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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판 스크랩 웃음속에 담긴 진실과 희망
홍승표(초43, 중15) 추천 0 조회 36 12.01.26 11:04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웃음속에 담긴 진실과 희망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많은 이야기를 접하게 됩니다. 그 이야기는 웃음과 환희를 안겨주기도 하고 때론 절망과 좌절을 맛보게도 합니다. 산다는 자체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게 바로 인생인 셈이지요. 설날 연휴 첫날 영화 한편을 보았습니다. 인터넷으로 큰 부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은 영화를 예매한 것이지요. 그게 바로 “댄싱 퀸”이라는 코미디물 정치풍자 영화였습니다. 여타의 코미디물이 그러했듯이 이 영화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내용이었지요.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맛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살짝 감동을 받기도 했지요. 인권변호사 황정민이 서울시장 후보가 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진정성이 요즘 정치판에서 볼 수 없는 신선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시작은 이러합니다. 1980년대 초 어느 초등학교로 황정민 학생이 전학을 오게 되지요. 그때 담임선생이 촌스러운 황정민을 빈자리에 앉히려하자 같이 앉게 된 여학생이 극구 반대하고 나서게 됩니다. 그리곤 결국 아이들이 황정민 학생 자리배치문제로 토론을 벌이게 되지요. "황정민은 누구와 짝을 해야 하는가" 이것이 토론의 주제가 된 것입니다. 아이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민주주의를 외치고 열띤 토론으로 교실 안은 열기가 가득하지요. 영화 댄싱 퀸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훗날 황정민이 서울시장 후보가 되는 단초를 암시해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그런 가운데 간간히 던져주는 메시지를 접하면서 진정성과 감동을 느끼는 魅力 있는 영화지요.

대학 다닐 때 우연치 않게 데모 대열에 휩싸였다가 경찰차를 가로 막고 만세를 부르는 장면이 신문에 실리면서 민주화 인사가 된 황정민, 말이 변호사지 인권변호사로 전세방을 전전하는 그에게 인생역전의 기회가 다가옵니다. 얼떨결에 지하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게 되면서 갑자기 世間에 膾炙되기 시작한 것이지요. 국민적 영웅이 된 것입니다. 이런 그를 정치권에서 눈여겨보기 시작합니다. 결국 어느 정당에서 그를 전격 서울시장후보로 영입해 경선을 치르게 하지요. 기존 정당에서 잔뼈가 굵은 정치인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부인이 댄스 가수이고 바람을 피웠다며 정치공세를 펴게 됩니다. 정치 초년생 황정민이 급기야 후보 사퇴를 천명할 시점에 그의 아내가 나타나 이를 만류하지요.

  

 

 

그녀가 바로 엄정화입니다. 경제부흥이 시작되던 풍요의 70년대에 태어나, 80년대 교복자율화를 지나 90년대 대학 때 사귀던 법대생과 결혼한 엄정화, 7년간이나 남편의 고시 뒷바라지를 했지만 늦깎이 인권 변호사로 밥벌이도 제대로 못하는 남편, 그런 그녀에게도 댄스 가수의 꿈은 살아 있었습니다. “혹시 가수 해 볼 생각 없어요?” 왕년의 신촌 마돈나로 불리던 그녀 앞에 댄스 가수가 될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옵니다. 연예 기획사 사장이 엄정화를 가수로 데뷔시킬 생각을 한 것입니다. 댄스 가수의 꿈을 포기한 채 에어로빅 강사 겸 주부로 살아오던 그녀에게 다시 가수가 될 기회가 주어진 것이지요. 하지만 오랜 꿈을 향한 도전은 서울 시장 후보로 나서게 된 남편 때문에 망연자실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꿈을 포기 할 수 없습니다. 오랫동안 억눌렀던 꿈이 실현 될 수도 있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결국 그녀는 서울 시장 후보의 부인과 댄스가수라는 이중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런 우여곡절을 겪다가 상대방 후보의 계략에 걸려 남편이 후보사퇴를 해야 할 위기에 처하자 경선대회장으로 달려가지요. 그리곤 후보사퇴를 해선 안 된다며 절규를 합니다. 계란과 밀가루를 뒤집어 쓴 채 후보연설을 하던 남편이 다시 연단에 오릅니다. 아내는 7년 동안 공부하는 자신을 뒷바라지했고 바람을 피울 사람이 아니라며 시민과 함께 공약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지지를 호소합니다. 이러한 그의 진정성에 사람들이 감동을 하고 결국 황정민은 서울시장 후보로 당선이 된다는 내용이지요.   

 

  

 

  

  

 

 

 

 

이 영화의 결말은 시작부터 예견 될 만큼 단순하게 전개되지만 나름 관객을 울렸다 웃겼다 합니다. 제대로 만든 코믹 신파영화라는 것이지요. 오는 4,11총선에서도 영화 주인공 같은 신선한 정치인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가 전해주는 메시지가 바로 또 하나 있습니다. 아내 인생도 소중하다는 사실이지요. 정화는 가난한 남편과 자식을 위해 헌신해 온 사랑스럽고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환경 때문에 꿈을 포기해야 했지요. 그 꿈을 찾는 과정에서 남편이 이를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사실이 이영화가 주는 소중한 메시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를 보고 세상의 모든 남편들이 아내의 꿈과 하고 싶은 일이 무언지 한번쯤 생각하고 배려해주었으면 합니다.

 

아내의 인생도 소중하다는 것이지요. 이 영화는 남편은 물론 아내도 또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사실 살다보면 안정된 삶을 버리고 다른 길을 선택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요. 잘못하면 모든 걸 잃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길을 잘못 선택해 인생 말년에 망가지는 사람을 종종 보게 되지요. 그렇다면 늦기 전에 한 걸음 발 빠르게 시작하는 것이 좋은 일이라는 겁니다. 살다보면 가끔 이렇게 나이를 먹다가 죽어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될 때도 있지요. 이 영화를 보면 어떠한 경우라도 진실은 통한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됩니다. 댄싱 퀸이 나름 의미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드는 건 웃음 속에 진실과 희망이 살아 숨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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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02.08 23:10

    첫댓글 글을 읽어내려가며 마치 영화한편을 본듯한 기분입니다. 감동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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