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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쉼터 스크랩 의심증·편집증 극복 | 사기·속임수 갈등 극복 [후박사의 힐링 상담]
ysoo 추천 0 조회 73 17.06.06 18:0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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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박사의 힐링 상담 | 의심증·편집증 극복]

상대방 입장에서 다시 돌아보라

 

확증편향에서 벗어나 좀 더 객관적 시각으로 판단해야

 

후박사 이후경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일러스트:중앙포토

 

 

하루는 50대 후반 남자가 진료실을 찾았다. 그는 머뭇거리며 말문을 텄다.

“어디 가서 얘기해야 할지 몰라서요…. 아들은 하나인데 미국에서 공부 중이고, 아내는 교수예요. 최근 아내와 같은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는 제 대학동창 친구와 셋이서 저녁 식사를 했어요.

그 친구와는 유학시절을 같이 보냈고 집안끼리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라, 오랜만에 만나 옛날 고생했던 얘기도 하고 농담도 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어요. 그리고 집에 돌아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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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아내를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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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새벽에 잠이 깼는데, 갑자기 아내가 나보다 그 친구와 더 가깝다는 생각이 스쳤어요.

마주치는 두 사람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는 느낌도 들었고요. 그리고 대화 중에 아내가 무심코 한 ‘교수님이 당신보다 자상해’라는 말이 자꾸 머릿속을 맴돌아요. 그냥 넘어가야지 했는데, 과거 20년의 사건들이 구슬 꿰듯 짜 맞춰지더라고요. 지나쳤던 사건들이 주마등처럼 생생하게 떠올랐어요.

그래서 아침 식사를 하며 다짜고짜 물었어요. ‘너 그 친구와 바람 피우지?’ 아내는 웃으며 넘어갔어요. 그런데 그 이후 계속 둘 사이 관계가 자꾸 의심이 돼요. 떨쳐버리기가 힘들어요.”

 

그는 탁월한 능력과 강직한 성격을 인정받아 직장에서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30년간 공직 생활을 명예롭게 마감하고, 지금은 몇몇 기업에서 고문으로 소일을 하고 있다. 그는 무신론자다.

평생 자신의 능력만 믿고 살아왔다. 그는 모범적인 가장이다. 평생 가족만 알고 살아왔다. 그는 충실한 가장이다. 맏아들로 부모에게 효도하고, 아내와 아들도 잘 건사했다. 그런데….

 

공자는 나이 40세를 불혹(不惑)이라 했다. 그런데 현대인은 60세가 돼도 무수한 유혹(誘惑) 가운데 침몰한다. ‘배고픈 소크라테스보다 배부른 돼지가 낫다’.

자본주의의 ‘아케이드 프로젝트(Arcade Project)’는 죽는 순간까지 인간의 욕망을 부추긴다. 우리는 물질주의에 사로잡혀, 마치 어항 속의 물고기처럼 틀에 갇혀 살아간다.

현대인은 60세가 돼도 무수한 의혹(疑惑) 가운데 추락한다.

‘누군가 항상 나를 지켜본다.’ 인터넷 시대의 ‘빅 브라더(Big Brother)’는 죽는 순간까지 인간의 행동을 감시한다. 우리는 지식정보의 홍수에 휩쓸려, 마치 표류하는 배처럼 갈피를 못 잡고 살아간다.

 

사랑하던 아버지가 마피아인 것을 아는 순간, 딸의 세계는 무너진다. 존경하던 스승이 매국노인 것을 아는 순간, 제자의 세계는 붕괴된다. 사랑하던 아내가 오랫동안 딴 남자를 좋아한 것을 아는 순간, 남편의 세계는 무너진다. “어떻게 나한테 그런 일이!” 아니라고 부인해 보고, 말도 안 된다고 화도 내 보고, 되돌려 보려고 타협해 보기도 한다. 홀연히 의심, 의혹, 회의, 불신, 피해의식, 편집, 분열이 들어선다. 과거 수십 년이 구슬 꿰듯이 짜 맞춰진다. 눈앞에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란 게 있다. 보이는 대로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는 과정이다.

