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 작은 나무 023|김청엽 글|조윤주 그림 | 128쪽|값 11,800원|초등 3~4학년 대상
2021년 8월 31일 출간|판형 165*225|ISBN 979-11-5675-312-4 74810
“나만 좋아했으면 좋겠어.
유통 기한 없는 평생 단짝, 꼭 찾고 말 거야!”
엉큼한 마법 거울 속 힌트를 따라
‘오나나’ 탐정의 단짝 찾기 수사가 시작된다!
이 책의 특징
“이렇게 외로워서 마녀 왕비가 거울이랑 이야기했을까?”
― ‘관계 연습’의 첫 관문을 통과하는 어린이의 분투기
등단작 〈열쇠 구멍이 막혔다〉에서 일상의 미스터리를 추리해 나가는 어린이 탐정을 그린 바 있는 김청엽 작가가 첫 번째 장편 동화를 펴냈습니다. 《거울아, 내 단짝을 보여 줘》는 ‘단짝앓이’에 빠진 주인공 ‘오나나’가 백설 공주 속 마법 거울로 단짝 찾기 수사를 벌이는 이야기입니다. 관계 맺기에 서툰 어린이들의 고민을 실수 만발 ‘단짝 탐정 나나’의 추리 과정에 위트 있게 녹여내 공감을 이끌어 내지요.
얼마 전까지 나나 곁에는 화장실에 갈 때도 한 세트처럼 붙어 다니는 친구 지유가 있었어요. “친구는 한 명이면 충분”(본문 8쪽)하다고 떵떵거릴 정도로, 나나 마음은 일편단심이었지요. 하지만 요새 지유는 제 짝꿍 선예와 알콩달콩 지내는 듯합니다.
배신감을 느낀 나나 앞에 오토바이 가득 고물을 실은 무지개색 파마머리 할머니가 나타납니다. 할머니는 그 낡은 물건들의 마지막 주인을 찾고 있대요. 그러더니 나나에게 깨진 손거울을 건넵니다. 밤 12시, 혼자 있는 화장실에서 궁금한 걸 물으면 거울이 해답을 보여 줄 거라면서요. 단, 이때 꼭 변기 물에 마법의 재료 ‘똥’를 떨어뜨려야 한대요.
거울에 무얼 먼저 물을까요? 다음 번 시험 문제? 어른이 된 내 모습? 물론 나나는 자신의 평생 단짝이 누구일지를 물었지요.
하지만 거울의 대답은 시원치 않습니다. 그냥 얼굴을 보여 달래도 어느 때는 뾰루지, 어느 때는 사마귀, 어느 때는 반창고라니요! 이제는 나나가 이 단서들로 집요하고 끈덕지게 단짝을 찾아나설 차례입니다!
“맙소사, 무슨 단짝 찾기가 아니라 보물찾기야!”
― 이야기 속에 꼭꼭 숨은 '좋은 친구 사귀는 비법‘!
거울의 단서들은 알고 보니 문제가 많았어요. 뾰루지는 불쑥 생겼다 사라져요. 사마귀는 언제든 병원에서 뺄 수 있고요. 반창고는 맘대로 뗐다 붙였다 할 수도 있잖아요? 거울만 믿고 있다 뒤통수를 맞은 오나나 탐정! 과연 어떤 결론에 이를까요?
나나의 좌충우돌 단짝 수사 과정은 ‘좋은 친구를 사귀는 비법’이 무엇인지 힌트를 제시합니다. 바로 특별한 관계를 일구기 위해서는 먼저 남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전까지 나나는 반 친구들 이름도 잘 몰랐어요. 친구는 하나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때로는 ‘헐크’나 ‘마귀할멈’ 같은 별명이 주는 선입견 그대로 친구들을 바라봤어요.
하지만 거울의 단서를 따라갈수록, 나나 눈에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정다감한 하임이, 예쁜 목소리로 노래하는 진아, 말이 잘 통하는 서연이, 불의를 못 참는 헐크, 그리고 지유의 본심까지 새롭게 알게 되지요. 어디 그뿐일까요? 소심한 줄만 알았던 나나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색다른 모습을 발견해요.
말은 처음 꺼내 놓기가 어렵지 일단 시작되면 어떻게든 데굴데굴 굴러갔다. 이것 또한 단짝 찾기를 통해 배웠다. (본문 77쪽)
이 동화의 멋진 점은, 이처럼 사소한 일상 속 성장의 순간과 관계의 터닝 포인트를 예리하게 그려 낸다는 것입니다. 작가는 나나의 이런 분투기를 통해 머뭇대는 어린이들 등을 살짝 떠밀며 ‘일단 두드려 봐, 그러면 열릴 테니까!’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초등학교 친구 관계는 아이들이 처음 사회에 나가 겪게 되는 인간관계라는 점에서 인생의 첫 시험 무대입니다. 수많은 동화 작품들이 이 시기 친구 관계를 다루는 이유가 바로 거기 있을 테지요. 그 가운데 《거울아, 내 단짝을 보여 줘》는 집착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열렬한 여자아이들의 애정 관계를 따뜻하게, 또 유머 넘치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특별합니다. 그러면서 보다 건강한 친구 관계를 이루어 나가는 방법을 넌지시 보여 주지요.
