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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거래처와의 식사, 상사와의 술자리처럼 사회생활에서 피할 수 없는 자리에서라면 가장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는 화젯거리는 바로 눈앞에 놓인 음식이다. 지루한 식사 시간에 꺼내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상대방에게 호감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음식의 맛도 한층 높여 그 자리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그렇다고 모든 음식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하나하나 알고 있을 수도 없는 법. 식문화 및 와인 강의로 유명한 강지영이 전 세계 음식 문화와 테이블 매너에 대한 이야기를 한 곳에 모은 책을 펴냈다. 『미식가의 도서관』(강지영 지음, 21세기북스 펴냄)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 강지영
영국 University of Kent 언어학 전공, 영국 Leith School of Food and Wine 졸업(음식 문화학, 쉐프 자격증 취득), 영국 Wine and Spirit Education Trust 졸업(와인학), 영국의 Bibendum, mossimond's 등 유명 레스토랑에서 chef로 활동, 프리랜서 캐이터러로 활동, Odd bin 와인 회사에서 샵 매니저로 활동, Overseas women's club에서 캐이터링 매니저로 활동, 現 탑테이블(top table)대표, 파티코디네이터, 음식 문화와 와인 강사, 메뉴 플래너, 레스토랑 컨설턴트 및 음식 평론가로 활동 중. 파티 코디네이터로 보졸레 누보 파티 기획과 진행, 한강 선상 와인 파티, 대기업과 각국 대사관 파티, 정명훈 음악회 등 다수. 음식 문화와 와인 강사로는 성신 여자 대학교 파티 플래너 과정, 이화 여자 대학교 FnC Korea. 중앙 대학교 산업 연구원 소믈리에 과정, 보르도 와인 아카데미, 행복이 가득한 집, 한정혜 요리 학원, 라 퀴진, 와인 21.com 와인 아카데미 및 레스토랑과 기업(LG, 삼성, 태평양, 동원 FnC, 동서식품, 제일제당, 위니아 만도, 테팔 등) 강의, 레스토랑 컨설턴트로 조선 호텔 중식당 호경전, 쉐라톤 호텔 와인 바, 도이치 브로어 하우스, 라 도레 와인 리스트, TGI Friday 음료와 음식 매칭, 뼁 빌라쥬 베이커리, 라 돌체 비타 파스타 식당, 여의도의 아침 카페 외 여러 식당과 바 등에서 활동. 음식평론가로는 조선일보 '지니와 앤디의 맛집 나들이', 한겨레 신문 '식탐마녀의 가족 나들이', Korea Herald 칼럼 Cookand, Deco Figaro, Haute, With, GQ, Allure, 현대 백화점 외 다수 잡지에서 활동, 행복이 가득한 집, 데코 피가로의 와인 칼럼니스트. 저서로는 '나는 서울이 맛있다', 'PARTY(파티푸드 인 스타일)' 등이 있다.
메뉴를 펼치며
PART 01
코끝을 자극하는 우아함과 웅장함의 아름다움, 오리엔탈 푸드
01 Thailand 전 세계로 퍼져 나간 이국적인 향
02 Vietnam 시련을 딛고 꽃핀 따뜻한 한 그룻
03 Turkey 숨겨진 역사를 간직한 동서양의 교차로
04 China 식탁 위에서 펼쳐지는 사계절의 향연
05 Japan 눈으로 먼저 맛보는 신선한 세계
06 India 몸과 마음, 정신까지 돌보는 여유로움
PART 02
과거와 현재, 미래가 어우러진 맛의 미학, 웨스턴 푸드
01 Italy 사람들만큼이나 편안한 가정식 요리
02 France 세계 음식 문화의 바이블
03 Swiss 추운 겨울에 맛보는 따뜻하고 고소한 세계
04 England 하루를 살아갈 힘의 원천
05 Spain 한 알의 열매가 간직한 위대함
06 USA 새로움을 추구하는 음식 문화의 보고
PART 03
시간이 빚어낸 흉내 낼 수 없는 깊은 풍미, 치즈&초콜릿
01 Cheese 시간이 품은 걸작품
02 Chocolate 모두가 사랑하는 신의 열매
PART 04
마음을 교류하는 즐거운 식사의 완성, 음료&술
01 Coffee 대화의 문을 여는 쌉싸름한 한 모금
02 Tea 마음을 다스리는 한 잔의 여유
03 Beer 항상 곁을 지키는 친구 같은 음료
PART 05
당신의 품격을 한층 높여주는, 테이블 매너&상식
01 Truffle 땅속에 숨겨진 검은 보물
02 French Haute Cuisine 테이블에서 처음 시작하는 교양
03 Mariage of Food & Wine 입에서 풍기는 향긋한 조화
누구와의 식사 자리도 두렵지 않다
식사의 맛과 품격을 더하는 음식 교양 사전!
