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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송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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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후기 글 스크랩 괜찮은 가족산행지이나 내버려지다시피 한 함박산-석은덤-삼각산(‘16.9.8)
가을하늘 추천 0 조회 331 16.09.21 03:56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함박산(函朴山, 485m)-석은덤(大屯山, 542m)-삼각산(三角山, 469m)

 

산행일 : ‘16. 9. 8()

소재지 :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과 정관읍의 경계

산행코스 : 내덕마을입구(주차장)삼각점봉(190m)신선산(196m)안장산(261m)함박산석은덤삼각산중봉하봉장안사주차장(산행시간 : 11km, 4시간)

 

함께한 사람들 : 강송산악회


특징 : 오늘 오른 산들은 모두 전형적인 육산(肉山)의 모양새이다. 석은덤과 삼각산의 정성어림에 바위지대가 나타나지만 그마저도 조망(眺望)을 터주는 역할이나 하고 있을 뿐 암릉이라는 느낌은 전혀 주지 못한다. 때문에 특별한 볼거리가 없다고 보면 된다. 그 두 곳을 제외하고는 조망까지도 터지지 않는다. 대신에 산길은 고운편이다. 흙길에다 경사(傾斜)까지 완만하기 때문이다. 육산의 일반적인 특징이 아닐까 싶다. 거기다 날머리에 원효대사가 세웠다는 유서 깊은 장안사까지 자리 잡고 있어 가족 산행지로 괜찮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권하고 싶지는 않다. 산이 버려져 있다시피 해서 자칫 잘못하다간 길을 잃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이다. 등산로 정비가 일절 안 되어 있을뿐더러 그나마 어쩌다 보이는 이정표까지도 길 찾기에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부산시라면 명색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광역자치단체인데 실망이 아닐 수 없다.

 

산행들머리는 내덕마을 입구 프리미엄 아울렛 주차장(기장군 장안읍 좌천리)

동해고속도로(울산-부산) 장안 I.C에서 내려와 14번 국도를 타고 부산방면으로 잠깐 내려가다 좌천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60번 지방도로 옮기면 잠시 후 ‘GS칼텍스 달음산주유소에 이르게 된다. 주유소 앞에서 오른편으로 빠져나와 육교(陸橋) 위에서 우회전하면 저만큼에 널따란 주차장 하나가 보인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데, 입구에 프리미엄 아울렛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아까 좌천사거리에서 빠져나오는 길에 부산 프리미엄 아웃렛(premium Outlet)’ 건물을 보았었는데, 손님이 많이 몰릴 경우를 대비해서 여분으로 만들어 놓은 주차장인 모양이다.




주차장 앞에 잘 지어진 제각(祭閣)이 보인다. 내력이나 알아볼까 다가가다가 봉변만 당할 뻔 했다. 묶지도 않은 채로 기르고 있는 커다란 개들이 막무가내로 덤벼들었기 때문이다. 까짓 남의 가문(家門) 내력을 알아서 뭘 하겠는가.



주차장 입구 바로 위에서 산길이 열린다. 하지만 이정표가 세워져 있지 않으니 대충 눈짐작으로 들머리를 찾는 수밖에 없다. ‘대덕사입간판에서 5m정도 더 들어간 지점의 왼편 산자락이다. 들머리에 산악회 시그널(signal) 두어 개가 매달려 있으니 참조할 수도 있겠다. 아무튼 산길은 형편없다. 흔적이 희미할뿐더러 그마저도 잡목(雜木)들이 점령해 버린 곳이 많다. 선두를 맡으신 산악회 오회장님께 이런 정도는 문제도 되지 않겠지만 말이다.



산길은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고도(高度)를 높여간다. 그렇게 15분 정도를 오르면 삼각점(양산 475)이 설치되어 있는 봉우리 위에 올라선다. 국제신문 산행팀이 무명봉(190m)'이라고 표기했던 지점이다. 봉우리에 올라서니 서래야 박건석선생께서 정상표시 코팅(coating)지를 매달고 계신다. 그런데 도지봉이라는 이름이 왠지 낯설다. 그가 새로운 이름 하나를 또 지었나 보다. 나에겐 오래된 습관이 하나 있다. 산행을 나서기 전에 그날 오르게 될 산들에 대한 기록들을 뒤져보는 것이다. 그러한 내 안테나에도 잡히지 않았던 이름이니 낯설다는 느낌이 드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리다. 아무튼 난 도지봉이라는 새로운 이름 보다는 삼각점봉이 설치되어 있다는 특징만 표기하기 한다.



