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악취 해소의지 있나?
갈수기 때 대천호수 방류? 가뭄 때는 대천 호수도 수위 낮아져
지난 8월 5일 해운대해수욕장 근처에서 악취가 난다는 제보를 확인하기 위해 구남로를 찾았다. 음악 분수에서 신나게 노는 아이들을 보며 구남로와 해안로가 만나는 지점에 다다랐을 때 시궁창 냄새가 진동을 했다. 냄새를 따라 신도시 방향 10m 지점에 이르자 악취는 더욱 심해졌다. 처음에는 오수관로에서 나는 냄새로 알았다.
인근 상인에게 악취에 대해 물어보니 올여름부터 심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구청에서도 아는 사실이라고 했다. 며칠이 지난 8일에 구청으로부터 춘천하류 악취에 대한 보도자료가 도착했다. 그 내용인즉,
해운대구가 올해 하천하수팀 신설 이후 매년 여름 고질적으로 발생했던 춘천 하류부 동백섬 일원의 악취 해소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곳의 악취는 외부 오염물질의 하천 유입, 복개하천 내부 오염물 퇴적, 간·만조 영향을 많이 받는 춘천 하류부의 지역적 특성 등 복합적인 요인이 원인으로 지적했다.
먼저 근본적인 대책인 하천으로 유입되는 오수를 차단·분리 처리하기 위한 분류식 하수관거 신설 및 확충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또 갈수기 때 대천호수를 방류해 춘천 수량을 증가시킴으로써 악취 발생을 다소나마 낮춘다고. 이외에도 춘천으로 유입되는 지선 하수박스와 관거를 조사한 후 정기적인 준설을 시행하고, 악취 차단형 맨홀 뚜껑도 설치할 계획임을 밝혔다.
<좌동 재래시장 우수관에서 대천교 아래로 흘러드는 오·폐수>
하지만 구청의 이 같은 계획에 몇 가지 의문이 든다. 먼저 갈수기 때 대천호수 방류로 춘천 수량을 증가시킨다는데 이건 억지스럽다. 갈수기 때는 대천호수도 마른다. 마른 호수에서 무슨 물을 방류한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대천호수는 소양강 댐이 아니다. 대천호수가 홍수조절용 기능을 할 수 없는 크기라는 사실은 이미 밝혀진 바 있다. 홍수조절을 못하는 호수에서 갈수기 때 물을 내보내 춘천의 수량을 늘려 악취를 잡겠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대책이다.
또한 춘천으로 유입되는 지선 하수 박스와 관거(하수도 관로)를 조사한 후 정기적인 준설을 시행한다는데, 춘천의 지천인 대천으로 유입되는 오폐수도 뻔히 알고 있으면서 아직 제대로 처리를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 실제 가능할지 의문스럽다. 특히 좌동 재래시장 방면에서 대천교 아래로 흘러드는 오폐수 문제로 그동안 현장을 확인한 구청 관계자 및 지역 의원들이 셀 수가 없을 정도다. 그런데 아직도 악취와 더불어 오폐수가 흘러들고 있으며 최근엔 거의 매일 흙탕물도 가세하고 있다.
물론 해운대구청이 하천하수팀을 신설하고 분류식 하수관거를 신설·확충하는 등, 춘천의 오염과 악취를 막고자 노력하는 의지는 높이 사고 싶다. 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오폐수가 유입되고 있는 우수관은 방치해 놓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천호수를 방류해 춘천의 악취를 잡겠다는 엉터리 해결책을 내놓은 해운대구가 과연 제대로 춘천 악취 해소를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해운대구청의 좀 더 신속하면서 세심한 대책이 아쉬워진다.
<최근 진원자를 알 수 없는 흙탕물까지 가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