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마트 공룡 코스트코, 천안 ‘침공’

[선데이]

글로벌 마트 공룡 코스트코, 천안 ‘침공’

市, 12일 건축허가...시민단체·상인들 반발 “지역상권 잠식” 우려

시민단체와 지역중소상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미국계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의 천안 제3일반산업단지(서북구 백석동) 확장부지 내 입점을 위한 건축허가가 12일 처리됐다.

이에 천안지역은 올해 말 백석동에 이마트가 입점하고 코스트코까지 영업을 개시하게 되면 인구 5만 명당 1개꼴의 대형마트가 들어서게 된다.

전국의 대형마트 평균 인구수가 12만 명 당 1곳인데 반해 천안은 2배 이상의 대형마트가 들어서는 과포화 상태를 맞게 됐다.

특히 지역 국회의원과 중소상인들이 지난달 말 기자회견을 열고 시에 부지계약 취소 등을 요청한 바 있어 시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천안시는 제3산단 확장사업 시행자인 특수목적법인 천안 제3사이언스컴플렉스㈜에 20%의 지분을 출자한 상태임에도 건축허가와 관련, 별다른 의견을 달지 않았기 때문이다.

12일 시와 중소상인살리기 충남네트워크에 따르면 시는 ㈜코스트코 코리아가 지난 9월 25일 신청한 건축허가를 이날 처리했다.

코스트코 코리아는 천안시 서북구 차암동 제3일반산업단지 내 지원시설부지에 연면적 3만113.22㎡, 4층 규모의 판매시설에 대한 건축심의를 신청했다.

이에 앞서 제3산단 시행사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케이유피에서는 지난 4월 13일 코스트코와 지원시설부지 2만3579㎡를 약 249억 원에 분양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건축허가 검토과정에서 중소상인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시 지역경제과는 ‘점포 등록 전에 중소기업청과 상호 원만하게 합의해 대안을 마련하라’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해당 산업단지 지구단위 계획 등을 수립하고 시행사에 지분을 투자한 기업지원과에서는 별다른 의견을 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중소상인을 보호한다는 정책의 이면에 대형마트에 땅 장사를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와 관련 시 건축과 관계자는 “서류 검토과정에서 건축법이나 기타 법령에 저촉되는 사항이 없었다”며 “보통 처리기간이 1개월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내부적으로도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구 박완주 국회의원(민주통합당·천안을) 측은 “당황스럽다”며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 국회의원이 앞장서서 (입점) 반대의견을 냈음에도 전화상으로 아무런 연락조차 없었다는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코스트코와 대화의 장을 여는 등 의원실 차원에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역 시민단체 등에서도 일반 대형마트에 비해 매출규모가 큰 코스트코가 입점하게 된다면 지역상권의 초토화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천안아산경실련 정병인 사무국장은 “코스트코의 평균 매출액은 약 3000억 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매출이 좋은 대형마트에 비해 2배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코스트코 입점으로) 지역의 나들가게, 전통시장과 중소상인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경북 울산의 윤종오 북구청장은 지난 2010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대형 할인점이 들어설 경우 지역 중소상인이 피해를 본다’는 이유로 코스트코의 건축허가 신청을 반려한 바 있다.

입력 : 2012/11/14   이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