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경건해 보이지만 가장 위험한 신앙은 이기심이라는 독극물이 섞인 신앙이다. 이기심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무색무취의 독과 같아서 알아차리기 쉽지 않고 그것을 소유하고 있는 본인조차도 때론 착각할 정도로 깊은 곳에 숨어 있다. 이기심의 독에 중독되면 가장 열심히 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계속 자신의 이익을 계산하고 철저히 자신은 숨기면서도 자기중심적인 신앙인이 된다. 모든 것을 자신이 판단하고 자기가 결정하면서 겉으로는 신앙을 내세운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대하는 것은 참 어렵다. 예수님 당시의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그랬다. 저들은 행동으로는 철저한 사람들이었다. 종교적이었고 나아가 신앙적인 것처럼 비췄다. 그렇게 그들은 영적으로 백성들 위에 군림해서 백성들의 영적 지도자가 되었지만, 예수님의 눈에는 이기심의 독에 중독된 빗나간 신앙인들이었다.
이런 사람들은 하나님의 영광과 이웃사랑이라는 원칙보다는 자신이 드러나고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만 열정적으로 일하고 자신이 드러나지 않으면 팔짱을 끼고 오히려 진행하는 사업이 성공하지 못하길 마음속으로 기대한다. 그런데 이런 이기심의 독은 아주 넓게 그리고 매우 일반적으로 퍼져있는 무서운 독이다.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설마 내 이야기는 아니겠지 하고 생각하겠지만 이 글을 쓰는 필자도 예외는 아니다. 이기심은 예수님을 벗어나면 언제든지 거대한 파도처럼 우리의 영혼에 넘실거린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거족적으로 메시아의 강림을 기다려왔다. 너도나도 입만 열면 그분이 오실 것이라고 그들의 기대와 소망을 이야기해 왔다. 그러나 정작 저들의 마음과 생활에 있어서는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떠나있어서 구주의 참된 성품과 사명 그리고 그분의 본질적인 사역에 대하여는 매우 무지했다. 자신들이 바라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이기적인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메시아가 왔으나 메시아인지 몰랐다.
(요 1:9)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이 있었나니 (요 1:10) 그가 세상에 계셨으며 세상은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되 세상이 그를 알지 못하였고 (요 1:11)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하지 아니하였으나
이미 저들의 신앙은 이기심이라는 독이 퍼져서 분별력을 상실했고 사탄은 그들이 구주를 거절할 수 있도록 그동안 철저히 준비시켰다. 그들은 인류의 구주가 아닌 자신들의 메시아, 이스라엘의 영웅, 로마로부터 저들의 민족을 구원할 민족의 메시아를 기다렸던 것이다. 그들은 죄악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인류의 구원이나 자신들을 그 이기심으로부터 건져 내실 그리스도에게는 관심이 없고 오직 세속적 권력에 집착했다.
그렇다면 이런 이기심에 중독된 신앙은 이스라엘 사람들만의 경험일까? 아주 사소한 일에서부터 큰일까지 우리가 행동하고 결정하고 판단하는 것이 이스라엘 사람들과 뭐가 다른가? 저들의 잘못과 실수를 지적하지만 정작 우리 자신이 그렇게 행동하고 그런 노선을 선택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스도께서 초림 하실 때 국가적인 이스라엘의 상태가 그분이 다시 오실 시간이 임박한 지금 영적 이스라엘의 상태와 매우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사탄은 지금 기민하게 움직이며 소위 교회 안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스스로 자만하게 하고 “불의의 모든 속임으로”(살후 2:10)로 역사하고 있다. 교회 안에 이기심의 독을 풀어서 사람들이 이 맹독에 중독되어 죽어가게 한다. “나, 나, 나” “자기, 자기, 자기” “우리, 우리, 우리”를 외치면서 나에게 좋으면 모두 좋고 나에게 안 좋으면 모두 싫은, 결국은 이스라엘 민족처럼 인류의 구주가 아닌 내가 만든 구주를 기다리다가 그리스도의 재림을 거절하게 될지도 모른다.
(사 60:2) 보라 어둠이 땅을 덮을 것이며 캄캄함이 만민을 가리려니와 오직 여호와께서 네 위에 임하실 것이며 그의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니
하나님 아버지! 혹시 우리가 그 이스라엘 민족은 아닌지 오늘 우리의 신앙을 점검해 봅니다. 하나님을 입에 달고 사는 우리가 가장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 신앙인이 될 수 있다는 이 사실 앞에서 두려움을 느낍니다. 예수님이 중심이 아닌 내가 중심이 되어야 하고 자신이 그 중심에서 조금이라도 밀려나면 불안하고 못 견디는 신앙 자체가 아닌 존재감으로 살아가는 나약한 신앙인이 아닌지 주님, 우리도 주님처럼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반석 같은 믿음 되게 하셔서 언제나 너그럽고 풍성하며 여유가 있는 신앙인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