산길은 또 다시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한다. 경사를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완만한 오르내림이다. 나무를 심은 지 얼마 되지 않는 묵밭도 지나고 목백일홍 꽃이 예쁘게 핀 묘역(墓域)도 지난다.



그렇게 20분 정도를 진행하면 또 하나의 봉우리 위에 올라선다. 먼저 도착한 박건석 선생께서 정상표시 코팅지를 매달고 계신다. ‘신선산(神仙山, 196m)’이라고 적혀있으니 이번에는 제대로 된 이름이다. 참고로 신선산이란 이름은 근처에 있는 신선바위라는 바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5분 정도를 걸어 안부에 내려선다. 그리고 임도를 따라 나지막한 봉우리 하나를 넘으면 산길은 터널(tunnel) 위로 나있다. 내덕으로 넘어가는 도로 위에 동물이동통로 용으로 만들어 놓은 터널이 아닐까 싶다.




잠시 후 오른편에 방갈로(bungalow) 비슷한 건물들이 보인다. 첨부된 지도에 내덕산장이라고 표기된 지점인 모양이다.



산길은 여전히 완만한 경사를 유지한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제법 또렷해졌다. 내덕산장 근처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제법 된다는 얘기일 것이다. 또한 소나무들이 개체수를 많이 늘려 놓았다. 그것도 제법 굵은 것들이다. 아까부턴 코끝을 간질이던 향기가 솔향이었나 보다.



그렇게 15분 정도를 진행하면 또 다른 낮은 봉우리. 안장산(鞍裝山, 260m)이다. 하지만 이곳이 정상이라는 표식은 없다. 정상표지석은 물론 그 흔한 이정표 하나 없다는 얘기이다. 그저 선답(先踏)한 산꾼들이 매달아 놓은 리본들이 이곳이 안장산의 정상임을 간접적으로 알려주고 있을 따름이다. 하지만 유심히 살펴보지 않을 경우 이곳이 정상인줄도 모르고 그냥 지나치기 십상일 것이다. 하긴 아까 올랐던 신선산이나 삼각점봉도 그런 표시가 없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런 점에서 난 박건석 선생을 존경한다. 그가 매달아 놓은 정상표지판만 있었더라도 그런 혼란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일일이 정상표지판을 달아 놓고 다니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6분 후 임도에 내려선다. 하지만 몇 걸음 걷지 않아 왼편 산자락으로 들어가 버린다. 이곳에서 알아두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만일 뒷갓산(266m)에 올라보길 원한다면 조금 전 임도와 만났던 지점에서 오른편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르고 난 뒤에는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와야 함은 물론이다.



임도를 지나면서 산길은 가팔라진다. 그러다가 끝내는 버겁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심해져 버린다. 그리고 그 가파름은 꽤 오랫동안 계속된다.



그렇게 15분 정도를 오르면 바위 무더기를 만나게 된다. 오늘 오르는 산들은 모두 전형적인 육산(肉山)들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려는 양 그동안에는 바위를 만날 수가 없었다. 그런 산행에서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바위 치고는 제법 우람한 편이다. 첨부된 지도에 쉼터바위라고 표기된 지점이 아닐까 싶다.



산길은 쉼터바위를 지나서도 여전히 가파르다. 아직은 수은주가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여름철,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데 산길이 가파르기까지 하니 그야말로 죽을 지경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저 서서히 속도를 줄여가면서 오를 따름이다. 그렇게 10분 정도를 더 오르면 드디어 함박산 정상이다.



서너 평 남짓한 공터로 이루어진 함박산 정상도 정상표지석이 없기는 다른 봉우리들과 매한가지이다. 그 흔한 이정표도 보이지 않음은 물론이다. 그저 서툴게 쌓아올린 돌탑과 누군가가 매달아 놓은 정상표지판만이 이곳이 정상임을 알려주고 있을 따름이다. 조망도 트이지 않는다. 머물 필요 없이 산행을 이어나가는 이유이다.



함박산에서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이정표가 세워져 있지는 않으나 왼편은 정관으로 내려가는 길, 석은덤으로 가려면 북쪽 방향의 능선을 타야 한다. 내려서는 길은 유연하다. 가파르지 않다는 얘기이다. 이는 함박산과 석은덤의 높이가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증거일 것이다. 쉬엄쉬엄 10분쯤 내려오면 초원느낌이 드는 안부에 이른다.