확증편향은 갑론을박의 원인이다. 우리는 보통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반대되는 증거는 무시한다. 그래서 같은 말을 듣고도 다르게 해석한다. 확증편향은 과거 경험을 반영한다.

무엇이든 자꾸 반복하면 진실로 받아들인다. 그런데 친숙함은 진실과 거리가 있다. 낭패를 불러올 수 있다. 확증편향은 무의식적인 자기정당화다. 휴거를 기다리던 신흥 교도들은 거짓이 드러나도, 오히려 ‘세상을 구원하는 선한 행위’로 합리화한다.

 

확증편향에 잘 빠지는 사람이 있다. 편집증적 성격의 소유자다.

영화 [사도]에서 영조는 편집증, 사도세자는 분열증을 보여준다.

편집증은 어려서 정당한 대우를 못 받고, 신체적, 감정적으로 학대받은 경험을 가진 경우에 많이 나타난다.

특징은 셋으로 요약된다.

①모든 것에서 숨겨진 의도를 찾는다. 의심, 의혹, 회의, 불신, 피해의식에 잘 빠진다. 아무나 못 믿고, 믿음을 확인하려 끊임없이 테스트한다.

②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해석한다. 우연한 일조차 자신과 관련 짓는다. 세상을 흑백논리로 본다.

③권력구조에 민감하다. 항상 이용당하거나 손해 본다고 생각한다. 자주 박해당하는 포지션에 있다.

 

편집광(Paranoia)은 정상부터 비정상까지 다양하다. 순기능도 있다.

“오직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

미국 반도체산업을 성공시킨 인텔사 사장 앤디 그로브가 남긴 말이다.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한국 생명과학의 선구자 황우석이 남긴 말이다.

편집증적 태도는 리더의 바람직한 덕목 중의 하나다. 자신, 가족, 기업, 국가를 미래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한다. 상식적인 일이나 전통적인 권위를 부정하는 철학적 정신의 근본이 된다. 열광적으로 헌신하는 개인들의 집단현상을 통해 사회적 대의를 실천한다.

 

자, 그에게로 돌아가자. 탁월한 처방은 무엇일까?

 

첫째, 생각을 거둬들이자. 너무 멀리 갔다. 의혹은 언제 일어나는가? 생각과 몸 사이에 괴리가 생길 때 싹튼다. 몸이 지쳤다. 잘 먹고, 잘 자고, 푹 쉬어보자.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회의는 언제 생기는가? 생각과 마음 사이에 괴리가 생길 때 싹튼다. 마음이 지쳤다. 좋아하던 시집을 들고 한적한 카페로 나가보자. 생각이 바뀔 것이다. 불신은 언제 일어나는가? 생각과 혼 사이에 괴리가 생길 때 싹튼다. 혼이 방향을 잃었다. 나는 누구인가? 인생 길을 새롭게 점검하자. 커다란 목적이 들어설 것이다.

캄캄한 동굴 속에서 철학자와 행동가가 길을 잃었다 철학자는 두려워 벌벌 떨며, 온갖 의혹에 싸여 있었다. 행동가는 무섭지만, 온몸으로 부닥치며 길을 찾았다. 두려움이 몰려올 땐 최소(Minimum)를 기대하고, 무서움이 몰려올 땐 최악(Maximum)을 가정하자. 그냥 행동하자! 기대 없이 행동하고, 믿음 없이 행동하자.

 

둘째, 소설을 다시 쓰자.

우선, 상대 입장에서 써보자. 아내는 어떻게 생각할까?

아침부터 무슨 날벼락인가? 갑자기 바람을 피운다니 너무 황당하다. 어제 대화에서 크게 잘못한 것이 없다. 뭔가 오래 쌓인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상대역할을 경험해 볼 때, 비로소 확증편향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음, 반박 자료를 써보자. 악마의 변호인이 돼 보자. 반대 증거를 모아보자. 그 교수는 오래 된 친구다. 둘이 가깝다고 해서 바람피우는 사이라 할 수 없다. 눈빛이 통한다는 것은 너무 주관적이다. 내가 자상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반박 자료가 쌓일 때, 비로소 의심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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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에 내맡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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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불확실성에 내맡기자.

