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저녁....
나는 1일 운전기사가 되었다.
강릉으로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 강릉에서 만난 반가운 분들과 횟집에서 저녁을 먹고 있었는데,
나를 찾는 전화가 급히 걸려왔다.
내가 조금 늦게 춘천으로 간다는 것을 아시고, 장학사님들께서 전화를 하신 것이다.
400명이나 모였던 큰 모임이었는데, 초-중-고등학교 교사들 중에서도 컴퓨터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분들의 큰 행사였다.
나에게 전화를 하셨던 장학사님 덕분으로, 내가 그 곳에서 초등학교 교사 대표로 발표를 했었는데
아직 경력이 어린 나에게 그런 기회를 주신 것은, 나에게 큰 경험이 되기에 충분했었다.
꼭 그런 의미만은 아니더라도 그 장학사님께서 따로 부탁하신 것을 보면, 내가 싫다고 거절할 상황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거의 저녁을 먹은터라 급히 장학사님들께서 저녁 식사를 하신 장소로 갔더니, 나에게 장학관님의
안전한 귀가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하셨다. 말하자면 1일 운전기사가 되는 건데.........
장학관님과 다른 한 명의 여자분, 나 이렇게 세명이서 춘천길에 올랐다.
솔직히 많이 피곤하고 정신이 곤두서 있었다.
많은 사람들 앞에 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신경쓰이는 것인지, 이미 2주 전부터 발표 준비를 하고
원고 준비를 하면서 잠을 자도 그런 꿈만 꾸기도 했다.
그래서 춘천 돌아올 때는, 편하게 쉬면서 음악도 듣고 그렇게 오려고 했는데.........
장학관님은 3시간 가량을 내내 나와 대화를 나누셨다.
당신이 살아오신 경험이나 교직 생활에 대한 이야기..... 가족 이야기와 지금 하고 있는 업무 이야기,
젋은 교사들에게 바라는 이야기........ 등등.. 그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그 분이 살아오신
인생을 간접 경험이라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전을 편안히 하기 위해서 오히려 3시간 동안 신경을 더 쓴 것 같았다.
고속도로에서는 차선도 잘 바꾸지 않고 2차선으로 100킬로미터를 준수했고, 앞 차와 거리를 둘 때도
정석대로 100킬로미터는 둔 것 같았다. 차가 서고 움직일 때 움직임이 없도록 더욱 조심했는데
왜냐하면 내 차가 스틱이어서 잘못하면 쿨럭대기 때문이다. ㅋㅋ
저녁 7시 넘어 출발했었는데 10시 가량 되어 춘천에 들어왔다.
정신적으로 많이 피곤했었지만, 이렇게 장학관님을 알게 되고 좋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무엇보다도 휴게소에서 커피도 사 주시고, 도로통행권도 주시면서 내가 운전하는 것에 대해
많이 고마워하셨던 것이 감사하다. (통행권은 극구 안 받겠다고 했었는데, 워낙 강경하셔서 그냥
받아두었다. ^^*)
춘천에서 헤어질 때, 나에게 하시는 한 말씀.......
"나중에 콜택시 기사나 운전기사 해도 되겠네요~ ㅎㅎ 오늘 안전히 잘 운전하는 것을 보니
다음에 또 부탁해야겠어요~ "
칭찬을 들으려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나의 노력의 결과를 이해해 주셨다는 것이 참 감사했고,
고마웠다.
에구..... 그 때 운전하느라 신경 쓴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긴장이 되는 듯 하다.
높은 분들 모시고 다니는 운전기사님들은 얼마나 신경이 쓰일까 싶다. ㅋㅋ
강릉에 다녀오니 422킬로미터 거리가 나왔다.
허걱..... 너무 조심조심 다닌 탓일까?
자동차 기름 눈금이 겨우 중간에 내려와 있다.
이렇게 타다가는 예전에 돌파했던 기름 한 가득에, 700킬로미터도 돌파할 수 있지 않을까?
어제, 오늘, 내일도 급제동, 급출발 등을 삼가하면서 살살 타야겠다.
몇 킬로미터나 찍을지 사뭇 기대된다. ^^*
첫댓글 고생하셨네요.....
한글한글이.. 참 이뿝니다.. ㅅㄱ하셨습니다.. ^^*
운전을 하시는 분들은 간혹 경험하실 일들인데... 제가 워낙 이런 일에 몸을 사리다 보니, 더 긴장을 했었나 봅니다. ㅎㅎ 기특하게 봐 주신 여러분들께 괜히 죄송하고 그러네요... 모두 안전 운행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