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애가 3장 1~18절]
1 여호와의 분노의 매로 말미암아 고난 당한 자는 나로다
2 나를 이끌어 어둠 안에서 걸어가게 하시고 빛 안에서 걸어가지 못하게 하셨으며
3 종일토록 손을 들어 자주자주 나를 치시는도다
4 나의 살과 가죽을 쇠하게 하시며 나의 뼈들을 꺾으셨고
5 고통과 수고를 쌓아 나를 에우셨으며
6 나를 어둠 속에 살게 하시기를 죽은 지 오랜 자 같게 하셨도다
7 나를 둘러싸서 나가지 못하게 하시고 내 사슬을 무겁게 하셨으며
8 내가 부르짖어 도움을 구하나 내 기도를 물리치시며
9 다듬은 돌을 쌓아 내 길들을 막으사 내 길들을 굽게 하셨도다
10 그는 내게 대하여 엎드려 기다리는 곰과 은밀한 곳에 있는 사자 같으사
11 나의 길들로 치우치게 하시며 내 몸을 찢으시며 나를 적막하게 하셨도다
12 활을 당겨 나를 화살의 과녁으로 삼으심이여
13 화살통의 화살들로 내 허리를 맞추셨도다
14 나는 내 모든 백성에게 조롱거리 곧 종일토록 그들의 노랫거리가 되었도다
15 나를 쓴 것들로 배불리시고 쑥으로 취하게 하셨으며
16 조약돌로 내 이들을 꺾으시고 재로 나를 덮으셨도다
17 주께서 내 심령이 평강에서 멀리 떠나게 하시니 내가 복을 내어버렸음이여
18 스스로 이르기를 나의 힘과 여호와께 대한 내 소망이 끊어졌다 하였도다
[설교]
애가 3장은 알파벳 시입니다. 3절씩 두운의 자음이 같고 알파벳 순서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삼행시라고 해서 앞글자를 운으로 띄워 시를 만드는 것과 유사하게 히브리어의 알파벳을 앞글자로 해서 시가 쓰여졌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레미야는 예루살렘의 멸망과 함께 깊이 고난을 당하였습니다. “여호와의 분노의 매로 말미암아 고난 당한 자는 나로다”라고 말합니다. 이스라엘의 멸망은 나라의 멸망만이 아니라 한 사람의 '멸망'이기도 합니다. 예레미야는 이스라엘의 멸망을 자신의 멸망으로 생각하였고 이스라엘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생각하였습니다.
2절에서는 '어둠 안에서 걸어가게 하시고'라고 말합니다. 예레미야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어둠 속에 있게 하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스라엘의 멸망은 어둠 그 자체였습니다. 어둠의 자리는 고통의 자리였습니다. 그래서 4절에서 '살과 가죽을 쇠하게 하시며 뼈들을 꺾으셨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어둠의 시간, 즉 아픔을 느끼는 시간이 오래되었다고도 말합니다.
예레미야는 아픔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했을 것입니다. 어둠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였지만 결코 성공하지 못하였습니다. 기도도 했습니다. 어둠에서 벗어나기를 기도하였지만 하나님께서 응답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어둠에서 건지시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길을 더 막으셨습니다. 9절에서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다듬은 돌을 쌓아 내 길들을 막으사 내 길들을 굽게 하셨도다”
저자를 어둠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나님께서 막으셨습니다. 그러니 어둠을 헤쳐나갈 방법이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 인생에서도 깊은 어둠을 헤쳐나가는 듯한 고통의 과정을 경험할 때가 있습니다. 이 고통의 어둠에서 벗어나기를 원하여 이런저런 방법을 사용해도 헤어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어둠이 깊을 때가 있습니다. 예레미야는 그런 고통의 어둠에 처해있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어둠이 깊다고 하나님의 사람이 아닌 것이 아닙니다. 그런 고통 속에 있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버리시거나 미워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때일수록 더욱더 하나님께 부르짖고 의지하시기 바랍니다.
어둠의 길 자체도 힘든데 그곳에서 설상가상의 일들이 일어납니다. 10절에서는 “그는 내게 대하여 엎드려 기다리는 곰과 은밀한 곳에 있는 사자 같으사”라고 말합니다. 고통의 어둠 그 자체로도 힘이 드는데 곰이 나타나 강한 발톱으로 칩니다. 사자가 나타나 강한 이로 물고 늘어집니다.
12절을 보십시오. “활을 당겨 나를 화살의 과녁으로 삼으심이여” 12절에서는 모든 아픔들이 마치 저자를 과녁으로 하여 고통이 나에게만 정확히 와서 꽂히는 것과 같이 묘사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왜 안좋은 일은 나에게만 일어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일어나는 일마다 화살이 되어 나만 정확히 맞히는지 참 답답할 것입니다. 모든 일이 설상가상으로 힘든 상황 속에 더 힘든 일이 나에게 일어났습니다.
13절에는 '화살로 내 허리를 맞추셨도다'라고 말합니다. '허리'라고 번역된 단어는 직역하면 '신장', 콩팥을 의미합니다. 이것을 의역하여 '심장'으로 번역하기도 합니다. 활력의 장소인 콩팥을 맞춤으로 모든 힘을 잃는다는 것을 말합니다.
힘을 잃는 것뿐만이 아니라 '나는 내 모든 백성에게 조롱거리 곧 종일토록 그들의 노랫거리가 되었도다'라고 말합니다. 시인은 힘을 잃고 조롱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힘도 있었습니다. 명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롱거리가 되었습니다. 조롱받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입니다. 때로는 이것이 가장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조약돌로 내 이들을 꺾으시고 재로 나를 덮으셨도다” 는 말로 비참한 상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조약돌로 인해 이가 부러졌다는 것은 떡 대신 조약돌을 씹어서 이가 상함을 말합니다. 사람다운 대접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재로 나를 덮으셨도다'는 구절도 먼지를 뒤집어 쓴 비참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예레미야는 하나님이 주시는 평강을 잃었습니다. 행복을 잊었습니다. 그래서 18절에서는 “스스로 이르기를 나의 힘과 여호와께 대한 내 소망이 끊어졌다 하였도다”고 말합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그 어둠에서 건지실 것이라는 소망을 갖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받을 것으로 기대했던 좋은 것을 잃어버렸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하나님을 향한 소망 자체를 잃은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레미야는 오늘 본문 이후로 하나님을 향한 소망을 말하게 됩니다.
아무리 어두워도 정확한 방향을 찾을 수 있다면 그 어둠은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어둠의 고통이 무서운 이유는. 방향을 잡을 수 없는 고통이기 때문입니다. 사방이 막힌 것 같은 고통 속에서 모든 것을 초월하여 계신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과 같이 어둠 속에서 예레미야가 겪은 고통이 성경이 되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저자는 어둠 속에서 좌절하지 않고, 그 속에서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우리 또한 어두운 인생 속에 절망하지 않고 하나님을 찾는 복된 인생을 살아가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