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사람들은 그를 '정한과 고독'의 작가라고 부릅니다.
곱고 화려해서 오히려 더 슬프고 쓸쓸한 그의
그림들은 매우 자전적입니다.언젠가 그는 '내 온 몸
구석구석에 여인의 한이 서려있는지
아무리 발버둥쳐도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는
지워지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그 슬픈 전설의 내력에는 아끼던 동생의 죽음 ,
유부남과의 사랑 등 개인사도 있지만
스스로 예술의 황홀경을 찾아 고독의 끝까지
치달았던 모진 여정이 깔려 있다고합니다.
내 생애 아름다운 82페이지
전시-2006.3.8.-4.2.
사간동 현대갤러리
두가헌
현대갤러리 부속 건물. 영친왕의 생모가 사셨던 한옥.
두가헌은 별채로 사용했고 지금은 전시장임. 한 울안에 있는
본채는 지금은 차와 식사 밤엔 와인과 더불어 분위기 낼 수 있는 곳.
물론 내부는 리모델링했으나 150년 전에 지은 고가.
전태원
-2006. 3.29-4. 7. 인사동 상 갤러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 (서양화 전공)과 졸업.
개인전 및 그룹전 다수.
강원도 문화상 수상.
미술의 해 유공 문화체육부 장관 상 수상.
강원 미술대전 대상.
양구 박수근 미술관 추진 위원.
춘천 미술관 추진 위원장.
돌, 그 영겁의 편린.......
돌은 나에게 단순한 재료나 조형적 형상이 아닌 장엄한 우주이자
그 역사 만큼이나 무겁고 무한히 긴 삶의 덩어리이다.
나는 돌이 간직한 억겁의 역사 중 일부만을 보는 객이 될가봐 두렵다.
내 작품을 통해 잠시나마 이 시대 사람들이 영겁의 편린을 보고
느껴준다면 그것으로 나는 만족한다. <전태원>
돌에게 보내는 경배
- 전태원 화백의 개인전에 바치다.
이외수 (소설가)
1. 시간채집
그대의 인생이 속절없이 기울어지고 그대의 사랑이 속절없이 저물어
갈 때, 춘천시 서면 의암호 연변 미스타페오라는 카페로 들어가 창밖을
한 번 내다보세요. 그대는 허공을 떠도는 몇 개의 돌들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정지해 있는 시간.
돌 속으로 눈이 내리고 돌 속으로 바람이 불고 돌 속으로 쓸쓸히 그대가
걸어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대가 살해한 젊음 그대가 망실한 추억 그대가
매장한 아픔들은 미스타페오에 가면 모두 시간의 지층을 비집고 올라와
허공을 떠도는 돌이 됩니다.
2. 공간채집
본시 돌은 속이 텅 비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대가 고백하지 못했던 낱말, 그대가 붙잡을 수 없는
소망들이 돌의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아무리 예리한 비수로도
돌의 심장을 찌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대가 한 번씩 통곡을 삼킬 때마다 돌에도 금이갑니다. 그대의
귀에도 들리시나요. 이따금 허공을 떠다니는 돌들의 흐느낌 소리.
3. 사랑을 노래하기.
그대도 아시겠지만 세속의 사랑은 모두 부질없지요.
황폐한 역사, 비굴한 신앙을 끌어안고 우리는 여기까지 맨발로 걸어왔지만
기대하지 마세요. 이제 메시아는 우리를 포기해 버렸습니다.
언젠가는 우리도 시간의 문을 닫고 기벼운 영혼으로 이 세상을 떠나겠지요.
하늘에서 얻은 것들은 하늘로 돌려보내고 땅에서 얻은 것들은 땅으로 돌려
보낸 다음 안녕이라고 돌들에게 인사를 보내야겠지요.하지만 돌들은 우리가
머나 먼 윤회의 강을 떠돌다 다시 돌아오는 그날까지 저마다 한 덩어리 가슴
앓이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겠지요. 정말입니다.
춘천시 서면 연변 의암호 미스타 페오라는 카페에 들어가 창밖을 한 번
내다보세요. 거기 허공을 떠도는 몇 개의 돌, 쓸쓸히 돌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그대의 모습이 보입니다.
전시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