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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보다 '쇼킹'한 여자가 있다. 중국 응원단 맨앞에는 '쭝궈 찌아요!(중국 화이팅), 쭝궈 찐치오!(중국 골인)'를 목이 터져라 외치며 온몸으로 응원전을 이끄는 스탠드의 늘씬한 미녀. 중국 대표팀 경기 때마다 정작 축구보다 더 뜨거운 시선을 받는 이 여자가 바로 조수진씨(29)다.
중국 월드컵 응원단 5000여명을 이끌고 한국에 들어와 이들을 총지휘할 조씨는 94년 중국으로 건너갔던 한국인. 조씨는 지난 4월 우리의 '붉은 악마' 격인 중국 '치우미(球迷)' 협회로부터 응원단장이 돼 달라는 러브콜을 받았고, 4일 한국에서 열리는 중국팀 조별 리그전에 응원단장으로 뛰게 된다. 중국 관영 중앙방송 CCTV가 조씨와 함께 입국, 그들의 응원을 중계할 계획.
베이징에서 '짜오 쇼우 쩌언'(조씨의 중국이름)은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인사다.
CC-TV에서 매일 아침 에어로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인기 |
영화배우에 버금가는 스타이자 나이키 스포츠웨어의 모델, 그리고 북경 최고의 피트니스 클럽인 너바나의 총괄 매니저 등 조씨는 몸 하나만으로 8년만에 차이니즈드림을 이룬 당찬 처녀다.
중학생 때 이미 에어로빅에 빠져 공부도 뒷전이었던 조씨는 고교를 졸업하고 "기회의 땅 중국을 에어로빅으로 호령해 보자"며 가방을 쌌다.
99년 베이징의 대형 헬스 클럽에서 일을 하면서부터 그녀의 화려한 한국식 '댄싱 에어로빅'은 중국 에어로빅과 차별화돼 '신들린 에어로빅'이라는 이름으로 유행을 탔다. 수백명의 젊은이들이 그의 율동을 배우기 위해 클럽을 찾았다.
에어로빅의 배경 음악은 이정현의 '바꿔' 등 대부분 한국노래. 조씨가 '한류'의 원조로도 꼽히는 이유다.
그의 성공비결은 철저한 '현지화'. 중국인들은 중국어를 베이징 토박이처럼 구사하는 조씨를 '중국을 사랑하는 대표적 외국인'으로 꼽는다. 한국과 중국이 월드컵에서 맞서게 되면 그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에 빠지겠죠. 양팀이 결승전에서 만나라고 하세요. 그때 가서 대답할게요." / 스포츠조선 이영주 기자 2002년05월31일(금) 19:22편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