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업체 난립...코로나 발 유예 틈새 노려
바로필·솔닥·닥터콜·엠디톡 등 유사 행태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장기화 되는 코로나 상황에서 복지부의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방안'을 근거 삼아 비대면 진료·약 배송을 중개하는 앱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닥터나우 이외에도 바로필, 솔닥, 닥터콜, 엠디톡 등 유사 방식으로 비대면 진료를 하고 약국에 팩스를 보내거나 약을 배송해 주는 업체들이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국민이 의료기관을 이용하면서 감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의료기관 이용의 한시적 특례를 인정하겠다'는 복지부의 전화상담·처방 한시적 허용 방안 취지와 달리 앱이 탈모나 피부, 성기능약 같은 QOL(Quality of life) drug 이나 해피드럭과 같은 의약품을 처방하고 배송해 주는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30분 이내 배송'이라고 시간을 명시하면서 과다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포스트 코로나에, 편리함을 경험한 소비자들과 한시적 상황을 염두에 두고 사업에 진입했던 업체들이 코로나 이후에 과감히 사업을 접을 수 있느냐는 부분도 우려점이다.
그렇다면 현재 운영되고 있는 비대면 진료 앱은 무엇이 있고, 각각 어떤 부분을 내세우고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해 봤다.
◆'대한민국 1등 원격진료 & 약배달 앱' 닥터나우
비대면 진료 선두 앱 답게 닥터나우는 '국내최초, 대한민국 1등 원격진료 & 약배달 앱'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닥터나우는 '가장 쉽고 편리한 의료 서비스를 만들겠다'며 "가벼운 경증환자부터 만성질환, 도서 산간 지역의 주민 등 의료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모두에게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정작 광고는 '사후피임약, 발기부전'과 '빠른 배송'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앱 정보를 보면 '감기약부터 사후피임약, 발기부전까지. 앱으로 처방받고 단 30분만에 배달 받으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으며, 지하철 광고 역시 '감기부터 피임까지 모든 처방약 배달됩니다'라고 홍보했다.
닥터나우는 약 배달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를 받은 환자가 안심배달(서울 전지역 배달), 택배(전국 배송), 방문수령(약국을 찾아 직접 수령) 등 가운데 선택해 처방약을 수령토록 하고 있다.
특히 '30분 안전 조제약 배달로 내 집 앞까지 안전하게 배달해 드립니다'며 '하루 이틀 걸리는 배송이 아니에요. 30분이면 도착하는 닥터나우! 전문 배달 요원이 고객님의 약을 안전하고 빠르게 배달해 드립니다'라고 홍보하고 있다. 배달비 역시 면제해 주고 있다.
◆'문 앞까지 배달오는 처방약 또는 약국 내 모든 제품' 바로필
일반약 퀵 배송으로 물의를 빚었던 바로필은 비대면 진료와 일반약 배송을 동시에 하고 있다.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비대면 진료, 문 앞까지 배달오는 처방약 또는 약국 내 모든 제품, 약 배달 신청 후 30분 내 약이 배달되는 신속한 서비스'가 바로필이 밝히는 서비스 내역이다.
바로필은 픽업 약국 서비스와 동시에 약 배달도 진행하고 있는데, 강남구와 서초구, 동작구 사당동을 중심으로 배달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차차 범위를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바로필은 자주 묻는 질문을 통해 "코로나19 감염병 위기대응 심각단계의 위기경보 발령 기간 동안 비대면 진료는 합법이다. 바로필에서는 의사 면허증이 등록된 공인된 의사분들과 함께 하고 있으니 안심하라"고 안내했다.
