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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1월 7일 날씨는 맑음
그리스에서 눈뜨고 도둑맞은 기분을 뒤로한 채 터키항공은 나를 1시간만에 이스탄불에 모셔다 주었다. 한국에서 계획은 배로 쿠사다시나 마마리스항으로 터키에 진입하는 것이었는데, 그래서 터키에 진입후 일정이 전무했다. 공항에 내렸을때 '그리스탈출'이란 기쁨도 잠시 터키는 어두운 뭐랄까 음산한 분위기였다. 영어는 역시나 보기힘들다. 공항에서 음...이제 내가 뭘해야할까하는 생각에 들었다. 주변 눈치 한번 봐주고...환전을 했다. 몇천만원씩을 아니 몇억원이나 주는 것이다. 환율도 모르고 갔던터라. 돈다발을 받아드니 정말 부자가 된 느낌이랄까? 계산해보니 1,000,000TL이 우리돈 1000원하는것같다. 돈쓰는 재미가 있을것이라더니 정말 그렇더군...ㅋㅋㅋ '세계를 간다'는 너무 옛날 책이다. 공항에서 도심으로 Metro가 생긴지 언제인데... 공항에서 1000원이면 지하철로 오토가르에 도달할수 있었다.
지하철에서 후세인같이 생긴 사람들이 한명의 동양남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많이 무서웠다. 울고 싶기도 하고...'집에 갈래'라고 말해도 어느누구하나 못알아들을 상황인지라...근처에 대만 여성3분이 있어 말을 걸었다. (두명이 예뻐서...--;) 역시 제일 못생긴에가 대변인인양 말을 한다. 같이 이스탄불에서 합류하고 일정을 짜겠냐길래 싫다고 했다. 자세히보니 그 두명도 아니여서...--;;
지하철에서 내렸을때 말로만 듣던 오토가르가 눈에 들어왔다.
요기가 오토가르이지요...
오토가르에서 밤차로 가파도키아를 가기로했다. 근데 너무 늦어 버스가 없다는거다. 하는수없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기로 했다. 나의 첫 방문은 이즈미르가 되었다. 가격은 많이 안내를 받았듯이 반정도까지 깎았다. 호객행위를 하는 거라든지 내가 들고있던 캠코더에 어린애마냥 V를하다든지 낯설지만 인간적인 분위기가 많이 풍겼다. 버스는 밴츠버스이고 승차감은 ... 우리나라 최고급 공항리무진만은 못하다 그래도 고급좌석정도는 되는것 같다. 말로만 듣던 스킨을 뿌려주기도 하구 물도 주고 차이라는 터키 차도 마시면서 잠에 들었다.
11월 8일 날씨 또 맑네?
눈을 떴을때 이즈미르에 도착하였다. 황량한 는낌...TV에서 중동지역 테러당하는 도시 장면에서 보던 건물들...또 무엇을 해야한단 말인가? '세계를 간다'의 도움?으로 난 별로 안멋있던 퀼튀르 공원으로 향했다. 어린이 대공원 수준이다. (버스 56번을 타시면 되지요.바스마네역 하차) 주변 건물도 터키 제3의 도시의 수준이 이정도냐? 비웃게 되더군.그리스가 아닌 터키에서 지중해를 한번 보겠다고 걸어걸어 이즈미르해로 걸어가다가 렌트카 회사 사람에게 길을 물었다. 근데 이 사람 직접 차를 태워 이즈미르 해안을 둘러보게 해주고 다시 오토가르까지 태워주고 오토가르에서 싼값에 버스표도 대신 사주는 것이 아닌가? 이런 호의를 베푸는 저의는 뭐냐? 묻고싶었다. 할일이 그렇게 없나?... 말은 이렇게 했지만 어제 대만여자도 그렇고 몇몇 여행기에서도 보았듯이 터키인들은 정말 친절하다. 길을 물으면 가르쳐주는게 아니라 데려다준다는 게 맞는 말인듯...너무 고마워서 배낭속에서 숙성중이던 참이슬을 한병 주었다. 이렇게 소개하면서 ' 한국 최고의 전통 위스키 '... 800원이던가? 물론 여기선 800,000TL이겠지만 너무 고마워하더라...
