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 12:22-23]
너희는 우슬초 묶음을 취하여 그릇에 담은 피에 적시어서 그 피를 문 인방과 좌우 설주에 뿌리고 아침까지 한 사람도 자기 집 문밖에 나가지 말라. 여호와께서 애굽 사람을 치러 두루 다니실 때에 문 인방과 좌우 설주의 피를 보시면 그 문을 넘으시고 멸하는 자로 너희 집에 들어가서 너희를 치지 못하게 하실 것임이니라.."
우슬초 - 박하과에 속하는 키가 작고 보잘것 없는 식물로(왕상 4 : 33) 팔레스틴등지에서 흔히 발견된다. 이것은 잎사귀에 털이 많아 액체가 쉽게 들러붙고, 또한 줄기에 힘이있어 짧은 막대기로 사용할 수도 있었다(요 19 : 29). 이것은 문둥병자를 정결케하는 의식에 사용되었으며(레 14 : 2-7), 붉은 암송아지를 희생 제물로 드릴 때도 사용되는(민 19 : 2-6) 등 구속과 정결의 도구로 성경에서 자주 언급되었다. 문 인방과 좌우 설주 <12 : 7>.
아침까지 - 아침까지 한 사람도 집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는 점을 생각할 때 우리는 이스라엘 민족이 아빕월 15일 아침에 출애굽의 첫 발을 내디뎠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문 밖에 나가지 말라 - 어린 양의 피로 적셔진 문 하나 사이로 죽음과 생명이 교차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문설주에 피를 발랐다 하더라도 죽음의 천사가 방문한 그 밤에 집 밖으로 나간다면 그는 죽음을 면치 못할것이었다. 이처럼 우리의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과 그 보혈의 능력을 믿는 믿음(순종)으로 이뤄진다(계 7 : 3,4).
피를 보시면...넘으시고 - <12 : 13>. 멸하는 자 - '벌하는 사자'(시 78 : 49)로도 표현되었다. 즉 '장자를 멸하는'(히11 : 28) 죽음의 천사였다. 여기서 우리는 본절 앞 부분의 '여호와께서...두루 다니실 때에'라는 말과 연관해 보면 하나님께서 애굽 전역을 두루 다니시며, 죽음의 천사를 친히 지휘하셨음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임재는 죄인에겐 파괴와 멸망을 가져오며, (구속의 피로 정결케 된) 의인에게는 보호와 생명을 가져오는 2중적 역할을 함을 발견할 수 있다.
[출 12:13]" 내가 애굽 땅을 칠 때에 그 피가 너희의 거하는 집에 있어서 너희를 위하여 표적이 될찌라 내가 피를 볼 때에 너희를 넘어가리니 재앙이 너희에게 내려 멸하지 아니하리라..."내가 피를 볼 때에 너희를 넘어가리니 - 피는 생명이다(창9 : 4). 따라서 피흘림은 생명의 허비 즉 죽음을 의미하므로 죽음의 천사가 다시 죽음의 피가 발려 있는 집을 칠 필요는 없었다.
따라서 이 유월절 어린 양의 피는 죽음을 통하여 생명을 탄생시키는 구속의 피이다. 즉 일찍이 에덴 동산에서 가죽을 만들기위해 잡은 짐승의 피로 예표되었듯이(창3 : 21), 장차 십자가 위에서 죄인들의 죄를 속하기 위해서 흘리실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피를 상징한다. 따라서 본절은 그리스도의 보혈을 통해서만 죽음으로부터 생명을 건질 수 있음을 뚜렷이 계시하고 있는 복음의 말씀이다(요 6 : 54 ;엡 1 : 7 ; 벧전 1 : 19).
[엡 1:7]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은혜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피로 말미암아 구속 곧 죄 사함을 받았으니..."-그의 은혜에 풍성함을 따라 - 이것은 바울 특유의 전형적인 표현 방식이다(Robertson, 18절;2:7;3:16; 롬 2:4;9:23; 빌 4:19; 골 1:27). '은혜의 풍성함'은 고갈을 모르는 하나님의 은혜를 나타내는 것으로, 그리스도인의 완전한 사죄를 가능케 하며 신자의 은혜로운 삶의 근거가 된다(Hendriksen).
그의 피로 말미암아 구속 곧 죄 사함을 받았으니 - '구속'에 해당하는 헬라어 '텐아폴뤼트로신'은 노예들이 자유를 얻거나 죄수들이 석방되기 위하여 돈을 지불하는 속전(贖錢)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Wood). 신약성경에서 구속은 두 가지 시상으로 나타난다. (1) 그리스도의 죽으심으로 현재에 누리고 있는 구속을 가리킨다(롬 3:24; 고전 1:30; 골 1:14). (2) 장래에 누리게 될 종말론적인 구속을 가리킨다(14절;4:30; 눅 21:28; 롬 8:23).
본절은 두 가지 시상 중 전자,곧 현재에 누리는 구속을 의미한다(Lincoln). 또한 본절의 '아폴뤼트로신'에는 '텐'이라는 판사가 붙어 있다. 이는 구속의 실재성을 강조해준다. 이러한 '구속'은 본절에서 '죄사함'과 동일시된다. '사함'에 해당하는 '아페신'은 문자적으로 '해방'을 의미하는 것으로 칭의와 화해를 암시하며 '죄'의 헬라어 '파라프토마톤'은 복수로서 불순종의 행위와 범죄를 시사한다(Wood). 따라서 '죄사함'은 죄로 인하여 파생되는 모든 결과에서 해방된 것을 뜻한다.
이와 같이 본 구절에서 '구속'이란 용어와 '사함'이란 용어가 함께 쓰인 것은 그리스도의 속죄의 완전성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한편 '그의 피로 말미암아'의 헬라어 '디아 투 하이마토스'에서 '디아'는 도구격으로 사용되어 그리스도의 희생제사를 암시한다. 바울은 구속의 수단인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을 명백히 밝힘으로 그리스도의 사역과 자기 백성을 해방시키는 하나님의 사역을 연결시키고 있다(Lincoln, Bru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