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실시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카리스마 적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임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주요매체의 대부분 여론조사의 예측을 빚 나가게 한점이 더욱 그의 카리스마적 리더십의 이미지를 굳혀 주고 있습니다.
아무런 정치적 자산이 없는 정치신인 트럼프가 8년전 처음 대통령에 출마하여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경쟁할 때에도 트럼프는 underdog 신세였습니다. 그때에도 일반의 예상을 완전히 뒤 업고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했습니다. 이번에도 여러 매체의 여론조사를 거짓말로 만들어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의 카리스마 적 리더십의 매직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빛나는 것 같습니다.
8년전 힐러리클린턴과 경쟁할 때에는 선거인단 득표에서는 이기고 전체유권자 득표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에게 약 2백 8십여만표 차이로 졌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선거인단은 물론 전체 유권자득표에서도 경쟁자인 카멜라 헤리스를 3백 7십여만표 차이로 압도하여 명실상부한 미국민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하는 마술을 또한 번 연출해 냈습니다.
Charismatic Politicial Leadership의 저자 Ann Ruth Wilner에 의하면 카리스마적 권위는 “특정한 인물이 권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사람들로부터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불러 일으키고 유지시킬 수 있는 능력에서 도출된다”고 했습니다. Wilner가 말하는 카리스마적 리더십의 네가지 특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추종자들은 지도자를 왠지 초인으로 인식한다.
2. 추종자들은 지도자의 말을 맹목적 믿는다.
3. 추종자들은 지도자의 행동 지침에 무조건 순응한다.
4. 추종자들은 지도자에게 전폭적으로 감정적인 헌신을 한다.
“숙명은 뒤에서 날아오는 돌이고, 운명은 앞에서 날아오는 돌이다”라는 말이 기억납니다. 소설가 김영하가 수필집에서 자신이 점을 보는 사람을 찾아가 들은 이야기라면서 자신의 커리어 이야기를 하는 글에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앞에서 날아온 돌도 피하기 어려운데 하물며 앞에서 날아온 총알을 피했으니 트럼프의 카리스마적 리더십 이미지를 감히 부인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를 추종하는 추종자들은 카리스마적 지도자가 자신이 한말에 정확성을 기하거나, 논리적 함의나 결과에 대해 인정하는 방식으로 책임을 지거나, 책임 감 있게 행동할 것이라고 인정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무책임한 행동은 카리스마적 지도자가 가진 권력의 일부입니다.
윤석열대통령은 2022년 5월 10일에 취임한후 정확히 2년 6개월이라는 세월이 흘러 오늘부로 5년임기 반환점에 이르렀습니다. 대통령선거당시 득표율을 보면 윤석열 48.6% 경쟁자 이재명 47.8% 로 0.73%의 깻잎 한 장의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것입니다.
회고해 보면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은 문재인 전대통령의 실정과 그를 계승하는 이재명후보에 대한 보수층의 불신으로 발생한 반대급부의 성격이 짙습니다. 다시 말하면 국가지도자로서 준비와 경험은 부족하지만 급진적인 이미지를 풍기는 이재명 후보 보다 표면적으로 공정과 상식을 외치는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낫지 않겠나라는 보수적인 유권자들의 판단과 지지 덕분이라고 보는 것이 정상적인 추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한 후 나타난 여론의 반응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윤석열 대통령은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구비한 지도자가 아니라는 인식이 분명합니다.
카스마적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는 무책임한 발언이나 행동을 하더라도 추종자들이 묵수(墨守)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윤대통령의 경우 대국민담화에 담긴 부적절한 인식에 대 해서 대다수 보수 신문이나 방송에서 즉각적인 반론이 제기되었습니다. 특히 열성적으로 부인을 변호하려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적절하고 무리한 감정적표현으로 인하여 여기 저기서 여론의 역풍이 불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특검이 위헌이고, 국정 농단에 대한 국어사전의 재정의 그리고 육영수 여사를 끌어 들여 자신의 아내를 방어하려는 억지스러운 변명은 격에 맞지도 않고 지나치게 아전인수격(我田引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부 싸움을 많이 하겠다.”는 애매한 말로 얼버무리는 것은 검사 출신 답지 않을 뿐더러 대통령이 사용할 점잖은 언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상기된 얼굴표정으로 아내를 방어하겠다는 일념으로 궁색한 논리를 펴는 바람에 윤석열대통령이 전반에 허리를 굽혀 연출한 사과는 전부 원점으로 돌리는 우를 범했다는 따가운 비판과 지적을 면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반 임기가 시작되기 전에 최고 통치권자로서 리더십의 본질에 대한 생각을 좀 더 가다듬고 보완했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입니다.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언어와 태도 그리고 능력에 대해서 여러가지 이론이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에게 특히 부족한 점이 많은 것으로 생각하는 아래와 같은 점을 보완할 것을 적극적으로 건의합니다.
