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27일 화요일 오후1시
백양산입구 정자에 앉아있다. 날씨는 흐리고 바람은 솔솔하다. 오전에는 빨래해서 늘어놓고 나왔다.
24일 토요일, 금산회원중에 함양에 촌집을 사서 수리하여 가끔씩 가서 쉬고 온다고했다. 우리 회원들의 요청에 그가 응하여 1박2일의 일정을잡은 것이다. 24일 25일 양일간 함양을 가기로하여 토요일 오후1시에 차 두대로 출발했다. 2대의 차는 출발 편의를위해 따로 출발하기로 했다. 진영휴게소에서 만나기로 약속, 화명동과 교대입구에서 출발하여 약 한시간을달려 2시경에 진영휴게소에서 만났다. 그리고 쉼터에 자리잡아 집에서 만들어온 잡채, 매운땡초 부추지짐이와 김밥 그리고 소맥으로 잠시 배를 채우는 즐거운 시간을 가진후 네비게이션에 주소를찍고 출발한다. 3시간반을 달려 함양읍 시장에있는 마천정육점에서 한우 2Kg을 사고 함양군청근방 큐마트에서 각종의 채소류와 소주와 맥주, 음료를 사서 출발, 약15분 거리의 목적지에도착 짐을 푼다. 지리산 깊은골짝 집앞에는 맑은계곡물이 청량한 소리를 내면서흐르고 살짝 어둠이 깔리는 몇집 안되는 산골 마을은 계곡따라 길게 옹기종기 산을등지고 앉아있다. 길은 시멘트포장이 되어있는 외길, 계곡에걸린 다리를건너 겨우 한대의 차가 다닐수있는 목적지 집앞에 차를 세운뒤 짐을 내리고 조금 더 올라가서 작은 여유공간에서 차를 돌려 조금은여유가 보이는 다리에 바짝부쳐서 차 2대를 세운다. 좁은 산길 그길따라 산을 넘으면 전라도 장수라고했다. 마을 들어오는 입구에서 좌측으로 방향을틀면 전라도 남원이다. 길 안내판에 3,8Km로 표시되어있다. 가까운 거리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선이 되는 곳이다.
저녁은 마당에서 화덕에 불을피우고 솥뚜껑을 얹어 쇠고기를 굽고 각종 버섯과 채소로 한상을 차리고 소주와 맥주 또한 빠질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반주없는 흥겨운시간, 이웃이 듬성듬성 떨어져 있기에 우리의 소란스러움은 계곡물소리와 깊고 나무가 무성한 산속으로 빨려들어 가는것 같다.
나머지 여흥은 화투, 돈은 걸었지만 마지막엔 다 돌려주어 승리없는 게임이었다.
이튿날, 밤새 설친잠이었지만 그렇게 피곤하지 않다.
시끌벅적, 아침을 깨우고 집주인과 둘이서 가까이 있다는 절을찾아 올라갔다. 가는길, 길가에는 바알갛게 익은 감들이 떨어져 성한감, 뭉개진감이 지천으로 깔려있고 감나무에는 잘익은 감들이 휘어진 가지를 붙들고 간신히 버티고있다. 밤송이들도 여기저기 흩어져있고 나무에는 입을 쩌억벌린 밤송이들이 곧 떨어질것 처럼 매달려있다. 산지를 개간하여 그리 넓지않는 논에는 누우런 벼가 고개를 숙이고있는 그야말로 풍성한 가을의 정경이다. 한참을 올라 크지는 않지만 아담하고 정갈한 절에서 잠들어있는 불심을 건드려보고 내려오는길 떨어진 감과 곧 떨어질것 같은 감 몇개를주어 숙소로 돌아왔다. 곧바로 차를 가지고 함양 장으로가서 실한 토종닭 두마리와 옺과버섯 녹두등 닭과함께 끓일것을 사서 돌아온다. 벌써 화덕의 쇠솥에는 물이 펄펄 끓고 있었다.
닭백숙을 만드는사이 뒷 산 시멘트 포장길을 올라본다. 여기도 가파른길 옆 산쪽으로 감나무 밤나무가 잘익은 열매를 풍성하게달고 서있다. 집은 띄엄띄엄 한채식 있다가 곧 좁은 시멘트길만이 꼬불꼬불 산위로 숨어들어간다.
숙소로 돌아오니 벌써 잘익은 백숙이 냄비에담긴 야외 식탁을 중심으로 빙둘러 열심히들 먹고있다. 내 몫으로 담아놓은 대접에 닭다리 두개가 푸짐하다. 커다란 닭다리를 뜯고 녹두와 찹쌀이 들어간 닭죽은 정말 일품이다. 닭고기는 시골닭답게 쫄깃쫄깃 그 맛을 배가시킨다. 정말 행복한 아침이다. 쉬었다가 집안을 깨끗이 정라하고 오후3시에 출발한다. 출발후 톨게이트로 들어가는 갈라지는 길에서 서로가 엇갈려 부산방면 진영휴게소에서 만나기로 한다. 일요일 오후 고속도로는 그냥 주차장꼴이다. 소변이 마렵기 시작하더니 점점강도가 심해졌다. 다른길을 돌아 톨게이트 사무실 건물로 들어가서 직원들 화장실을 이용했다. 일요일이라 사람은 없었다. 간신히 위기를 모면하고 차들에 밀리면서 진영휴게소 도착, 뒤따라온 그들도 차를 제대로 세우기도전에 화장실로 뛰어간다.
아직 든든한 뱃속이였지만 휴게소의 우동맛은 봐야한다며 한 그릇씩을 비운다.
부산에 도착하니 밤 9시다.
피곤했으나 기분은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