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중요한 기록이 있다.
사단법인 평화나무가 입수한 1982년 한경직 목사를 인터뷰한 자료이다.
"그때 서북청년회라고 우리 영락교회 청년들이 중심되어 조직을 했시요.
그 청년들이 제주도 반란사건을 평정하기도 하고 그랬시요.
그러니까니 우리 영락교회 청년들이 미움도 많이 사게 됐지요"
제주도 4.3 사건 학살을 저지른 서북청년회의 본거지가 영락교회였고, 여기에 주류 개신교가 가담했다는 정황을 입증해주는 또 하나의 중요한 자료이다.
성경은 한 인물의 공로만 기록되어 있지 않다. 그 사람의 치부와 허물 그리고 의지적 범죄행위까지 낱낱히 전해준다. 이는 후대에 좋은 부분은 모델로, 나쁜 부분은 반면교사로 삼으란 뜻이리라
한국교회도 마찬가지다. 개신교계 원로들의 공로만 내세워 치적 쌓기, 영웅 만들기에 매진하기 보다 친일과 반공에 가려진 이들의 흑역사와 치부를 마주해야만 온전한 회개가 이루어지고 통렬한 반성과 성찰이 가능한 것이다.
지금도 숭실대에 가면 한경직 기념관이 있고, 광나루 장신대에는 한경직 기념 예배당이 있다. 한경직 목사의 미담은 차고도 넘친다. 그러나 그의 어두운면은 거의 공론화되지 않았고 가려져 있다.
신학교에서 그리고 교회 현장까지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다음세대에게 확실히 알려주어야 한다. 그래서 스스로를 속이려는 기만과 비극이 한국교회 안에서 반복되지 않게 해야만 한다.
그 언젠가 한경직 목사를 대신하여 영락교회 담임목사와 당회, 제직회와 교인들 그리고 개신교 원로들과 리더들이 제주 4.3 희생자 유족들을 찾아가 진정으로 사죄하며 참회하는 역사가 하루속히 일어나길 간절히 기도한다.
첫댓글 진정으로 사죄하며 참회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