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형수"
사춘기 돌까마귀 눈에 억수로 이쁜 새 아지매
최전방 육군병사 이주진의 정겨운 펜팔 연인
망쪼들어 방황하던 간판쟁이 石烏의 나침반이자 방향타
낡은 종가집을 지키며 大小家를 챙기던
宜寧金氏네 둘째 딸 김차생(次生)
스물 한 살 어린 나이에
경상남도 창녕에서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
그것도 廣州李家들이 모여사는 돌밭으로 시집와서
이미 逼迫해진 종가집 맏며느리 삶을 살면서도
홀 시어머니 慶州金氏 바깥바위(外巖)의 재촉을 받으며
醬 36가지, 김치 36가지, 젓갈 36가지, 죽 36가지, 그리고 떡 36가지
모두해서 180가지의 음식규범을 익혀야 하셨던 그 형수가...
지난 陰曆 칠월 스무 하룻 날
평생 어흠 만 뱉으시던 영감을 먼저 보내고 삼년상을 고집하시더니
하나 뿐인 시동생의 일흔일곱 돌잔치 때
늙은 까마귀 등에 엎혀 울고 웃으시기를 여나믄 번 하신 뒤
흰 옷을 벗으시고 꼬까 옷으로 갈아 입으시드니
다가오는 乙巳年 춘삼월에 大功(9개월) 脫喪 禫祭를 지내겠다고 하신다.
"고맙습니다 우리 아지매"
삼년상을 모시겠다는 형수님 말씀에 그 누구도 아무소리 못하였었는데
멀리 타지에서 직장생활하며 주말이면 교대로 내려와
殯所를 지키던 큰 조카, 작은 조카도
모여 앉은 일가 친척들 모두가 박수치며 좋아하며 어허라 디야가 절로 나오는것은...
하나 뿐인 시동생 일흔일곱 돌잔칫 날
이렇게 큰 선물을 모두 앞에 내 놓으려는 형수님의 큰 뜻은
형님 장례중에 이미 작정 하셨단다.
새벽 잠 깨어 일어나 소피보고 돌아서는데
흐미한 주방 불 빛 아래에서 간밤의 술 냄새가 솔솔 풍기는
우리 아지매가 콩나물 국을 끓이고 계신다.
일흔 일곱 먹은 어린 시동생 먹일려고...
마나님이 코 골며 잠들어있는 안방으로 들어와
눈물 맺힌 눈으로 마음 속 깊이 새겨 본다.
"아지매 정말 고맙소"
2024년 12월 2일 월요일
울 마나님이 지키고 있는 고향 돌밭의 동산제실 관리사에서 숙취에서 아직 덜 깨어난 돌까마귀가
첫댓글 우~와 現代史세 보기드믄 兄嫂님께 拍手를 보냅니다.
잔잔한 감동이 눈씨울을 적시게 만듭니다
파란만장했을 그 세월 속에서도 순수와 따뜻함을 지키고 계신 훌륭한 분이십니다
윤리 도덕도 시대에 따라 바뀌네요 선이 었던 삼년탈상이 이제는 고리타분으로 인식되니 말이지요
사실 9개월도 깁니다 양반 가문에서나 가능한 일이지요
모처럼 훈풍에 가슴 따뜻해집니다
名門士族 廣州李氏 派宗家 次宗孫으로서 道理를 다하는 姿勢와 애뜻한 心性에 모든 이의 胸中에 뭉클한 波紋이 입니다^^♡
외국물 마신 자들의 외래어, MZ세대의 신조어에 질세라 원로들의 한자놀이... ㅎ
종가집 맏며느리와 시동생... 서로를 위하는 모습이 보기좋습니다.
宗家宗婦與媤弟 相助以溫情 可好視也
최근 어느 코쟁이가 올린 글을 읽으며 밖에선 한글이란 문자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있는데, 왜 국내에선 그 가치를 제대로 모를까 답답했어요. 그 외국인은 한국교육시스템을 개탄했어요. 그 글의 핵심은 한국에서 한자교육이 없어졌다며 한글 자체의 가치를 한국인 스스로 저버리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그 글에 공감하면서 답답한 마음 참으로 컸습니다. 한자 안배우면 우리 주체성 찾고 한자 배우면 사대한다는 논리일까요. 그저 답답할뿐입니다ㅠㅠ
전세계 언어학자들이 최고의 과학적 문자라고 칭송하는 한글을 지키려면 한자를 배워야 합니다. 우리 언어생활이 한자와 공존하고 있습니다. 일단 모든 게 한글로 표기될 수 있다는 게 문자를 가지고 있는 한민족의 위대함입니다.
한자는 뜻글자이기에 소리글자인 한글과 함께 하면 완전한 언어표현이 가능합니다. 한자를 중국문자라고 생각하고 멀리하려 하시면 우리 스스로 세계 생존경쟁에서 도태의 길을 걸으려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