鳳凰臺役鳳凰遊 두견화소두견제 봉황대역봉황유 진달래꽃이 바야흐로 피자 두견새가 울고, 봉황대가 이루어지자 봉황새가 논다.
白鷺渡江乘影去 皓月欲逝鞭雲飛 백로도강승영거 호월욕서편운비 해오라기가 강을 건너니 그림자를 타고 가며 밝은 달은 바삐 가려고 날아가는 구름을 채찍질한다
魚變成龍潭有魚 風導林虎故從風 어변성룡담유어 풍도림호고종풍 물고기가 변해 용이 되기에 못에는 물고기가 있고 바람은 숲속의 범을 이끌어 주기에 바람을 만나서 따라야 한다
風來有迹去無迹 月前顧後每是前 풍래유적거무적 월전고후매시전 바람은 올 때엔 자취가 있더니 갈 때엔 자취가 없고 중천의 달 앞에선 뒤를 돌아보아도 여전히 그쪽이 앞이다
烟遮去路踏無迹 雲加峯上尺不高 연차거로답무적 운가봉상척불고 안개가 가는 길을 가로 막으나 막상 걸어가면 자취가 없고 구름이 봉우리 위에 쌓여도 봉우리는 한 자도 높아지지 않는다.
山在人多不曰仙 十爲皆丁未謂軍 산재인다불왈선 십위개정미위군 산에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 중 많은 사람은 신선이라고 불리지 않는다. 십자는 상하 좌우가 모두 장정을 뜻하는 정자로 되어 있으나 군대라고 할 수는 없다
月夜溪石去雲數 風庭花枝舞蝴尺 월야계석거운수 풍정화지무호척 달밤엔 시내의 돌들을 가는 구름이 세어보고 바람이 부는 뜰에선 꽃핀 가지들을 춤추는 나비가 재어본다
人入房中風出外 舟行岸頭山來水 인입방중풍출외 주행안두산래수 사람이 방안으로 들어가면 바람은 밖으로 나가고 배가 뭍 기슭으로 가니 산은 물쪽으로 온다.
花扉自開春風來 竹籬輝疎秋月去 화비자개춘풍래 죽리휘소추월거 꽃 문이 스스로 열리자 봄바람이 불어오고, 대나무 울타리에 환한 빛이 줄어가더니 가을 달이 가버렸다
影沈綠水衣無濕 鏡對佳人語不和 영침록수의무습 경대가인어불화 그림자가 푸른 물에 잠겨도 옷은 젖지 않고 거울이 미인을 대하지만 말하여도 대답을 하지 않는다
勿水脫乘美利龍 問門犯虎那無樹 물수탈승미리용 문문범호나무수 말하기를 미리용이 물속에서 허물을 벗고 승천하니 묻기를 호랑이가 문을 범하니 어찌 숲에 있으리오 半月山頭梳 傾蓮水面扇 반월산두소 경연수면선 반달은 산머리에 있는 얼레빗이고 기울어진 연의 잎사귀는 물 위에 있는 부채다
烟鎖池塘柳 燈增海棹鉤 연쇄지당류 등증해도구 안개는 못가에 있는 버들을 뒤덮고 등불은 바다의 낚싯배를 늘린다.
燈明水上無嫌隙 柱似枯形力有餘 등명수상무형극 주사고형력유여
등불이 물 위를 밝히니 의심할 틈이 없고 기둥은 말라 죽은 모양과 같지만 힘은 남음이 있다
筆法 (필법)
修而成於筆法하니 其理在於一心이라 象吾國之木局하니 數不失於三絶아라 生於斯得於斯 故로 수이성어필법 기리재어일심 상오국지목국 수불실어삼절 생어사득어사 고
以爲先東方이라 愛人心之不同하여 無裏表於作制하라 安心正氣始畫하니 萬法在於一點이라 前 이위선동방 애인심지불동 무이표어작제 안심정기시획 만법재어일점 전
期柔於筆毫하고 磨墨數斗可也니라 擇紙厚而成字하니 法有違於大小라 先始威而主正하니 形如 기유어필호 마묵수두가야 택지후이성자 법유위어대소 선시위이주정 형여
泰山層巖이라 태산충암
글씨 쓰는 법을 닦고 이룩하려면 그 방법은 한결같은 마음에 있다. 우리나라의 목국을 본받았고 등수는 3대 명필 속에 든다. 이 땅에서 나서 이 땅에서 이룩하였으니 동쪽을 으뜸으로 삼는다. 사람의 마음이 같지 않음을 안타깝게 여겨 글씨를 씀에 있어서는 안팎이 없게 하게 한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기운을 바르게 하고 비로소 글씨의 획을 긋는다. 글씨를 쓰는 모든 법이 한 점에 있다. 먼저 붓털이 부드러워지게 하고 먹을 몇 말 가는 것이 좋다. 종이의 두께를 가린 뒤에 글자를 쓰고 쓰는 법이 글씨의 크고 작음에 따라 다르다. 먼저 위엄에서 비롯하여 올바른 글씨를 중심으로 삼는다. 이리하여 글씨 모양은 크고 높은 산의 층층 바위와 같게 된다
流高吟 (유고음)
高峯屹立 群山統率之像 고봉흘입 군산통솔지상 높은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음은 많은 산들을 온통 몰아서 거느리는 기상이고,
流水不息 百川都會之意 유수불식 백천도회지의 흐르는 물이 쉬지 않음은 수많은 내들이 모두 한데 모이려는 뜻이다.