오전 10시30분 버스는 다시 셀축으로 향했다. (5,000,000TL) 셀축에 도착하니 이곳 역시 철지난 관광지 같았다. 한산하고 역시나 관광안내소는 문을 닫고, 마침 장이 있었는지 시장을 헤메며 추천된 숙소를 찾아나섰는데... 터키 얼라들이 '자폰, 자폰' 거리며 '곤니찌와' 를 외친다. 이 빠가들 이렇게 잘생긴 쪽빠리가 어딨어? --; 길을 물으니 역시나 데려다 준다. 이번엔 가방을 들어주기까지한다. '니네 정말 왜 그러는거니?' 값은 1만원정도에 아침도 먹을수 있단다. 야호~ 짐을 풀고 오래간만에 밥을 먹기로 했다. 햇반과 즉석미역국... 옆에서 조리하는것을 아주머니와 호텔 직원들이 보더니 신기해하는거다. 포장 김을 보더니 신기해하더군...국그릇이 없어 컵에 미역국을 나누어 담아 마셨다. 옆에서 그 사람들도 점심 준비를 하는것같은데 브로컬리를 삶고 올리브유에 피망을 익히는데 맛없어 보이더라. 조리를하고 냄비를 닦으려는데 주인 아들인지가 대신 설겆이를 해서 고마웠다. 이런 호의에 '혹시 돈달라느거 아냐?'라는 마음을 품은 나에게 그들의 이런 행동은 써비스가 아닌 그냥 일상이었던거다. 내가 불쌍하고 초라해지더군... 밥도 먹고 샤워도 했으니 본격적인 관광에 들어갔다. 근처에 에페스 유적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오토가르에서 (번화가 내에 있다) 내일 갈 파묵칼레행 버스를 예매했다. (10,000,000TL) 한적한 길을 걸으며 바라본 옛성터의 성은 참 웅장했다. 에페스 유적은 입장료가 15000원이나 한다. 그래도 어쩌리.. 굶더라도 들어가야지...(그리스인한테 사기 당한 것을 터키인에게 짜게 굴었다. 사실 터키에서 더 쓰고 싶었지만...원래 백화점에선 값을 못깎잖아...시장에서 깎지...그 원리랄까?) 에페스 유적은 그야말로 유적지였다. 보존이 그나마 잘된 유적들을 보니 만족의 미소가 지어지더군...
정면을 보고 찍으니 얼굴이 검게 나와 해를 바라 본 것이지 뭔가 뜻이있는 포즈는 아닙니다. ^^*
재미있는건 유적 곳곳에 도둑고양이들이 있는데 눈치보는 것도 없고 도망도 안간다. 한마리 덥썩 들고선 사진도 찍었다. 그리도 옛 도서관 건물 앞에서는 이 고양이 덕에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잘찍은 사진도 건졌다. 디카가 망가진게 너무 한이 되었지만...
살짝 공개합니다. 무단 복사 금지...!
아끼는 사진이라 오른쪽 밒부분에 이름도 써넣었다. ㅋㅋ
성모마리아 예수님 사후에 마지막으로 머물렀다는 교회에 가려는데 이 곳은 산꼭대기에 있는 곳으로 에페스 유적에서 멀다. 7km거리. 길을 지나던 차를 세워서 얻어타고 -이젠 이런 호의쯤은 고맙지도 않다. 차내식을 요구하고 싶을 정도랄까? 아니나 다를까 강정같은 음식을 주더군...농담입니다.-
조그마한 성당에 마리아상이 있는것 뿐이다. 초를 하나 불붙일수 있고 헌금도 하게 되어있는데 난 우리나라돈 1000원 새돈을 넣었다. 한국인 소원을 빌어야하니깐... 관람을 마치고 셀축으로 돌아갈 궁리를 했는데 별 걱정이 안되드라...내겐 어리버리 도움을 요구하는 표정연기력이 있으므로...아니나 다를까 난 남들 돈주고 타는 투어버스를 또 다시 공짜로 타고 내려왔다. 물론 어리버리한 표정을 지어주는것은 명심하였구...ㅋㅋ 관람도 잘했겠다 돌아와서 세계3대 요리 터키음식을 처음 먹는 시식시간이 왔다. 왠 음식점에 갔는데 음식 종류가 하나다. 밥에 감자, 닭고기, 간, 콩을 덮밥형식으로 먹는건데 세계최악의 개밥이었다. TT; 다시 우울해져서 EFES란 터키 맥주와 과자를 사들고 왔는데 맥주도 맛이없어 그날 밤에 음식물 쓰레기장에 빠지는 꿈을 꿀것만 같았다. 참 라마잔 기간인데 잘들 먹던데...나만 돈아끼느라 굶고...나만의 라마잔 기간인가보다...
