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골산
역사 문을 닫으면서 쉬었다가 엘리베이터로 내려가라고 하며 불까지 꺼주는 직원의 호의로 두어시간 대합실에서 잠을 청하다가 편의점에서 아침을 먹고 택시로 들머리인 철암고등학교로 간다.
실루엣으로 나타나는 두골산과 태백시의 산줄기들을 바라보며 임도를 버리고 잡목 숲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임도와 만나 벌목지대를 따라가니 낙동정맥의 산줄기와 지능선들이 역동적인 모습으로 펼쳐진다.
화사한 철쭉꽃들을 보며 한동안 흐릿한 산길을 타고 1057봉으로 올라가면 그제야 쌍봉으로 서있는 두골산이 앞에 모습을 보이고 멀리 펑퍼짐한 면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파란 애벌레들을 털어가며 빽빽한 철쭉들을 뚫고 급사면을 떨어져 내려가 공터에 낡은 삼각점(405재설/78.6건설부)이 놓여있는, 두문산이라고도 하는 두골산(1043.2m)으로 올라가니 산악회의 정상판 하나만이 반겨주고 조망은 가려있다.
찬 막걸리 한 컵으로 갈증을 달래고 비닐 코팅지에 '두골산 남봉'으로 적혀있는 1046봉에서 동쪽으로 틀어 한적한 오지의 숲길을 따라가면 철쭉은 너무나 찬란하고 분꽃나무들은 곳곳에서 진한 향을 내품어 탄성이 절로 나온다.
▲ 들머리에서 바라본 두골산
▲ 임도에서 바라본, 우금산에서 연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 두골산
▲ 연화산줄기
▲ 연화봉줄기
▲ 연화산줄기
▲함백산과 연화산
▲ 두골산 정상
▲ 두골산 남봉
▲ 분꽃나무
- 면산
분꽃 하나 꺾어 윗주머니에 꽂아넣고 피나물들이 환하게 군락을 이룬 숲을 천천히 따라가며 봄날은 간다를 흥얼거리고 있으니 군청색 호랑나비 한마리가 앞에서 멋지게 유영을 한다.
따가운 봄 햇살을 맞으며 철쭉 꽃들이 떨어질세라 조심스럽게 나무들을 헤치고 한동안 능선을 따라가면 면산은 점차 앞으로 다가서고 낙동정맥의 백병산이 멀리 뾰족한 모습을 보인다.
가팔라지는 능선을 타고 펑퍼짐한 숲을 지나 반질반질한 정맥 길과 만나서 면산(1246.2m)에 올라 예전의 추억들을 떠올리며 한편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고 인삼주를 벌컥이며 쉬어간다.
'석개재 4.2km' 이정표를 보고 오르락내리락 하며 낙동정맥을 따라가니 좀 지루하기도 하고 요즘 가물어서인지 마른 먼지가 풀풀 일어나 바지가 금방 허옇게 돼버린다.
낡은 삼각점(425?/78.5건설부)이 놓여있는 1010.1봉을 넘고 철망이 쳐져있는 산길 따라 이런저런 안내문들과 큼지막한 표시석이 서있는 910번 지방도로의 석개재로 내려선다.
▲ 피나물
▲ 면산 정상
▲ 뒤돌아본 면산
▲ 석개재
- 중봉산
넘실거리는 산그리매를 바라보다 따가운 햇볕을 맞으며 공사를 벌이고 있는 도로를 따라 내려가 가파른 공사장 절개지를 조심스럽게 넘어서 오래된 폐삼각점이 놓여있는 869.9봉으로 올라가면 한쪽의 깍아지른 절벽에서는 중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사금지맥과 육백지맥의 산줄기들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절개지에서 미끄러져 손가락에 상처를 입고 간신히 869.9봉을 내려가 구불구불한 도로를 걸어가다 가곡임도 들머리에 앉아 남은 술을 다 마시고 선들거리는 바람을 맞으며 한동안 쉬어간다.