오늘날 모든 자연현상과 사회현상은 설명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우리는 복잡성에 지배되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고 있다. 어느 하나도 확실한 게 없다. 지구 한 편에서 나비 날갯짓이 다른 편에서 태풍을 일으킨다.

거대한 혼돈 가운데 질서가 들어선다. 작은 선택에 기뻐하지 말고, 큰 결정에 주목하자. 작은 지혜에 도취되지 말고, 큰 깨달음에 도전하자. 작은 확실성에 안주하지 말고, 우주적 불확실성에 내맡기자.

 

 

 

 

 

[후박사의 힐링 상담 | 사기·속임수 갈등 극복]

못난 나를 받아들이고 떼인 돈은 잊자

 

마음의 평온 되찾고 새로운 출발의 각오 다져야

 

후박사 이후경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분통이 터져요. 10년 동안 어떻게 모은 돈인데, 모두 사기 당했어요. 제대로 써 보지도 못했는데….

생각만 하면 너무 억울해요. 무엇보다 속았다는 사실에 더 화가 나고요.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 사기꾼으로 보이고, 매일 피해 의식에 시달려요.”

 

그는 50대 중반의 내과의사다. 10년 전, 두 아들을 유학 보내면서 돈이 필요해 잘 나가던 교수직을 그만두고 개업했다. 병원은 그럭저럭 잘 운영됐고, 덕분에 돈을 꽤 벌었다. 3년 전, 교회 모임에서 A사장을 만나 친하게 됐다. 교인들과의 관계가 원만하고 봉사도 잘해 목사님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A사장은 자신의 회사를 소개하면서 투자를 제안했다. 1구좌 1000만원을 투자하면, 연이율 24%에 달하는 배당금을 매달 20만원 씩 준다는 것이다. 게다가 원하면 언제든지 즉시 원금 회수가 가능하다고도 했다.

 

그는 처음에 무시했다. 그런데 친한 교인들이 몇 구좌씩 투자해 배당금을 꽤 받았고, 또 어떤 교인은 원금 회수를 요청해 즉시 받았다는 얘기도 전해 들었다. 그도 시험 삼아 5구좌를 투자했다.

그랬더니 매달 100만 원이 꼬박꼬박 통장에 찍히는 것이다. 흐뭇했다. 1년쯤 지났을 무렵, 묶어놓은 돈 5억원을 다 투자하면 어떨까 하는 욕심이 생겼다. 아내도 그 집 가족들과 친하고, 신앙생활을 같이 하는 사람이니 별 탈 없을 것이라며 반대하지 않았다. 돈은 벌 때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 위험하다고 생각했지만, 여섯 달 전 큰 맘먹고 5억을 투자했다. 그런데….

 

굳게 믿고 투자했는데…

 

사기는 남을 속이는 것이다. 삶이 무료할 때 누구나 한 번쯤 일탈을 꿈꾼다. 삶이 재미없을 때 누구나 인생의 반전을 꿈꾼다. 어느 날 갑자기 머리가 똑똑해졌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는 천재 사기꾼이 등장하는 영화를 보면서 통쾌해한다. 사기꾼은 남을 속여 이득을 취하는 사람이다. 조선의 사기꾼 봉이 김선달은 대동강 물 소유권을 무려 황소 40마리 값에 팔았다.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은 의료기기 불법 다단계 영업으로 무려 4조원의 투자금을 챙겼다.

 

속이는 자가 있으면 속는 자가 있다. 우리는 일확천금을 꿈꾼다. 복권을 사거나 주식 투자로 팔자를 고치려 한다. 사기꾼은 못 가진 자들에게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유혹한다. 우리는 한탕주의를 노린다. 도박에 손대거나 부동산 투기로 운수를 바꿔보려 한다. 사기꾼은 가진 자들에게는 “노력 없이 돈을 늘릴 수 있다”고 제안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불법이 더욱 성행한다. 투자 사기, 부동산 사기, 주가 조작, 의료 사기 등이 난무한다. 속이는 자나 속는 자나 바닥에 욕망이라는 것이 꿈틀거린다.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다. 밥 세끼와 따뜻한 잠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무언가를 끝없이 요구한다. 자본주의는 그런 욕망을 부추긴다. “우리는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 모든 욕망은 돈을 통해 충족된다. 돈으로 신분이 좌우되고, 돈이 있는 만큼 꿈꾼다. 돈은 자부심의 원천이고, 돈이 스스로를 자유롭게 한다.