11월 9일 날씨 3일 연속 해를 본건 이날이 처음이렸다...
아침에 일어나 정말 어의 없는 호텔식을 먹고 세계7대 불가사의라는 아르테미스 신전터를 보러갔다. 왜 7대 불가사의인지 7번 크게 고민했으나 불가사의다... 때마침 신전 하나남은 기둥곁에 양떼들이 잔흙뭍은 풀을 뜯길래 사진을 한장 찍었다. 발길을 돌려 이사베이 사원과 사도 요한의 묘가있다는 교회에도 들어갔는데 여기에 도롱뇽이 벽을 기어다니길래 꼬챙이로 막 위협하며 캠코더로 찍었다... 어린이가 된 기분이라기 보다 아직 어른될려면 멀었다는 느낌이 들더군... 돌아오는 길에 에르테미스 상을 보았는데 이뻐서 근처에서 모조품을 하나 샀다. 30cm정도의 큰것으로...15000원...
10시경 버스를 타고 데니즐리에서 돌무쉬를 갈아타서 파묵칼레에 2시30분경에 도착하였다. 파묵칼레 마을 앞에 내려 그곳에서 바로 오늘 저녁에 갈 안탈이야행 버스를 예매하고 (13000원) 말로만 듣던 파묵칼레 석회봉을 올랐다. 멀리선 눈쌓인 산같지만 직접 오르면 온천수 흘러내린 모양이 살아있는 거대한 석회봉이 맞다. 맨발로 올라가게 되어 발바닥이 무척 아프긴 하지만 따듯한 온천수에 나의 냄새나는 발을 담그니 기분이 좋더군...혈액순환이 잘되다 못해 피가 밖으로 뿜어나올 듯...(표현이 좀 그런가?) 석회봉 위에 올라가면 히에라 폴리스가 있는데 그위로 올라가면 원형극장이 있는데 거기 올라갈 무렵부터 서서히 노을이 지는데 정말 잊기 힘든 멋진 모습이었다. 다시 노을 지는 먼산을 바라보며 석회봉을 다시 밟고 내려오는 절경은 그때 다들 돌아가고 10여명 남아서 내려갔던 우리만의 것이었으리라. 혼통 흰 석회붕이 주황색으로 변한 10분은 이번 여행 최고의 하일라이트였다. 여기서 미친듯이 캠으로 사진 찍다가 렌즈 커버 분실...곧 캠 랜즈가 박살날것을 암시하는 것같음...
1장 남긴 이 사진은 볼때마다 기분이 좋더라구요....
Sunset in Pamukale photo by Taejin Park (노을아 왜 이제 나타났냐? 산토리니에서도 좀 보자니까)
내려와서 버스 정류장 아저씨의 소개로 간 레스토랑에서 양갈비와 셀러드, 맥주, 요쿠르트와 꿀을 시켰는데 한국의 양갈비와 많이 틀리다 냄새가 없는데다가 맛도 더 좋다. 요쿠루트는 좀 신맛이 강한데 부드럽고 셀러드는 올리브 유가 많아 기름이 먹고 싶던 나에게 빵에 찍어 먹는 기쁨을 주었다. 다시 데니즐리로 와서 안탈리야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표 삐끼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터키 여자는 결혼전에 sex를 안하니 그런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든지, 이스탄불에선 조심하라라든지 저번달에 프랑스 남자가 수면제든 차를 마시고 돈이 털렸다고 하든가? 유혹이나 한번 당해봤으면...
또 안탈리야에서 pension을 하나 추천해주었다. 1만원에 아침포함이라는데...주소를 책에 적고 안탈리야로 향했다. 안탈리야는 터키 최대의 지중해 해양도시인데 나에게 최대의 실수와 고생을 남긴 지중해 악몽의 장소이기도 하다. 오토가르는 시내와 상당히 떨어져있다. '세계를 간다'는 어딜갔다와서 이런 거짓정보를 주는지...700m라는데 7km는 되겠네...(왜 이렇게 불만이냐구? 내일 이야기를 보면 알꺼다) 갈레이취라는 시내로 들어가는데 Taxi를 이용하게되었다. 6시간을 타는게 13000원인데 10분 똥차타는데 15000원이나 주었다. 기분이 나빠지다가 추천해준 pension은 주로 일본인들이 가는 곳인가본데 최악의 잠자리였다. 오늘도 나를 달래주는것은 생수병과 맥주... 그리고 또띠야 한봉지였다.