널찍한 임도를 따라가다 임도가 급하게 휘는 망망목재에서 능선으로 붙어 무성한 잡목들을 헤치며 안부로 내려가니 인적들이 나타나고 표지기들도 달린 길이 양쪽으로 흐릿하게 갈라진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잔돌길 따라 진땀을 흘리며 공터에 낡은 삼각점이 놓여있고 산악회의 정상판만이 붙어있는 중봉산(739.9m)에 올라 바위에 앉아서 왜 유독 그동안 밍기적거리며 오지 못했었나 하고 생각을 해본다.
▲ 도로에서 바라본 면산과 낙동정맥
▲ 도로에서 당겨본 복두산과 육백지맥
▲ 도로에서 바라본 왼쪽의 중봉산과 뒤의 사금산(?)
▲ 왼쪽으로 969.9봉과 중봉산
▲ 869.9봉 정상
▲ 869.9봉에서 바라본, 중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 869.9봉
▲ 도로에서 바라본 묘봉과 낙동정맥
▲ 복두산
▲ 가곡임도
▲ 망망목재
▲ 중봉산 정상
- 풍곡교
이어지는북서쪽 능선 따라 산악회의 표지기들이 줄줄이 걸려있는 급사면 잡목 숲을 뚝 떨어져 내려가 안부에서 바위들이 있는 546봉으로 올라가면 밑으로 도로와 덕풍계곡이 내려다보인다.
흐릿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한동안 내려가니 안부에서 길이 사라지고 표지기들이 오른쪽으로 붙어있지만 계속되는 능선을 따라가다 철조망이 쳐진 농가에서 시멘트 임도를 만난다.
임도를 걸어가다 마지막 농가에서 길을 물어 무덤으로 이어지는 흐릿한 족적을 따라가 오른족에서 오는 뚜렸한 산길을 만나서 덕풍계곡을 보며 넓은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맑은 물이 흐르는 덕풍교를 건너고 풍곡교가 있는 도로 삼거리에서 산행을 마치고는 대강 옷을 갈아입은 다음 17시 30분 쯤에나 원덕에서 올 버스를 기다리지 못하고 도계 간다는 분의 차를 얻어타고 태백으로 향한다.
첫댓글 그쪽에도 중봉산이 있네요.... 화순에도 있던데. 홀로 장거리 덕분에 추억이 된 낙동 면산 보게되네요, 면산에서 석개재까지 참 지겹지요.....ㅎ 그때 기억이 되살아나네요.수고하셨습니다.
옥바위가 있다는 화순 중봉산은 아직 미답입니다. 석개재까지 정말 지루하더군요.^^ 원정산행 준비는 잘 되고 있지요?
@킬문 폐렴 예방주사와 독감 예방 주사를 한번에 같이 맞았더니 요사이 계속 몸살기운으로 운동도 못하고 죽겠네요,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서,,,,,괜히 예방주사맞았다싶고..큰일입니다....
그래도 맞아야지요. 좀 지나면 괜찮아집니다.
킬문님에게 미답 높은산이 남아 있다는 게 좀 신기하기도.. 관심있게 잘 봤습니다.
몸조리 잘 하고 계시지요...? 미루고 미루다 겨우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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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향이 진합니다. 찔레꽃 많이 필 때도 정신이 몽롱하지요.
수수꽃다리가 아니고 인동과의 분꽃나무입니다...ㅎ 냄새가 좋지요~ 몇년전 두골산갔던 생각나네요~ 절개지 걸릴게 없으니 조심하셔야~ 1000고지 이상은 아직 나물이~ㅜㅜ
아직도 이리 모르니...? 손가락 다 까였습니다.
오랜 시간속에서 하신 산행기를 읽다보면
킬문님에 역사를 느낍니다.
그저 감복할 뿐입니다.
항상 좋은 일이 넉넉하게 펼쳐지시길 소원드립니다.
아름다운....뜻이 깊은 산행기를 계속 청드립니다.
언제 한번 산행도 같이 하시지요...
@킬문 그럴 날이 온다며 그땐 참 기분좋은날이 되겠네요.어여 일에 풀려나 그럴날 기대충만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