明月虧滿 如節夫之分合 명월휴만 여절부지분합 밝은 달이 차고 이지러짐은 절개 굳은 선비가 나뉘었다 모였다 함과 같고
黑雲騰空 似軍伍之嚴威 흑운등공 사군오지엄위 검은 구름이 하늘에 오름은 군대 행렬의 위엄과 비슷하다
地納糞土 五穀之有餘 人修道德 百用之不紆 지납분토 오곡지유여 인수도덕 백용지불우
땅이 똥과 흙을 받아들이므로 오곡이 남음이 있고 사람이 도덕을 닦으므로 모든 행위가 얽히지 않는다.
偶吟 (우음)
風過雨過枝 풍과우과지 바람이 지나고 비가 지난 가지에
風雨霜雪來 풍우상설래
또 바람, 비, 서리, 눈이 온다.
風雨霜雪過去後 풍우상설과거후
이렇게 바람, 비, 서리, 눈이 지나간 뒤에
一樹花發萬世春 일수화발만세춘 한 나무에 꽃이 피어 영원한 봄이 온다
其他詩文 (기타시문)
纔得一條路 步步涉險難 재득일조로 보보섭험난 겨우 한 가닭의 길을 찾아 한걸음 한걸음 험하고 어려운 곳을 지난다 山外更見山 水外又逢水 산외갱견산 수외우봉수 산 밖에 또 산이 보이고 물 밖에 또 물을 만나다
幸渡水外水 僅越山外山 행도수외수 근월산외산 다행히 물 밖의 물을 건너고 겨우 산 밖의 산을 넘어서
且到野廣處 始覺有大道 차도야광처 시각유대도 바야흐로 들 넓은 곳에 이르니 비로소 큰 길이 있음을 깨달았다
苦待春消息 春光終不來 고대춘소식 춘광종불래 애타게 봄 소식을 기다려도 봄볕이 끝내 오지 않는다
非無春光好 不來卽非時 비무춘광호 불래즉비시 '춘광호' 곡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봄이 오지 않으니 때가 아닐 뿐이다.
玆到當來節 不待自然來 자도당래절 부대자연래 여기에 마땅히 올 시절이 오게 되면 기다리지 않아도 봄은 저절로 온다
春風吹去夜 萬木一時知 춘풍취거야 만목일시지 봄바람이 불고 간 밤에 모든 나무가 일시에 봄이 옴을 알 것이다
一日一花開 二日二花開 일일일화개 이일이화개 하루에 한 꽃이 피고 이틀에 두 꽃이 피고
三百六十日 三百六十開 삼백육십일 삼백육십개 삼백 예순 날에 삼백 예순이 피어
一身皆是花 一家都是春 일신개시화 일가도시춘 한 몸이 다 꽃이고 한 집이 모두 봄이 된다.
甁中有仙酒 可活百萬人 병중유선주 가활백만인 병 안에 신기한 술이 있어 백 사람 만 사람을 살릴 수 있다
釀出千年前 藏之備用處 양출천년전 장지비용처 천 년 전에 빚어 내어 쓸 곳을 위해 간직하였다
無然一開封 臭散味亦薄 무연일개봉 취산미역박 부질없이 그 봉한 것을 한번 열면 맛도 사라지고 냄새도 약해진다
今我爲道者 守口如此甁 금아위도자 수구여차병 지금 도를 믿는 우리가 입을 삼가기를 이 병같이 하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