“돈은 있는 죄도 없애고, 없는 죄도 만든다.”

돈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린다. 소금물을 먹으면 갈증이 더 심해진다.

 

사랑도 우정도 돈 앞에 맥없이 무너진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

 

대한민국은 사기꾼 천국이다. 작년 사기사건은 24만 건, 피해액은 8조원에 이른다. 검거율은 70%, 피해금액 중 회수된 돈은 1%도 안 된다. 이웃 일본의 무려 10배다. 이렇게 사기가 성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①정(情)으로 돈거래를 한다. 계약이나 법적 절차를 무시한다. 아는 사람, 친한 사람, 믿는 사람에게 속는다. ②남의 일에 관심이 많다. 남의 말을 잘 듣고 쉽게 수긍한다. 사기꾼도 말을 잘 안 들으면 못 속인다.

③남이 없는 사회다. 나보다 우리를 중시한다. 길 가다 문제 있는 사람을 보면 지적하거나 잘 돕는다.

 

항상 속이는 사람이 있다. 어리석다. 남의 뺨을 때려 죽을 때 그늘에서 떨고, 오리를 가도록 강요하여 인생의 적자를 남긴다. 자주 속는 사람이 있다. 어리숙하다. 남에게 속일 기회를 주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절대 속지 않는 사람이 있다. 어리다. 스스로 인생을 헛되이 살아왔음을 알아야 한다.

가끔 속아주는 사람이 있다. 어질다. 한 뺨을 맞을 때 다른 뺨을 돌려대고, 오리를 가자고 할 때 십리를 함께 하여 인생의 흑자를 남긴다.

 

자, 그에게 돌아가자. 그에게 탁월한 처방은 무엇인가?

첫 째, 못난 나를 받아들이자.

지나치게 나를 믿었다. 자기 확신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과신하고, 내 방식대로 처리하다 망했다. 그렇다 해도, 그런 나를 받아들이자. 지나치게 남을 믿었다. 문간에 발 들여놓기 전략에 걸린 것이다. 1년 간 꼬박꼬박 소액 배당금을 받다가 판단력이 흐려졌다. 그렇다 해도, 그런 나를 사랑하자. 지나치게 잘 되리라 기대했다. 낙천성의 오류에 빠진 것이다. 무조건 내 하는 일이 잘 되고, 막연히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 해도, 마음의 평화를 선택하자.

 

지난해 사기 피해액 8조원

 

둘째, 떼인 돈은 잊어버리자.

어차피 끝난 일, 그만 화내자. 마음만 망가진다. 집이 불타 재산 5억원이 사라졌다고 상상해 보자. 차분함이 들어설 것이다. 어차피 끝난 일, 그만 억울해 하자. 몸만 망가진다. 죽을병에 걸려 5억원을 다 써 나았다고 상상해 보자. 고마움이 생길 것이다. 어차피 끝난 일, 그만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자. 혼이 망가진다. 무명(無名)으로 5억원을 자선냄비에 쾌척했다고 상상해 보자. 따뜻함이 몰려올 것이다.

 

셋째, 새롭게 시작해 보자.

아이의 순수함으로, 다시 시작하자. 처음으로 돈이라는 것을 들고, 물건을 사러 상점에 갔을 때를 떠올려 보자. 설렘으로 마음이 요동칠 것이다. 청년의 열정으로, 다시 시작하자. 첫 직장에서 한 달을 일하고, 처음으로 월급 받았을 때를 떠올려 보자. 기쁨으로 몸이 전율할 것이다. 신혼의 소박함으로, 다시 시작하자. 처음으로 작은 내 집을 구해, 두 발 뻗고 편안히 자게 되었을 때를 떠올려 보자. 뿌듯함으로 가슴이 두근거릴 것이다.

 

 

후박사 이후경 -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임상집단정신치료] [후박사의 마음건강 강연시리즈 1~5권] [후박사의 힐링시대 프로젝트] 등 1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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