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드로 수위권 성당(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발현 기념성당)
갈릴래아 호수 서북쪽 연안의 타브가에 있는 빵과 물고기 기적 기념성당에서 호숫가를 따라 500m 정도 북쪽으로 가면 베드로 수위권 성당(The Church of St. Peter's Primacy, 또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발현 기념성당)이 나온다. 이 기념성당은 요한복음 21,1-17절의 내용과 관련이 있다. 즉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처참하게 돌아가신 후 제자들은 좌절감을 안고 고향인 갈릴래아 호숫가로 돌아왔다.
베드로 사도는 어느 날 다른 제자들과 함께 고기를 잡으러 배를 타고 나갔으나 밤새도록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다. 그런데 새벽녘에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호숫가에 서 계시면서 제자들에게 배 오른쪽에 그물을 던지라 하셨고, 그러자 끌어올릴 수도 없을 만큼 많은 고기가 잡혔다. 그 순간 제자들은 그분이 바로 부활하신 주님이심을 알아보게 되었고, 호숫가에 왔을 때는 이미 예수님께서 숯불에 생선을 굽고 계셨고 빵도 준비되어 있었다.
바로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숯불에 생선을 구워 드셨던 그 자리에 현재의 기념 성전이 세워졌다.
역사 고고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4세기 때부터 이곳에 생선을 구워 드셨던 커다란 바위 위에 기념성당이 세워졌는데, 1263년 회교도들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어 폐허로 방치되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700여년이 흐른 뒤 프란치스코 수도회에 의해 오늘날의 성당이 새로 건립되었다.
이 성당 안에는 소위 ‘그리스도의 식탁’(mensa Christi)이라고 불리는 바윗덩어리가 잘 보존되어 있다. 이 바위에서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빵과 숯불에 구운 생선을 나누어 먹었다고 한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발현 기념성당은 지중해보다 212m나 낮은 갈릴래아 해변에 위치하고 있는데, 제주도 현무암과 비슷하지만 구멍이 뚫리지 않은 검은 돌로 소박하게 지어졌다.
이곳이 베드로 수위권 성당으로 불리는 이유는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베드로에게 세 번이나 “나를 사랑하느냐?” 하며 물으시고,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 하며 베드로 사도에게 절대적인 권위(수위권)을 주신 곳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했던 베드로 사도이지만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교회의 든든한 반석으로 새로 태어날 수 있었다. 베드로 사도는 그리스도와 양들을 위해 기꺼이 순교로써 자신의 사명을 다하였다. 따라서 베드로 수위권 성당은 실패와 좌절을 딛고 순교로써 자신의 사명을 다한 베드로 사도의 모습 속에서 진정한 권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