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경(7)
‘세척진로원제해(洗滌塵勞願濟海)’는 ‘번뇌 망상 씻어내고 고통바다 어서 건너게 하소서’라는 뜻이다. 세척(洗滌)은 ‘씻어낸다’는 뜻이고, 진로(塵勞)는 ‘번뇌 망상’을 뜻한다. 번뇌 망상에 사로잡히면 윤회를 거듭하기 때문에 번뇌 망상을 씻어내야 한다. 번뇌 망상을 없애려면 번뇌 망상과 씨름하지 말고, 오직 알아차림을 해야 한다.
‘초증보리방편문(超證菩提方便門)’은 ‘깨달음의 방편문을 속히 얻게 하소서’라는 뜻이다. 꾸준히 기도하다보면, 점차 지혜로워져서 그 어떤 어려움도 능히 극복할 수 있게 된다.
‘아금칭송서귀의(我今稱誦誓歸依)’는 ‘대비주를 읽고 외워 귀의의 뜻 세운다’는 뜻이다. 기도하다보면 불법승 삼보(三寶)에 대한 신심(信心)이 쌓이면서 부처님께 지심으로 귀의하게 된다.
‘소원종심실원만(所願從心悉圓滿)’은 ‘원하는 일 마음대로 원만하게 이루어지다’라는 뜻이다. 무언가를 바르게 성취하려면 욕망, 집착, 번뇌 망상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사람은 다 이렇게 살지 않는가’라고 게으른 마음을 내면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고통 받는 중생의 삶에서 벗어나려면 열심히 기도해야 한다. ‘왜 힘들게 기도하고 수행해야 하느냐’ 하면, 좋은 결실을 맺으려면 하기 싫거나 힘든 일도 능히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기도하며 살면 안 될 일도 되지만, 기도는 하지 않고 욕심만 부리면 될 일도 안 된다. 남들과 똑같이 살면서 남보다 낫기를 원해서는 안 된다.
‘나무대비관세음(南無大悲觀世音) 원아속지일체법(願我速知一切法)’은 ‘자비하신 관세음께 지성기도 하옵나니, 이 세상의 모든 진리 어서 빨리 알아지다’라는 뜻이다. ‘나무(南無)’란 ‘몸과 마음을 다 바쳐 귀의한다’는 뜻이다. 마음을 가다듬는데 기도처럼 좋은 게 없다. 기도는 불가능할 것 같은 일도 가능하게 하며, 불안했던 마음도 편안하게 되어 일체법을 분명히 알게 된다. 따라서 법문 들을 때는 쓸데없는 생각을 내려놓고, 귀를 기우려 잘 들어야만 한다.
‘나무대비관세음(南無大悲觀世音) 원아조득지혜안(願我早得智慧眼)’은 ‘자비하신 관세음께 지성기도 하옵나니, 부처님의 지혜 눈을 어서 빨리 얻어지다’라는 뜻이다. 잘살려면 우주의 이치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함부로 막살면 재앙과 장애가 생기기 때문에 평소 기도를 꾸준히 하여 지혜로워져야 한다. 기도하지 않으면 교만심과 이기심이 가득 차게 마련이므로, 그런 사람에게 발전을 기대할 수는 없다.
지구는 초속 30Km로 우주공간을 질주한다고 하는데, 우리 마음은 이보다 훨씬 빨리 움직인다. 이렇듯 쉼 없이 변하는 마음을 잘 사용하려면 열심히 기도해서 지혜의 눈을 얻어야 한다. 지혜의 눈을 얻게 되면 모든 일이 잘 되고, 잘 되니까 신심이 절로 나서 절에도 잘 나온다.
‘나무대비관세음(南無大悲觀世音) 원아속도일체중(願我速度一切衆)’은 ‘자비하신 관세음보살님께 지성기도 하옵나니, 한량없는 모든 중생 어서 빨리 건져지다’라는 뜻이다. 위대한 인물은 많은 사람들에게 보탬이 되고, 기여할 수 있는 삶을 살고자 노력했다. 자기 자신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이기적인 사람은 중생을 제도할 수가 없다. 그러나 그런 사람도 열심히 기도하다보면 이기심과 업장이 녹아들면서 일체 중생을 위하는 마음이 생기고, 중생을 포용하려는 이해심이 넓어진다.
기도는 마음 가운데 불필요한 생각들을 비우는 작업이므로, ‘관세음보살’을 계속 생각하며 부르다보면 머리가 맑아지면서 잠재되어있던 지혜가 점차적으로 드러난다. 여성용 브레지어는 어머니를 위하는 마음이 지극한 한 재단사에 의해 만들어졌다. 어머니의 젖가슴이 흘러내려 불편해 하시자, 젖가슴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가슴을 지지해 주는 옷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러자 어머니는 아들이 만들어 준 옷이 너무 편하다며 이웃에게 자랑했고, 이를 본 이웃사람들이 너도 나도 만들어 달라고 했다. 마침내 재단사는 이 옷을 특허를 낸 후, 대량생산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볼펜이라 부르는 ‘볼 포인트 펜(ball point pen)’도 잉크가 떨어질 때마다 펜에 잉크를 묻혀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와 같이 좋은 물건은 중생을 이익 되게 하기 위한 지혜에서 비롯되었다.
