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세 집 살림
새벽에 일어나면 스트레칭과 홈트레이닝에 임한다.
등 운동 기구를 창고에서 꺼내 유익하게 쓴다.
7킬로 아령으로 팔 근육을 단련하고 스쿼트를 반복한다.
푸샵 25회 마치면 숨이 가쁘다.
생강차를 마시고 묶은 생강을 오물거리면
뒷맛이 깨끗하고 새로운 생각이 들어 좋다.
어머니 병원 진료, 반주기 수리, 교회 소 봉투 주문,
도서 반납, 형광등 교체..
새벽 기도 후 트레이드 밀에서 10킬로 몸을 풀고
전대 운동장에서 10킬로 달려 지난달 6백 킬로를 뛰었다.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운동으로 달리기 이상 없다.
나이 들어 무릎을 우려했지만 오히려 주변 근육 강화로 관절을 보호했다.
체지방이 제거되어 뱃살이 빠졌다.
‘누죽달산’ 누우면 죽고 달리면 산다는 자세로 임한다.
체중 관리 위해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려고 두 끼 식사 중이다.
군것질을 안 해 몸이 가볍고 편하다.
몸과 마음, 돈과 시간을 균형 있게 쓰는 일의 삶은 소중하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상태가 중요함을 깨달았다.
지금 스스로 돌보지 않으면 나이 들어 병원에 돈 갖다 주기 바쁘다.
원하지 않지만 약으로 몸을 다스릴 때가 온다.
월요일 아침, 정한 운동을 마치고 밥 한 술 떠먹었다.
어머니 병원 가는 날이라 서둘렀다.
부모는 자식 앞에 아프다는 말하기 싫어하지만
밤이면 어깨가 아파 잠을 못 주무신다는 호소였다.
‘아프다’ 할 때는 참다못해 저절로 나온 현상이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에 현혹되어
몸을 돌보지 않고 무섭게 일한 결과다.
사서 고생한 흔적이 병으로 나타났다.
동네 병원의 물리치료와 주사, 한의원의 침 효과는 별로였다.
상급 병원 모시는데 불편한 와중에도 따끈한 커피를 보온병에 담아 오셨다.
빨리 나서도 접수 대기 번호가 150번,
휠체어에 앉아 기다린 모습 보고 천사가 다가와 60번으로 바꿔 줬다.
세 곳(소화기, 호흡기, 정형외과) 접수하며
지난 진료비 4만 3천 원을 환급받았다.
공돈 같아 얼른 챙기고 ‘어디부터 가야 빠르지요?’ 물었다.
‘2층 정형외과 먼저 올라가세요.’
간호사에게 접수증을 내밀었다.
‘진료 환자가 밀렸어요. 2시간 후에 오세요.’
돌아설 때 감나무집 아주머니가 진료실 앞에 앉아 계셨다.
어머니가 보고 ‘꼴통 남편 데리고 왔다’는 말을 흘려 혼자 웃었다.
고향 사람이라 반갑게 어머니 손잡고 안부를 물었다.
마음이 바빠 소회기 내과로 내려가 혈압을 쟀다.
쪽지를 전하자 간호사가 이름과 생년월일을 물었다.
‘한 시간 후에 오세요.’
가는 곳마다 대기 환자가 넘쳤지만 오전 진료에 감사드렸다.
호흡기 내과로 이동했다.
주치의가 부재중이었다.
응급 환자 수술 중이라는 말에 난감했다.
책을 펴도 집중할 수 없어 한 페이지도 못 읽었다.
다행히 세 곳 의사 면담이 짧아 오전에 마쳤다.
정형외과의 어깨 엠알아이 촬영 요구해 예약실로 갔다.
오후 2시가 가장 빠른 시간이었다.
기다림의 연속이라 바람 쐴 겸 휠체어를 밀고 흑염소탕 식당으로 갔다.
뚝배기에 끓여 내놓은 국물이 보약처럼 몸을 녹였다.
밥값은 선수가 냈다.
은혜 약국에 들러 세 봉지의 약을 탔다.
밥값의 두 배인 약 값이 아까웠다.
엠알아이 촬영실 앞에서 대기 중 시간이 남았다.
입춘을 앞두고 춘곤증이 찾아와 병아리 마냥 꾸벅꾸벅 졸았다.
어머니는 촬영 기사의 배려로 바삐 움직였다.
판독 결과는 일주일 후 가능하다는 안내에
뒤도 안 돌아보고 병원을 빠져나왔다.
햇살이 반겨 도중에 도서관을 들렸다.
‘철학하는 삶’을 반납하는데 이옥의 글이 스쳤다.
‘아침 꽃은 어리석어 보이고
한낮의 꽃은 고뇌하는 듯하고 저녁 꽃은 화창하게 보인다.
비에 젖은 꽃은 파리해 보이고,
바람을 맞이한 꽃은 고개를 숙인 듯하고,
안개에 젖은 꽃은 꿈꾸는 듯하고,
이내 낀 꽃은 원망하는 듯하고, 이슬을 머금은 꽃은 뻐기는 듯하다.’
이런 기쁨에 지난달 독서량을 힘겹게 채웠다.
반주기 버튼이 닳아 택배로 보냈다.
복음 문화사에 전화로 교회 봉투를 주문했다.
어머니를 모셔다드리고 오는 길에
소 예배실 스위치 형 십자 형광등을 샀다.
한 등이라도 절약하기 위해서다.
교체한 등을 사택 거실에 다는 일이 쉽지 않았다.
어제는 할머니 권사님 두 분이 교회 청소를 자청했다.
힘은 없어도 예배당 청소가 하나님께 칭찬받을 일이라는 말에 모시러 갔다.
고무장갑을 챙겨 드리고 온풍기를 켰다.
아내와 함께 강단과 의자를 나눠 닦았다.
바깥 화장실도 깨끗하게 하셨다.
바닥과 계단의 밀걸레질은 내가 맡았다.
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목사님! 규모 있는 교회 목사님은 젊어도 나와 보지 않아요.
청소한 사람들이 많아 밥 해 놓으면 밥이나 드셔요.
우리 목사님께서 힘든 일은 다해 쉽게 마쳤네요.’
다시 모셔다드리는데 손 흔들고 가는 뒷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매주 나와 청소하고 싶다는 말씀에 힘이 났다.
전날, 시찰회 모임에서 교회 승합차 사용한다는
말을 듣고 영하의 날씨에 새 차를 했다.
닦으면 얼어버려 손이 깨지는 줄 알았다.
그래도 교회의 얼굴이라 바퀴까지 닦았다.
그날 사회적 기업인 ‘맑은 세탁’에서
이불 보따리 세 개를 수거해 세탁하여 올려놓았다.
고모님 모신 덕에 분기별 받은 혜택이라 이불 빨래할 일은 없다.
저녁 시간 한 달 목회 칼럼을 정리하여 서당골 생명샘(162호)을 제작했다.
날이 추운 탓에 복사기 예열이 늦어 발송 작업이 더뎠다.
세 집 살림(어머니, 사택, 교회)이 버겁지 않은 건강에 감사드린다.
2023. 2. 4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 010 4793 0191
첫댓글 감사합니다
귀한 걸음에
흔적 남기심
고맙습니다
행복한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