1. 책략(아이디어+지혜)이 많을 것.
2. 결단을 잘 내리고, 역사(과거와 현재)에 능통할 것.
3. 사리에 밝을 것.
4. 흥망성쇠의 이치에 밝을 것.
5. 리더십 발휘의 방법이 정교하고 치밀할 것.
6. 어질고 의리가 있을 것.
7. 염치를 알 것.
8. 진퇴를 알고 양보할 줄 알 것.
9. 시기를 잘 헤아리고 대세를 잘 살필 것.
10. 충간을 분별하고 선약을 구별하여 소인을 멀리하고 정직한 사람을 가까이할 것.
11. 옳은 말을 받아들이고 아부의 말은 피할 것.
12. 말에 교양이 있고, 행동에 예의 범절을 갖출 것.
13. 청렴과 간결함을 좋아하고 공적인 가치를 앞세울 것.
14. 개척 정신과 진취적인 기상을 갖출 것.
15. 봉사정신과 문화적인 소양과 유머 감각을 갖출 것.
위 자료는 김영수 편저 “리더의 망치”(창해)에서 가져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중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는 말로 유명해졌습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도 시간이 제한된 일종의 기록 경기입니다. 수시로 전광판을 보면서 자신의 페이스를 점검해야 합니다. 마라톤 경기에서 구간별로 정해진 제한 시간을 넘기면 주최 측에서 늦게 뛰는 사람을 sweep car에 강제로 태워서 잔여 경기에 참가할 자격을 박탈해 버립니다. 헌법으로 임기가 보장되었다고 하더라도 남은 시간과 running score를 보면서 긴박하고 진지하게 경기에 임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윤석열 대통령을 뽑아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입니다.
결론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카리스마를 지닌 스타일의 지도자가 아닙니다. 따라서 카리스마적 리더십지도자가 누리는 “지도자의 비난을 자신에 대한 비난처럼 받아들이고, 지도자의 흠결이나 오류를 자신의 것과 마찬가지로 인정”하는 충성스러운 유권자들의 지지기반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윤석열대통령의 지난 7일 대국민 담화 후 보수나 중립을 표방하는 신문 중 조선일보만 비교적 중립적인 논평을 냈습니다. 그러나 동아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등 주요신문과 방송은 윤석열 대통령의 상황인식의 안일함과 김건희여사 문제에 대한 비약적인 철벽방어 논리의 모순점에 대해서 냉정하게 지적했습니다.
필자의 마라톤 경험을 참고 삼아 말씀드리겠습니다. 10여년전 조선일보 춘천 마라톤 대회에 사전에 준비 없이 참가했다가 전반에 몸이 말을 듣지 않아 고전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후반에 들어 마음을 다잡고 삼기 일전하여 4시간 59분 00초의 기록으로 완주한 경험을 아직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때 만일 주로에서 시계를 자주 보지 않고 자신의 감으로 옳다는 페이스로만 뛰었다면 아마도 후반에 경기를 포기했을 것입니다. 요행으로 완주를 했다 하더라도 자신에게 부끄러운 기록으로 들어와 필자의 마라톤 커리어에 두고두고 후회할 큰 오점을 남겼을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께서 대승적인 차원에서 영부인 김건희 여사와 연루된 여러가지 문제를 말끔히 정리하고 임기 후반부에 분심 없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전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개인의 호불호(好不好)를 떠나 보수 정권의 정권 재 창출과 관련된 중차대한 사안임을 인식하시기 바랍니다.
이글은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대통령을 뽑은 충성스러운 반대자가 쓴 것임을 밝혀 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