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세 번째 답사 날, 전남 담양군으로 떠났다. 오늘은 날씨가 영하 17도로 매우 추웠는데 서울에 비해 남쪽이라 그런지 다행히도 비교적 따뜻한 날씨 속에 답사를 했다.
먼저, 식영정에 갔는데 식영정은 그림자를 쉬게 하는 정자라고 했는데 서하당 김성원이 그의 장인인 임억령을 위해 지은 정자라고 했는데 김성원은 송강 정철의 처가쪽 친척이라고 했다. 송강 정철은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인 이곳 식영정에 와서 성산별곡 등의 문학작품을 지었다고 한다. 식영정에는 온돌도 있었는데 사진속 에서만 보던 온돌을 실제로 보니 신기하고 온돌이 피워져 있어서 작지만 아늑한 방에도 들어가 보았다.
식영정에서 나와 근처에 있는 풍암정에 갔는데 풍암정은 앞에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는데 눈이 온 후라 눈이 덮히고 살얼음이 얼은 시냇물은 더욱 멋있었다. 정철의 아들인 정홍령이 쓴 글에 시냇물이 세차게 흐르고 바위도 많아서 여름철에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병통으로 여길 정도로 물소리가 세찼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렇게 물이 많지 않아 졸졸 흐르는 시냇물소리가 정겨웠다. 눈이 많이 와서 동생과 눈위에 누워서 사진도 찍어보고 눈을 던지기도 하면서 즐겁게 놀았다.
두 정자에 들렀다가 들풀이라는 식당에도 갔는데 퓨전 한정식 식당이었는데 여러 가지 메뉴를 배불리 먹었다.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나서 미암사당에 갔다. 조선시대의 문신인 유희춘이라는 분의 사당이었는데 그곳에는 1577년 5월 13일 그가 죽기 전까지의 약 10년 동안의 친필로 쓴 일기, 미암일기가 있다고 했다. 모현관에 있다고 해서 왔는데 일요일이라 잠겨있어서 직접 볼 수는 없어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유종헌 가옥에 찾아갔다. 이곳은 송강 정철의 처가라고 했는데 정철은 성산별곡이라는 가사로 유명하다고 했다. 지금 그 가옥에는 할머니 한 분이 살고 계셨는데 아궁이의 불을 대나무로 떼는 것이 인상 깊었는데 그 가옥 주변에는 대나무가 아주 많아서 그 대나무밭에도 들렀는데 대나무는 몇 개월 만에 부피 말고 길이만 자란다고 했다. 그리고 대나무는 꽃이 피면 그 동네에 있는 모든 대나무가 죽는다고 할 정도로 꽃이 피는 일이 드물다고 하였다. 푸르고 울창한 대나무 숲에 서 있으니 기분도 맑아지고 상쾌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은 지루했지만 행복한 하루였다.
첫댓글 어! 그래~ 난 부엌을 가보지 못해서 대나무로 불 때는 모습을 보지 못했네...
대나무가 흔한 고장이라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예전처럼 담양에 죽세공이 성행하던 시절에는
불도 땠겠지만, 장에 내다 팔 대바구니 등을 만드는데 쓰느라 그럴 대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
그땐 귀한 대접 받았을 대나무를 생각하면 ...
후기도 꼼꼼하게 잘 쓰셨네요...........혹한 속에서도 함께 답사를 떠나는 가족이 많이 부러웠고 아름다웠습니다. ^^*
돌아오는 길이야말로 여행을 정리하고 푹 쉬는 좋은 시간이겠지요. 훌륭한 후기 잘 봤네요.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