식탁 위에서 묵묵히 밥만 먹는 당신을 위해
지금은 이야기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 시간!
가장 일상적으로 먹는 빵 중의 하나인 크루아상. 특이한 모양과 뛰어난 식감으로 큰 인기를 끌지만 이 빵이 전쟁의 결과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6세기 오스만투르크가 오스트리아를 침공했을 때, 공습 사실을 가장 먼저 알아챈 사람은 빵을 만들기 위해 이른 새벽 깨어 있던 제빵사였다. 그는 곧바로 군대에 이 사실을 알렸고, 덕분에 오스트리아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요리사는 공로의 대가로 이슬람 문화를 상징하는 반달 모양의 빵을 만들고 싶다고 요청했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날 크루아상의 원형이다. 크루아상은 부드러운 식감과 달리 전쟁의 치열함이 담긴 일종의 ‘승전 기념품’인 셈이다.
누구나 하루 세 번은 접하는 식사 시간이지만 이처럼 음식에 담긴 이야기를 아는 경우는 거의 없다. 굳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중요한 식사자리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처음 만나는 거래처와의 식사, 상사와의 술자리처럼 사회생활에서 피할 수 없는 자리에서라면 가장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는 화젯거리는 바로 눈앞에 놓인 음식이다. 지루한 식사 시간에 꺼내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상대방에게 호감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음식의 맛도 한층 높여 그 자리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그렇다고 모든 음식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하나하나 알고 있을 수도 없는 법. 식문화 및 와인 강의로 유명한 강지영이 전 세계 음식 문화와 테이블 매너에 대한 이야기를 한 곳에 모은 책을 펴냈다. 『미식가의 도서관』(강지영 지음, 21세기북스 펴냄)이 바로 그것이다.
맛집에서는 절대 만날 수 없는 비하인드 스토리
숨어 있는 음식의 맛을 찾는 진짜 미식가만을 위한 도서관
전 세계 음식 문화는 기후와 지리적 조건, 역사에 따라 독특한 특징을 갖는다. 같은 문화권에 속해 있더라도 나라마다 다른 맛은 미식가들을 끊임없이 유혹한다. 식(食,) 즉 먹는 행위는 의식주 중에서도 생존과 가장 직접적이고 일상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제는 단순히 ‘무엇을 먹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먹을까’, ‘어디서 먹을까’로 음식의 영역은 확장되고 있다. 그리고 여러 나라의 고유의 맛이 한데 어우러지는 퓨전요리까지 등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식사를 먹는 행위로만 규정하는 것은 이제 음식의 반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에는 음식에 숨겨진 갖가지 이야기가 양념처럼 배어 있다. 전쟁의 상흔 속에서도 자신들의 문화를 지키며 전 세계로 쌀국수라는 새로운 식재료를 퍼뜨린 베트남, 사시사철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을 만큼의 넓은 땅을 이용해 쉽게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맛을 개척한 중국, 버려질 뻔한 자투리 치즈로 퐁뒤라는 명물을 만든 스위스, 메모하는 습관이 낳은 세계적인 셰프들의 고향 프랑스 등 이 책에는 동서양 12개 나라의 숨겨진 음식 문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을 담아 깊은 풍미를 전하는 치즈와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디저트인 초콜릿, 맛있는 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커피, 차, 맥주와 같은 음료 이야기도 등장한다. 팁 부분에서는 각국의 대표 음식과 종류가 소개돼 눈을 즐겁게 한다.
