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대성당[Milan Cathedral ]
1386년, 대주교 안토니오 다 살루초는 옛 로마 유적지—밀라노의 정중앙 지점으로 모든 주요 도로가 이곳에서 뻗어나가는—자리에 십자형 네이브와 트랜셉트로 이루어진 고딕 양식의 대성당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로 인해 고딕 양식이 알프스를 넘어 북구에서 이탈리아 본토에 전해지게 되었다. 그러나 그 후 500년 가까이, 때로는 재정상의 문제로, 때로는 설계상의 문제로 큰 진척 없이 공사는 더뎌지게 된다. 그 결과 건물의 외양은 시각적 모순투성이가 되어버렸다. 육중하면서도 섬세하고, 혼란스러우면서도 영감이 빛을 발한다. 수많은 피너클에 플라잉 버트레스, 복잡한 격자무늬 창살로 장식한 동쪽 앱스는 프랑스 고딕 스타일, 팔각형의 르네상스 쿠폴라, 17세기 양식의 복도, 18세기 스타일의 스파이어, 거기에 신고전주의 파사드까지. 스파이어와 가고일, 대리석상으로 가득한 경이로운 지붕은 도시에 멋진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 엄청난 규모—축구 경기장의 1.5배 넓이로 약 11,706제곱미터에 달한다—는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과 스페인의 세비야 대성당 다음으로 가톨릭 대성당으로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다. 다섯 개의 아일이 입구에서 제단까지 이어지고, 거대한 석조 기둥이 네이브를 지배하는 실내는 4만 명의 방문객을 수용할 수 있다. 벽과 벽감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조각 작품들로 채워져 있는데, 총 3,159개의 조상(彫像) 중 2,245개는 건물 외부에서만 볼 수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조각상은 '작은 성모'라는 뜻의 <마돈니나(Madonnina)>로 가장 높은 스파이어 위에 서 있으며 3,900장의 금박으로 덮여 있다. 싫든 좋든 간에 밀라노 대성당(두오모 디 밀라노)은 이런 고생스러운 프로젝트에 달려들 수 있는 정신 나간 자들의 하늘을 찌르는 자만심을 찬양하는 놀라운 걸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