내용 소개
넌 땡이야, 땡!
어쩌다 지유와 선예의 대화를 엿듣게 된 나나는 질투심에 끙끙 앓게 돼요. 겨우 한 달짜리 짝궁인 선예와 일편단심 나나의 우정을 똑같이 여기다니요. 단짝은 오직 한 명이어야 한다는 걸 지유는 모르는 걸까요?
“이렇게 답답하고 외로워서 왕비가 거울이랑 이야기한 걸까?”
불쑥, 동화 〈백설 공주〉가 생각났다. 저 거울이 화장실 거울이 아니라 왕비의 마법 거울이면 어떨까?
“거울아, 내게도 마법 거울이 있으면 좋겠어. 나라면 왕비처럼 유치한 질문 말고 아주 중요한 질문을 할 텐데.”
억울했다. 마법 거울은 나처럼 꼭 필요한 사람에게 있어야 한다. 아무리 이야기라지만, 누가 더 예쁜지나 물어보는 왕비가 그런 거울을 독차지하다니.
“나보다 지유를 더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거야. 그런데도 나를 한 달짜리 짝꿍 헐크랑 똑같다고 하다니. 이건 세상에서 가장 불공평한 일이야!”(15~17쪽)
마법 거울 사용법
단짝을 빼앗겼다는 생각에 마음이 잔뜩 상한 나나 앞에 수상한 할머니가 나타나 깨진 거울을 쥐여 줬어요. 한밤의 화장실, 거울에 간절한 질문을 던지면 스멀스멀 답이 보인다나요!
‘가장 중요한 건 이 특별 재료란다. 너도 마법 수프에 특별 재료가 들어간다는 것쯤은 알지? 마법 거울도 마찬가지야. 변기 물에 특별 재료인 거울 주인의 똥을 떨어트려야 해.’
할머니 말을 떠올리자 구역질이 났다.
“웩, 더러워. 마녀 항아리가 화장실 변기통이라니 말도 안 돼!”
마녀가 수프 만드는 모습을 상상했다. 마녀는 커다란 항아리 앞에 서서 항아리에 개구리 발톱, 박쥐 귓밥, 달팽이 다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녀의 머리카락 한 올을 넣는다.
바로 이어서 내가 변기 앞에 있는 상상도 했다. 나는 변기에 토끼 똥, 닭똥, 개구리 똥을 넣고 마지막으로 내 똥을 넣는다.
“으아아아아, 이걸 정말 해야 해?”
똥이라니! 할머니만큼 괴상한 조건이다. 하지만 다른 재료를 구하느라 정글 숲을 헤매지 않아도 되니 다행인 걸까? 그저 배 속에 있는 똥만 누면 되니 말이다.
일단 해 보자. 손해 볼 것은 없으니까. 나는 마지막 조건까지 수첩에 적고는 알람 시계를 11시 50분에 맞추었다. 첫 번째 조건인 자정부터 지켜야 했다. 잠이라도 들면 모두 꽝이다.(38~40쪽)
작가소개
지은이: 김청엽
제23회 MBC창작동화대상 단편 부문에 〈열쇠 구멍이 막혔다〉가 당선되면서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어요. 느릿느릿하지만 멈추지 않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천천히 오랫동안 이 길을 걷고 싶어요. 동화집 《열쇠 구멍이 막혔다》, 《무서운 옛이야기》, 《꾀보 바보 옛이야기》, 《꿀단지 복단지 옛이야기》 등을 함께 썼습니다.
그린이: 조윤주
대학에서 공예를 공부했습니다. 어린이의 엉뚱하지만 재미있는 상상력에서 영감을 얻어 즐겁게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 《비밀 귀신》, 《우리 반에 악플러가 있다!》, 《악당이 사는 집》, 《연필 도둑 한명필》 등이 있습니다.
차례
단짝은 오직 하나
넌 땡이야, 땡!
뭘 해도 안 되는 날
마법 거울 사용법
미래 단짝 후보
때론 공부보다 중요한 것
단짝 찾기? 보물찾기!
운동장 짝꿍
의문의 편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편지 주인
새로 찍은 사진
작가의 말“나만 좋아했으면 좋겠어.
유통 기한 없는 평생 단짝, 꼭 찾고 말 거야!”
엉큼한 마법 거울 속 힌트를 따라
‘오나나’ 탐정의 단짝 찾기 수사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