예쁘게 생긴 버섯이 보이기에 카메라에 담아본다. 생김새로 보아 흰알광대버섯이 아닐까 싶다. 물론 식용이 불가능한 독버섯이다.



이번 산행에서 우린 약용버섯도 꽤 많이 땄다. 항암효과가 뛰어나다고 해서 현대의 불로초(不老草)라고 불린다는 영지버섯이다. 다이어트에 좋을 뿐만 아니라 성인병 예방에도 효능이 뛰어나다니 복용하는 것은 내 몫이 아닐까 싶다. 좋은 것은 모두 내 몫을 돌리는 내조(內助)가 집사람의 특기이니까 말이다.



안부를 지나면서 다시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그리고 잠시 후에는 잘 가꾸어진 묘역(墓域)을 만난다. ‘은진 송씨(恩津 宋氏)’ 문중의 묘역인데 행적비(行蹟碑)까지 세워놓은 것으로 보아 자손들이 번창했나 보다. 참 이곳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이곳까지 오는 길에 길 찾기에 주의해야 할 지점이 몇 군데 있다고 지적한 국제신문의 취재기사는 무시해도 좋겠다는 얘기이다. 지금은 또렷하게 길이 나있기 때문이다.



묘역을 지났다싶으면 왼편으로 길이 하나 나뉜다. 그리고 오늘 산행에서 처음으로 이정표(석은덤/ 병산마을/ 방곡마을)를 만난다. 이정표가 지녀야 할 필수사항 중 하나인 거리표시도 없는 허술한 이정표이지만 없는 것 보아야 훨씬 낫다. 최소한 진행해야할 방향 정도는 알 수 있으니까 말이다.



갈림길을 지나면서 산길은 가팔라진다. 그렇게 10분 남짓 오르면 경사가 누그러지고, 조금은 평탄해진 길을 따라 잠시 더 걸으면 드디어 석은덤 정상이다. 석은덤은 돌산인지 아니면 흙산이지가 헷갈린다. 전체적으로 볼 때에는 흙산이 분명한데, 정상 어림이 돌무더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암릉으로 볼 수도 없을 정도로 초라하기 짝이 없다. 그저 바위들이 듬성듬성 박혀있는 듯한 모양새일 따름이다.



정상은 검은 오석(烏石)으로 된 정상표지석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외에도 산불감시초소와 삼각점(양산 309)을 세워 놓았다. 참고로 석은덤바위의 경남지방 방언(方言)이다. 따라서 석은이란 이름의 바위봉우리란 뜻일 것이다. 하지만 석은의 어원(語源)은 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기장 군지(郡誌)에 예부터 정관면 병산리의 배산(背山)인 석은덤을 큰덤산 또는 대둔산(大屯山)이라 불렸다고 기록되어 있을 따름이다.



정상에서의 조망(眺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사방으로 시야(視野)가 열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은 연무(煙霧)로 인해 주변의 모든 산하(山河)들이 흐릿하게 나타나고 있을 따름이다. 아쉽지만 다른 이의 글로 그 풍광을 대신해 본다. <정상에 서면 시원한 조망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서쪽으로 멀리 고당봉이 뾰족하고 그 앞으로 철마산과 백운산, 망월산, 문래산, 거문산 줄기가 선명하다. 북쪽으로는 해운대CC 골프장과 시명산 대운산이 멀리는 천성산 1,2봉과 그 넘어 신불산, 영축산이 가늠된다. 동쪽으로는 울산시가지와 온산공단, 그리고 동해바다가 푸르다. 그 바닷가에 자리 잡은 고리 원자력발전소가 눈에 들어옴은 물론이다. 남쪽으로는 달음산이 역광에 검게 보이고 멀리 해운대 장산까지도 보인다.>



하산을 시작한다. 왔던 길로 20m정도 되돌아가 자그마한 사설(私設) 정상표지판이 매달려 있는 소나무에서 왼편으로 간다. 넓고 완만한 내리막길을 5분 정도 내려가면 철제 펜스(fence)가 길을 가로막는다. ‘출입금지팻말까지 걸려있는 걸로 보아 예전에는 통행을 제한했었던 모양이지만 지금은 개방이 되어 있다. 아니 낡은 철망을 그대로 내버려 둔 것으로 보아. 차단막을 설치했던 목적이 이미 다했지 않나 싶다.



