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성우기자]
현대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축인 현대택배 지분이 현대유엔아이(U&I)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그룹 오너인 현정은(53·
사진) 회장에 갈수록 힘이 실리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그룹
정보통신부문 계열사인 현대유엔아이(U&I)는 지난 17일 현대택배 지분을 15.6%에서 25.4%로
확대했다.
올 1~3분기 7242억원 적자를 기록하는 등 그룹의 재무위험 요인으로 부상한 현대상선으로부터 9.8%(120만주)를 115억원(주당 9575원)에 인수한 데 따른 것이다.
현대택배 지분거래가 흥미로운 것은 현대상선의
유동성 확충 외에 그룹 지배구조 측면에서 현정은 회장의 기반 강화를 위해 현대U&I의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은
제조부문 8개사 및 금융부문 3개사 등 11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현대그룹은 과거 현대
엘리베이터를
지주회사로,
(27,000원
400 -1.46%)을 중간모회사로 하던 지배체제였다.
하지만 2006년 7월
(57,100원
100 -0.17%)가 자사주를 현대택배에 매각하고,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택배 지분을 현대상선에 매각함으로써 현대택배-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택배 순환출자구조로 변동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U&I는 올 6월
(15,800원
450 +2.93%)과 함께 정리금융공사로부터 현대택배 지분 각 15.6%, 4.99% 총 20.6%를 185억원에 사들였다.
따라서 현대U&I의 추가 지분인수는 현대상선(현대택배 지분 매각후 지분율 37.3%)을 대신해 순환출자구조의 핵심축인 현대택배에 대한 지배기반을 늘려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결과적으로 현 회장의 지배력 강화와 후계 경영권 승계 기반조성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대U&I는 현 회장이 최대주주로서 68.2%에 달하는 지분을
소유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외 현대그룹 12개 계열 중 현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는 현대투자네크워크(30%) 뿐이다.
다른 계열사들에 대해서는 현대택배 3대주주로서 12.6%, 현대엘리베이터 3.92%, 현대상선 1.51% 정도를 소유하고 있을 뿐이다.
아울러 현대U&I는 맏딸 정지이씨가 전무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계열사로 정 전무가 9.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