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24일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 기념일 복음묵상
<하느님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20,27-40
그때에 27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 몇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물었다. 28 “스승님, 모세는 ‘어떤 사람의 형제가 자식 없이’ 아내를 남기고 ‘죽으면, 그 사람이 죽은 이의 아내를 맞아들여 형제의 후사를 일으켜 주어야 한다.’고 저희를 위하여 기록해 놓았습니다.
29 그런데 일곱 형제가 있었습니다. 맏이가 아내를 맞아들였는데 자식 없이 죽었습니다. 30 그래서 둘째가, 31 그다음에는 셋째가 그 여자를 맞아들였습니다. 그렇게 일곱이 모두 자식을 남기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32 마침내 그 부인도 죽었습니다. 33 그러면 부활 때에 그 여자는 그들 가운데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 일곱이 다 그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였으니 말입니다.”
34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 세상 사람들은 장가도 들고 시집도 간다. 35 그러나 저세상에 참여하고 또 죽은 이들의 부활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받는 이들은 더 이상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36 천사들과 같아져서 더 이상 죽는 일도 없다. 그들은 또한 부활에 동참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37 그리고 죽은 이들이 되살아난다는 사실은, 모세도 떨기나무 대목에서 ‘주님은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라는 말로 이미 밝혀 주었다. 38 그분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 있는 것이다.”
39 그러자 율법 학자 몇 사람이 “스승님, 잘 말씀하셨습니다.” 하였다. 40 사람들은 감히 그분께 더 이상 묻지 못하였다.
위령성월을 보내면서 죽음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가톨릭 상장례 전문봉사자 교육을 수강하면서 죽음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장례 문화와 상 제례문화에 대하여 연구하고 싶은 욕구가 많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장례에 대한 많은 얘기를 듣고 알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매장(埋葬)과 화장(火葬), 그리고 풍장(風葬)과 조장(鳥葬), 수목장(樹木葬) 등 아주 친숙한 방법만 알고 있었는데 인터넷과 신문지상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장례문화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죽음과 그 죽음을 이용한 사업이라니 참으로 묘한 생각이 들어갑니다. 갑자기 늘어난 상조회(喪弔會)는 외롭고 힘든 현대생활에서 큰 위안이 되는 사업이라고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천주교회의 장례문화와 상ㆍ장례 문화를 활용한 기발한 사업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죽음을 이용한 상술에는 탓할 수도 없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육신은 또한 ‘성령께서 머물러 계셨던 성령의 궁전’이니 존중해야 하지만 그 죽음을 이용한 상술(商術)에는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 같이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중앙일보의 이지은 기자의 글을 인용합니다.
[중앙일보 이지은] ‘죽음’,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사후(死後) 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수의나 관, 납골당 등으로 대표되는 기존 장례 서비스가 유골다이아몬드, 우주·빙장, 친환경매장, 임종 체험 등으로 한 단계 진화했다. 지난 2005년 사망자 수가 24만5000여명이었을 당시 총 장례비용이 3조5000억 원 규모로 추정됐다. 국내 명품 시장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추모 산업이라고도 불리는 사후 산업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하늘에 별 대신 유골 쏜다. “사람은 죽어서 별이 된다.”는 옛 말이 현실화 됐다. 유골분이나 머리카락 등을 특수 캡슐에 소량 담아 지구 밖으로 쏘아 올리는 우주 장례가 5년 전부터 확산되고 있다. 로켓은 우주로 올라가 지구의 궤도상에 골분이 담긴 캡슐을 띄운다. 이 과정은 DVD로 녹화돼 고인의 유족에게 전달된다. 살아 생전 가보지 못한 우주를 죽어서 다녀오게 되는 셈이다.
◇유골로 만든 다이아몬드 = 최근 국내에선 처음으로 고인의 유골 분으로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스위스계 회사 알고르단자코리아는 “유골분에서 추출한 탄소를 고온ㆍ고압 처리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다이아몬드로 만들어 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인의 유골로 만든 ‘메모리얼 다이아몬드(Memorial Diamond)’는 유골 분 중 500g(성인 유골분의 25% 정도)을 인계받아 불순물을 제거하고 탄소를 추출한다. 탄소로 만들어진 흑연에 1300℃와 55Gpa의 압력이 가해져 다이아몬드로 생성된다. 보통 0.3캐럿부터 최고 1.0캐럿까지 다양한 크기의 다이아몬드를 만들 수 있으며 의뢰에서부터 완제품을 받기까지 평균 5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죽을 때 환경오염 안 돼! = 유럽에서는 '죽을 때만큼은 환경을 오염시키지 말자'는 인식과 함께 장례 산업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빙장(氷葬)’이 새롭게 떠올랐다. 빙장은 시신을 섭씨 영하 196도의 액상질소로 냉동한 후 잘게 분해해 관에 안치하는 매장법이다. 이 과정을 거친 유해를 관에 넣어 흙에 묻는 형태로 유해물질의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관 체험'도 한다. = '영정사진->유서->수의->입관'. 죽음을 체험하는 임종체험 프로그램이 3년 전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이를 사원교육으로 채택해 지금까지의 나태함을 반성하고 적극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서라벌대 장례지도과 김영태교수는 "2001년 장사법에 대한 법률이 제정된 후 수목장 뿐 아니라 헬기장, 해양장 등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장례 문화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스웨덴이나 핀란드의 경우 도심 인근에 묘지공원이 있어 선텐을 하거나 가족 단위로 소풍을 떠나는 사례가 많다. 여기서 파생되는 다양한 산업도 장례 산업의 일부"라며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장례 산업은 블루오션의 한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jelee_/
그러나 주님은 분명 오늘 복음에서 ‘산자의 하느님’이시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돌아가신 모든 분들이 주님의 품에서 살아 있음을 느끼며 위안을 삼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나에게도 언제나 같이 계실 주님을 알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사람의 하느님 아버지, 죽음을 상술의 하나가 되지 않고, 당신께 기도하는 아름다운 문화가 되도록 이끌어 주소서. 언제나 당신께 돌아갈 날을 정성을 다하여 준비하도록 이끌어 주소서. 임종자의 주보이신 성 요셉이여, 저희가 죽음을 잘 준비하도록 이끌어 주소서. 자비와 사랑의 하느님 아버지!!!
~ 이 야고보 선생님의 묵상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