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로 회복제
어느 날, 60대 후반의 아주머님
한분께서 늦은 저녁나절 약국을
찾아오셨다.
인사를 건네며 얼굴을 보는 순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힘이라곤
하나도 없어보였다.
목소리 또한 개미가 기어가는
소리만큼 약했다.
"피로회복제 좀 주세요."
나는 서랍장 안의 영양제 알약과
진열대 위의 피로회복제 드링크를
꺼내려다가, 일순간 그 표정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덥석 손부터 잡아드렸다.
"오늘 무슨 힘드신 일이 있으셨나
봐요 너무 힘이 없어 보이세요.
힘내세요."
이말을 꺼내는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갑자기 아주머니의 흐릿한 눈동자가
붉어지는가 싶더니 초점없던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흐르는 것이 아닌가.
아주머니가
들려주시는 이야기는 놀라웠다.
하루동안 남편이 갑자기 쓰러졌고,
가족이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모든
과정을 혼자서 처리해야 했다는 것이다.
그 힘든 하루 동안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의 눈길도, 위로의 손길도 내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 약국에서
마음을 헤아려주고 손을 내밀어주니,
너무 고마워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노라고.....
아주머니는 처음 약국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보다 훨씬 생기 있는
얼굴이 되어 있었다.
- "그 약국에 가고 싶다"에서/최복자 -
첫댓글 약사님께서 맘의 병도 치유해 주셨네요~~고맙고 감사한 약사님이십니다♡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