펜스를 통과하면서 길가에 억새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범위는 점차 넓어져 간다. 비록 광활하지는 않지만 가을철에 찾는다면 또 다른 볼거리가 될 수도 있겠다. 억새가 우거진 때문일까? 가는 길에 만나게 된다는 웅덩이를 발견할 수가 없었다. 때문에 억새군락지로 들어가는 샛길도 눈에 띄지 않았다. 덕분에 난 웬만큼 소문난 억새 산에 버금갈 정도로 광활하다는 억새군락지를 구경하지 못했다. 아쉬운 일이다.



잠시 후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삼거리를 만난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오른편으로 가면 장안목장, 길이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내려가서는 안 되는 길이란다. 삼각산은 이정표(불광산/ 장안목장/ 석은덤·철쭉산책로)가 가리키고 있는 왼편의 불광산 방향이다. 이정표를 보면 조금 전에 지나왔던 능선을 철쭉산책로라고 표기하고 있다. 지금은 비록 억새들 차지이지만 봄철이면 그 주인은 철쭉들로 바뀌나 보다.



정상에서 내려선지 15분쯤 지나면 또 다른 입산통제 안내판이 나타난다. 사전 신고 없이 입산을 한 경우에는 200만원의 벌금을 물리겠다는 서슬 시퍼런 경고의 문구를 담고 있다. 글씨가 다 지워져버린 다른 안내판에는 누군가가 일광영농이라고 적어 놓았다. 일광영농에서 산양삼 등의 귀한 약재라도 심어 놓았나 보다. 아무튼 산길은 이곳에서 왼편으로 방향을 튼다. 옛날에는 경고판 뒤로 길이 나있었던 모양이지만 지금은 흔적도 없다. 물론 이정표(불광산/ 석은덤·병산마을)에도 표기되어 있지 않다.



계속해서 임도를 따른다. 그리고 8분 후에는 또 다른 갈림길을 만난다. 길 찾기에 주의가 필요한 지점이다. 삼각산은 이곳에서 오른편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웃자란 억새들로 인해 들머리가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는 이정표(장안사/ 불광산/ 석은덤)를 가운데에다 놓고 무조건 오른편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자칫 왼쪽에서라도 찾을 경우에는 길가를 따라 쳐진 철망으로 인해 엉뚱한 곳으로 가버릴 수도 있음을 유념한다.



혹시 계곡을 떨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들게 만들던 오솔길이 잠시 후에는 능선의 모양새로 되돌아온다. 그리고 7분 후에는 질매재에 내려선다. 글씨가 다 지워진 이정표가 하나 나무에 걸쳐져 있는데, 누군가가 매직(magic)으로 방향표시를 해 놓았다. 삼각산은 직진이고 오른편으로 내려가면 용소골이란다. 왼편은 장안사 방향이지만 아쉽게도 표기가 되어 있지 않다.



질매재를 지나면서 또 다시 오름길이 시작된다. 그것도 제법 가파른 오르막길이다. 길가에는 어른들의 키를 훌쩍 넘기는 진달래나무들이 즐비하다. 누군가 이곳을 진달래 명소로 꼽더니 사실이었던 모양이다. 아무튼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봄철에라도 찾는다면 연분홍 꽃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에 마음껏 취해볼 수도 있겠다.



그리고 작은 봉우리 두어 개를 더 넘으면 어느 이름 없는 봉우리 위에 선다. 질매재에서 17분 만이다. 삼각산은 이곳에서 오른편 방향이다. 하지만 왼편으로도 길의 흔적이 보인다. 혹시 장안사로 내려가는 길이 아닐까 싶다.



갈림길을 지나면서 산길은 가팔랐던 기세를 현저하게 누그러뜨린다. 급할 게 없다는 듯이 서서히 고도를 높여가는 모양새이다. 그렇게 5분쯤 더 걸으면 바위와 흙이 절반쯤 섞여 있는 삼각산 정상이다.



서너 평 남짓한 공터로 이루어진 정상은 자그만 정상표지석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특별히 눈에 담아둘만한 볼거리는 일절 없다. 조망까지도 막혀 있으니 머물러 있을 필요도 없다. 그냥 지나쳐버리는 이유이다.