‘나무대비관세음(南無大悲觀世音) 원아조득선방편(願我早得善方便)’은 ‘자비하신 관세음보살님께 지성기도 하옵나니, 팔만사천 좋은 방편 어서 빨리 얻어지다’라는 뜻이다.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겠다는 마음을 내다보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좋은 방편을 얻게 된다. 사람들을 위해 좋은 법문을 하다보면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는 것이 좋겠고, 저런 상황에서는 저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나무대비관세음(南無大悲觀世音) 원아속승반야선(願我速乘般若船)’은 ‘자비하신 관세음보살님께 지성기도 하옵나니, 부처님의 지혜의 배 어서 빨리 올라지다’라는 뜻이다. 비행기나 기차의 특석은 일반석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하듯이, 지혜의 배를 타려면 그만큼 수행정진을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나무대비관세음(南無大悲觀世音) 원아조득월고해(願我早得越苦海)’는 ‘자비하신 관세음보살님께 지성기도 하옵나니, 생노병사 고통바다 어서 빨리 건너지다’라는 뜻이다. 지혜롭지 못해 괴롭게 살다가도, 기도를 열심히 해서 지혜로운 사람이 되면 어떤 고통도 능히 극복할 수 있다.
‘나무대비관세음(南無大悲觀世音) 원아속득계정도(願我速得戒定道)’는 ‘자비하신 관세음보살님께 지성기도 하옵나니, 무명 벗는 계정혜를 어서 빨리 얻어지다’라는 뜻이다.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려면 계정혜 삼학(三學)을 닦아야 한다. 삼학을 닦아야 하는 이유는 탐진치 삼독(三毒)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통 받기 때문이다.
‘나무대비관세음(南無大悲觀世音) 원아조등원적산(願我早登圓寂山)’은 ‘자비하신 관세음보살님께 지성기도 하옵나니, 생사여읜 열반산에 어서 빨리 올라지다’라는 뜻이다. 열반이란 번뇌가 없는 상태인데, 육신이 남아있으면서도 번뇌가 없는 유여열반(有餘涅槃)과 육신마저 내려놓은 무여열반(無餘涅槃)이 있다.
‘나무대비관세음(南無大悲觀世音) 원아속회무위사(願我速會無爲舍)’는 ‘자비하신 관세음보살님께 지성기도 하옵나니, 하염없는 진리 집에 어서 빨리 모여지다’라는 뜻이다.
‘나무대비관세음(南無大悲觀世音) 원아조동법성신(願我早同法性身)’은 ‘자비하신 관세음보살님께 지성기도 하옵나니, 절대 진리 법성의 몸 어서 빨리 이뤄지다’라는 뜻이다.
이상의 ‘열 가지 서원문(十大誓願文)’은 관세음보살님이 ‘천광왕정주여래’ 앞에서 서원한 발원문이다. 천수다라니를 수지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모든 중생에게 자비심(慈悲心)을 일으키고, 보살의 이름을 부른 다음 열 가지 원을 세우라”고 했다.
나고 죽음(生死)은 큰일(事大)이니, 시간(光陰)을 아껴야 한다. 무상(無常)은 재빠르고, 시간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삼계고해 윤회하기를 마치 우물의 도르래 돌 듯하고 백천만겁 오랜 세월 끊임없이 돌고 돌아가니, 이 몸으로 이생에 성불하지 못한다면 다시 어느 때를 기다려 이 몸을 제도할까”라고 했다. 그리고 “백년이 잠깐인데 어찌 배우지 아니하며, 일생이 얼마 길래 닦지 않고 게으름만 피우느냐”고도 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룸비니 동산에 이르러 탄생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늘 위 하늘 아래 나 홀로 존귀하다. 삼계 모든 중생들이 고통 받고 있으니, 내 마땅히 그들을 편안케 하리라(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이를 ‘탄생게(誕生偈)’라고 하는데, 이 말씀은 서원을 세우고 수행하면서 널리 회향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한편으로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행정진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최선을 다해 중생을 교화하겠다(上求菩提 下化衆生)’는 것이다.
부처님이 이 땅에 다시 오신다면 과거 2.600여 년 전처럼 고통 받는 사람들 곁으로 다가가 속히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보살펴주시고, 고통 받는 이를 외면한 채 오직 자신의 이익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사람들 곁으로도 다가가 바른 길로 인도해 주실 것이다. 우리도 불보살님처럼 10대 서원을 세우고 수행하면서 널리 육향(六向)을 실천해야 한다. 10대 서원은 자리(自利)에 해당하고, 육향은 이타(利他)에 해당합니다. 이렇듯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마음으로 관세음보살과 아미타불께 귀의한 후, 신묘장구대다라니를 독송할 것을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