11월 10일 날씨 보슬비가 잠깐 왔다가 저리감
'안탈야, 안탈리야, 안딸리야, 안탈꺼야... 안탈리야행 버스는 타는게 아니였다. '
아침에 비가 좀 내리더니 이내 개었다. 안탈리야 해변과 카라알리오올루 공원을 거닐다가 (공사중이여서 지저분했고 공사가 마쳐진다해도 올림픽공원만 못해보였다. 터키 최대의 공원 맞는지) 길에서 햄이 들어간 샌드위치를 하나 먹고 하드리아누스문과 왠 이슬람 사원에 침절하게 안내해주어 사원 내부를 보았다. 근데 헌금 내라는거다. 액수까지 정해서...5000원 사기당하고 소원을 빌었다. '이 사람 오늘 1만원 잃게 해주세요...'라고...다시 짐을 찾아 들고 오토가르로 향했다. 아울리탑과 아타튀르크 동상을 보고 어제산 조각품을 소포로 보내고자 PTT를 찾았다. 상을 보더니 포장이 필요하다길래 길에 널부러진 BOX를 골라 갔는데 왠걸 보내는 비용이 5만원이란다. 만5천원짜린데... 그냥 오토가르로 가고자했다. 정말 무거운 짐을 끌고 시내를 돌아 길에서 왠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오토가르 어디로 가요? -> 직역: 짐좀 들어주고 데려다 주세요. ㅎㅎ. 정말 데려다 준다. 근데 난 가까울지 알았다. 중간에 1번 쉬기도 하고 1시간30분을 날 끌고 가는거다. 그리고 요렇게 가라고 말을 해주는데 가는 동안 버스를 타라는 추천을 받았다. 1시간 넘게 걸어가는중인데 그런소리 듣게 되면 버스비가 650원이라도 오기가 생기게 마련이다. 대신 천원짜리 콜라마시며 걸었다. 머리나쁘면 몸이 고생한다. 덕분에 주인이 싫은 살들이 나를 떠난것같다. 일부만... 결국 그날 4시간간 완전군장으로 걸었다....700m를 4시간동안 갈수 있나요? --; 세계를 간다 -> 세계를 긴다.... 할아버지 이야기를 더 하면 그 분이 날 안내해주었을때 고맙다는 생각들 와중에 측은한 맘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할일이 없는지... 그들이 누리는 여유는 왜 나에게 태만, 불성실로 보이는지... 터미널에서 한번 앗싸리 굶자는 심보로 1000원짜리 빵하나 먹고 말았다. 버스비빼면 오늘 1만원도 안썼다. 화장실 2번가서 1000원. 노상방뇨 고려중... 버스는 가파도키아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탈리아 해변, 사진으로만 보시고 가지는 마세요...(여름엔 아니겠지만)
우울해지면 팬을 놓고 싶은 법... 가파도키아와 이스탄불은 part 2에 이어집니다.
다시금 티슈로 눈물을 훔치며...
첫댓글 역시 안탈리야네용 그리고 파묵칼레 셀축...... 너무너무 가고 싶은곳입니다. 항상감솨^^*
하하하하하하하하~~ *^^* 너무 잼있으신분 같아요! 다음에두 기대하겠습니당~* 화이팅!
중간중간 확~ 깨게하는 맨트.. 그 덕에 글 읽는 재미가 쏠쏠~하네여~ ㅋㅋ 저두 안탈리아는 안갈까바여~ 푸헐~ ^^
으~~저도 안탈리아에 안좋은 기억이..이상한 할아버지한테 사기 당했져..그치만 해변에서 먹은 샌드위치는 정말 맛있었어요.그거 생각하구,말라티아에서 치즈버거를 시켰는데요.ㅋㅋ정말 빵사이에 치즈하나,양배추한쪽 들어있는거있져..ㅋㅋ글구 숙소 아저씨들도 좋았어요^^그러구보니 지갑도 잃어버렸군요.안탈리아..웅~~
후기가 너무 재밌네요~ 저도 내년 그리스, 터키 여행 계획중이라 도움이 많이 됩니다 감사^o^
경험해보지 못한 곳의 여행기를 보면 미지의 모험가가 된 듯 합니다. 님의 여행기를 읽고 오늘은 터키 꿈을 꾸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