어설픈 바윗길을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서면 나이 먹은 소나무 몇 그루가 지키고 있는 중봉(469m)이다. 그런데 이 정상석에 문제가 좀 있어 보인다. 조금 전에 올랐던 삼각산의 정상석과 마찬가지로 삼각산이라는 같은 이름을 새겨 놓은 것이다. 삼각산이 두 개나 되는 셈이다. 아무리 지역 산악회에서 세운 것들이라고 하지만 시정되어야 할 점이 아닌가 싶다.



중봉에서는 조망이 트인다. 잠시 후에 오르게 될 하봉과 그 왼편으로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 바닷가에 뽈록하니 솟아오른 건물은 고리원자력발전소일 것이다.



또 다시 바윗길을 내려선다. 짧은 것은 같지만 그 모양새는 아까 상봉을 내려설 때 보다는 훨씬 더 바윗길답다.



그리고 잠시 후에는 하봉(359m)에 올라선다. 이곳에도 정상표지석이 있었던 모양이나 지금은 좌대(座臺)만이 남아있을 따름이다. 누군가 일부러 없애버린 게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똑 같은 이름이 새겨진 정상석이 이곳에도 세워져 있었다는 것일 게고 말이다.



하봉에서의 조망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이 뻥 뚫려 있기 때문이다. 대운산과 좌측의 시명산은 물론이고 울산 온양공단과 동해바다가 한눈에 잘 들어온다. 조망이 트일 때마다 보였던 고리원자력 건물이 훨씬 더 또렷해졌다.



본격적인 하산이 시작된다.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곧장 내려서지를 못하고 왔다갔다 갈지()자를 쓰고 나서야 아래로 내려설 수 있으니 엄청나게 가파르다고 보면 될 것이다.



급하게 떨어져 내리던 산길이 언제부턴가 또 다시 유연해졌다. 이후부터는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고도(高度)를 낮추어간다. 그렇게 17분 정도를 진행하면 안부에 이른다.



4분 후 헬기장을 지난다. 웃자란 잡초들에 점령당하고 있는 걸로 보아 사용하지 않은지 꽤 오래된 모양이다.



이후로도 산길은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고도를 낮추어간다. 이 구간에서 산길은 모든 봉우리를 다 오르는 것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가끔은 봉우리를 피해 좌우로 우회(迂廻)를 시키기도 한다.



그렇게 28분 정도를 진행하면 멋진 바위전망대를 만난다. 장안사와 그 주변 풍경이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인다.





전망대를 지나자마자 직벽(直壁)에 가까운 바윗길이 나타난다. 절벽에 가깝지만 다행히도 안전로프가 매달려 있다. 주의만 기울인다면 큰 어려움 없이 내려설 수 있다는 얘기이다.




날머리는 장안사 주차장

바윗길만 내려서면 산행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10분이 채 안되어 도로에 내려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서 몇 걸음만 더 걸으면 장안사 주차장에 이르게 되면서 오늘 산행이 끝난다. 주차장에 이르자마자 옆 계곡으로 내려가 물속에 들어앉고 본다. 물론 옷은 입은 채로이다. 인근이 관광지이다보니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가끔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계곡은 몸을 씻기에 충분할 정도로 물이 많았다. 산의 높이나 범위로 보아 의외가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오늘 산행은 4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중간에 쉬었던 시간이 채 10분이 되지 않으니 오롯이 걸은 시간으로 보면 되겠다.



시간이 나면 주차장 곁에 있는 장안사에라도 들러볼 일이다. 장안사(長安寺)673(신라 문무왕 13)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한다. 창건 당시에는 쌍계사라 불렀는데, 애장왕이 다녀간(809) 후에 장안사로 개칭하였다. 임진왜란 때 모두 불에 탄 것을 중창과 중건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새로 지은 사천왕문(四天王門)을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절 마당에 있는 세 그루의 단풍나무가 눈길을 끈다. 높이가 2~3m 정도 되는데 가지가 뒤엉켜 올라가고 있는 모습이 잠깐의 눈요깃거리로 충분하다. 그리고 뒤이어 보물로 지정되었다는 대웅전이 나타난다. 참고로 경내에는 대웅전(보물 제1771), 명부전(부산시 유형문화재 제106). 웅진전, 산신각, 종각 그리고 석가모니의 진신사리(眞身舍利) 7과를 모시고 있다는 ‘3층석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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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6.09.21 05:47

    첫댓글 멋진 산행기록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 16.09.21 08:05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아침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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