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이 장군의 죽음을 생각하며
조선에서 대표적인 억울한 죽음으로 남이의 죽음을 많이들 이야기한다.
세조의 인척이 되는 남이는 이시애의 난을 평정해 공신이 되고 병조판서가 되는 등 젊은 나이에 너무 잘 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남이를 편애하던 세조가 죽고 젊은 예종이 임금이 되자 사정이 달라졌다.
젊은 예종은 같은 젊은 나이의 남이가 아버지 세조의 편애를 받은 게 심통이 났는지
아니면 라이벌 의식이 생겼는지 몰라도 남이를 쌀쌀하게 대하며 병조판서도 물러나게 했다.
한편 조선의 고변전문가 유자광은 한명회를 비롯한 권신들이 새임금인 예종에게 충성심을 보여주기 위해
누군가를 제물로 삼아 참극을 한판 벼르고 있는 걸 동물적인 감각으로 눈치챘다.
유자광은 생각에 잠겼다. 누구를 고자질해야 늙은 여우같은 권신들과 새로 등극해 권위를 세우고 싶은
예종의 구미에 당길까. 남이가 적당했다. 평소 솔직하고 거침없고 남자다움을 뽐내던 남이야 말로
조선의 정치판에서는 제물 감으로 딱 이었다. 드디어 유자광의 고변으로 참극이 시작 되었다.
진실1%와 거짓99%로 짜 맞춘 유자광의 상소가 한명회를 비롯한 조정의 늙은 여우들과 권위의식에 불타는
신임 왕인 예종에게 던져졌다. 이건 마치 기름종이를 불속에 던진 것과 같았다.
예종과 늙은 여우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남이를 국문 장에 꿇어 앉혔다. 국문이 시작되고 남이의 정강이 뼈가 부러졌다. 남이는 더 이상 때리지 말라고 절규하며 내가 역적질을 했다고 거짓 자복을 한다.
누구 누구와 역적모의를 했느냐고 신문하며 또 매 타작을 하고 뼈를 부러뜨리자 남
이는 고만 때리고 술 한 잔만 내려 달라고 했다. 술을 한잔 천천히 들이킨후 귀기스런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국문장에 둘러서 있는 대신들을 쭉 돌아보았다. 대신들은 모두 사색이 되어 남들 뒤로 숨기 바빴다.
남이는 씁쓸하게 웃으며 둘러선 대신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이들도 나와 같이 역적모의를 했다고 말한다.
예종은 남이가 손가락으로 지목한 대신들 중 자신의 장인인 한명회와 몇몇 늙은 여우들은 빼고
나머지는 모두 남이와 함께 저자거리에서 사지를 찢는 거열형에 처한다.
이런 비극은 종로에 있는 창덕궁에서 벌어졌다. 창덕궁은 한명회가 살생부를 만들어 대신들을 참살한
계유정난을 일으킨 곳이기도 하다. 남이의 억울한 죽음은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과 같은 것이다
예종은 남이의 집과 처첩과 노비를 모두 유자광에게 내렸다.
유자광은 잘 먹고 잘 놀다 늙어서 자연사 했다. 이러니 남이의 영혼인들 제대로 영면할수 있겠는가.
우리나라 무당들이 남이를 단골로 모시고 점이나 굿을 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런 억울함도 세월이 지나니 한낱 세인들의 이야깃거리 감 밖에 안 될 뿐이다.
지금도 억울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냐만 우리 사는 세상이 원래 그런 것이다.
순리나 이치대로 되는 게 아닌 것이다. 문재인과 전두환은 극대비 되는 인물이다.
한 사람은 나라를 말아먹기 직전까지 갔는데도 감옥에 가기는커녕
백여명의 경호 인력에 둘러쌓여 잘 지내고 있고
한사람은 위기일발의 나라를 구했음에도 천만 명이 보는 영화에 천하의 악당으로 묘사되 있다.
남이만큼 억울한 일이다. 그리고 지금도 감옥에 있는 최순실 역시 남이만큼이나 억울할 것이다.
(글 배명수)
<장재영 교장님이 주신 카톡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