의약품 배달 합법 여부에 대해서는 "공인된 약사분들과 함께하고 있다. 우리 동네에서 만나던 바로 그 약사 분이 안전하게 조제해 바로필에서 직접 환자에게 배달하니 걱정하지 말라. 모든 의약품은 직접 수령이 원칙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바로필의 안내와 달리 의약품이 어느 약국에서 오는지, 해당 약국의 위치와 연락처 등은 알 수 없는 시스템으로 제휴약국을 보호하고 있으며, 직접 수령 원칙 역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기적으로 먹는 약, 온라인 처방-원하는 곳에서 수령' 솔닥
솔닥의 비대면 진료는 'Hair, Skin, Sex' 등으로 다른 비대면 진료 앱 보다 단순하다. 정기적으로 먹는 약을 온라인으로 처방받고 원하는 곳에서 수령하라는 것이 솔닥의 컨셉이다.
이들은 탈모약과 피부약, 성기능 약을 온라인으로 처방해 주고 있는데, 부작용에 대한 솔직한 상담과 100% 온라인 처방, 퀵·택배 안전 배송이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는 영상 통화로 진행이 되고, 이후 약 처방이 이뤄지는 구조다.
솔닥은 '바쁜 일상, 언제든 편하고 안전하게!'라는 편의성을 주로 내세우고 있다. 병원, 약국 방문의 번거로움과 시간 절약이 가능하고 지속적, 규칙적 복용이 중요한 의약품에 최적화된 앱이라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원격진료 시간은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솔닥 역시 제휴 약국을 통해 약 배달이 진행된다. 서초와 강남 지역 일부에 대해 바로 약을 배달하는 '바로배송'이 가능하고, 그외 지역에 대해서는 우체국 택배를 이용해 약을 배송하고 있다.
업체는 "입력한 주소지를 기준으로 약국이 추천(선정)되며, 제휴된 약국에서 택배로 전달하기 때문에 어느 약국을 선택해도 동일한 약을 수령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상급종합병원이 참여하는 비대면 진료앱 '닥터콜'
닥터콜은 '의사와 만나기까지 3분! 이제 병원에 가지 말고 닥터콜로 진료보세요'라고 홍보하고 있다.
업체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감기부터 암까지 맞춤형 진료'가 가능하고, 약국으로 처방전을 전송해 전화 또는 화상 진료 이후 선택한 약국에서 처방전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집까지 약을 배송해 주는 서비스가 새롭게 추가됐다고 홍보했다.
◆'국내 최초 모바일 건강상담 비대면 진료 앱' 엠디톡
엠디톡은 '국내 최초 모바일 건강상담 비대면 진료 앱'을 통해 집에서 편하게 전화상담 받고 처방전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
365일 24시간 집에서 전화로 상담받고 처방받을 수 있으며, 궁금한 점을 의사에게 쪽지나 영상으로 직접 물어볼 수 있으며 팩스 전송을 통해 원하는 약국에서 약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약사들은 비대면 진료를 틈 탄 업체들의 난립과 해피드럭 처방, 배송과 더불어 의약품 오남용 등에 대한 우려를 표출하고 있다.
먼저 대한약사회는 닥터나우의 지하철 광고 문구에 대한 민원을 제기함에 따라 서울교통공사가 닥터나우에 '배달'과 '모든 처방약'이라는 단어를 삭제토록 했으며, 서울시약사회와 24개 분회장들은 지하철 및 닥터나우 본사 앞 1인 시위, 복지부 항의방문을 하며 한시적 비대면 조치에 대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서도 비대면 진료와 의약품 배달에 대한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약사들은 신문고를 통해 "편의성을 추구해야 할 곳이 있고 아닌 곳이 있다. 편안에 안주하려다 큰 코를 다칠 수 있다", "닥터나우가 살인, 마약 등 강력범죄의 툴로 쓰일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약무정책과는 "한시적 비대면 진료에 따른 의약품 수령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약품 오남용 우려와 일부 업체(앱)의 광고 문제 등에 대해 검토해 개선 필요사항이 있을 경우 관련 단체 및 부처 등과 협의해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혜경 기자 (khk@dailyphar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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