언젠가부터 '미식'을 추구한다는 핑계로 비싼 음식점을 드나들고 블로그 맛집을 찾아다니는 게 유행처럼 번졌다. 하지만 음식의 진정한 맛은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서가 아니라 내 입을 통해서 찾아야 한다. 거기에 더해 음식이 품은 숨은 배경까지 안다면 그 맛은 더욱 배가되지 않을까. 음식의 숨은 히스토리가 당신만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미식가의 도서관』은 지금껏 피상적으로 알았던 음식의 세계를 한 차원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
베트남 본토에서 포는 역사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요리 학계의 의견에 따르면 100년 정도로 본다. 포는 매우 서민적인 음식이었기 때문에 주로 시장 한 모퉁이나 길거리 노점에서 팔았다. 그러다가 1920년경에 하노이에서 처음 포를 전문적으로 파는 식당이 문을 열었다. 포는 북부 지역에서 시작해 현재는 베트남 전체로 퍼졌는데, 거의 매일 쉽게 즐기는 친숙한 서민 음식으로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p.26
터키는 동서양의 중간에 끼어 있는 나라여서 식생활에도 두 문화가 섞여서 나타난다. 그들은 손님에게 음식을 접대하는 방법이나 식사 예법은 서양식을 따르지만 기본적인 마음가짐은 동양적이다. 친지들이나 친구들과 어울리며 식사하거나 밤에 음식을 즐기면서 대화하는 문화에도 매우 익숙하다. 또 정이 많은 민족이라 집으로 손님을 초대해 극진하게 대접하는 일도 있다. 초대를 받으면 음식 양을 잘 조절해가며 먹어야 한다. 초대를 받고 자리에 앉으면 향이 나는 물이나 향수를 손에 뿌려준 뒤 초콜릿이나 터키시 딜라이트(Turkish Delight: 세계적으로 유명한 터키식 젤리) 같은 달콤한 것을 먼저 권한다. -p.41
인도에서 유래했거나 인도를 대표하는 향신료는 꽤 많지만, 그중 후추는 으뜸으로 꼽힌다. 후추는 인도 남서부 말라바르 해안에서 주로 재배되는 열매인 페퍼콘(Peppercorns)을 통으로 사용하거나 가루를 내서 사용한다. 소금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향신료로 ‘향신료의 왕’이라 불린다. 후추는 요리 전과 후는 물론이고 요리하는 중간에도 어느 때나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향신료다. 고대에는 미라 보존을 위한 방부제로 사용했으며, 중세에는 무역 전쟁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식민 전쟁을 초래한 결정적인 원인도 바로 후추다. 무역에 없어서는 안 될 주요 물품이자, 한때 화폐로도 사용될 만큼 상품 가치가 높아서 ‘검은 황금(Black Gold)’이라 불리기도 했다. -p.74
20세기 중반으로 접어들어 ‘누벨 퀴진(Nouvelle Cuisine)’이 등장하면서 프랑스 요리 세계는 획기적인 혁신 바람이 불었다. 누벨 퀴진은 에스코피에의 요리 세계에 저항했던 젊은 셰프들이 탄생시킨 요리를 일컫는다. 1970년대 해양 왕국으로 군림하던 포르투갈이 아프리카 식민지와 전쟁을 치르면서, 포르투갈 이민자들은 대거 프랑스로 들어오게 되었다. 이 시기에 그들의 새로운 요리법과 조리 기술이 도입되었다. 이들은 오트 퀴진보다는 서민 요리를 선호하며 코스 메뉴를 간소화시켰을 뿐 아니라 단순한 조리법으로 음식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찜요리를 내세우면서 고객의 영양까지 고려한 음식을 선보였다. -p.107
아침에는 주로 커피나 핫초콜릿을 곁들인 추로스나 도넛을 먹는데, 중남미에서 받아들인 초콜릿은 진하고 풍미가 좋다. 아랍의 영향을 받은 커피는 맛이 매우 강해서 우유를 넣은 카페 콘 레체를 마셔도 쓴 편이다. 점심은 와인과 함께 여러 종류의 치즈와 빵 또는 콜드 컷(cold cuts: 차가운 고기류)과 빵을 먹거나 고기와 해산물이 주가 되는 정찬을 먹기도 한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같은 다른 지중해 영향권 나라와 달리 스페인은 샐러드 요리가 많지 않다. 야채는 대부분 요리해 익혀 먹거나 수프에 사용하는 편이라 샐러드는 매우 단순하다. 지중해의 무더운 날씨에 보통 야외에서 점심을 먹고 나면 졸음이 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대도시의 바쁜 사람들을 제외한 스페인 사람들은 대부분 시에스타(siesta: 낮잠)를 즐긴다. -p.141
‘신의 열매’라 불린 초콜릿은 고대인에겐 매우 사랑스러운 음식이었다. 발견 초기에는 약용과 화폐로 여겨지다가 중세에는 음란한 사치 기호품으로 한동안 오해를 받고, 요즘에는 가장 인기 있는 간식이자 먹거리이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정표로 탈바꿈했다. 카카오라는 열매가 이렇게 대중적인 사랑을 얻기까지 참으로 오랜 세월이 걸린 셈이다. 소수의 사랑을 꾸준히 받아온 초콜릿이 이제야 우리에게도 사랑의 음식으로 안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p.186
그렇지만 차는 단순히 건강상의 이유 또는 습관이나 관습에 따라 취하는 음료에서 벗어나 차 문화라는 범주를 이룬다. 영국이나 오스트레일리아 그리고 영국이 오랫동안 식민 지배를 했던 여러 나라에서는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티 파티가 상류 사회를 중심으로 자주 열린다. 일상에서는 오후에 샌드위치, 쿠키, 케이크 등의 간식을 곁들여 주변 사람들과 교류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도 식사보다는 차를 함께 마시며 그동안 나누지 못한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하고, 직장에서 회의할 때도 자연스럽게 차를 마신다. 차의 온기와 향은 두뇌 활동을 활성화시키고 여유로운 마음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p.206~207
19세기에 『미식의 생리학』을 저술한 프랑스 판사이자 미식가
첫댓글 강지영 지음 / 출판사 21세기북스 | 2013.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