我生托福庇蔭靈 (아생탁복비음령) :내가 복 있게 조상님의 음덕으로 내어났노니
爲報三尊築一欞 (위보삼존축일령): 삼존께 보답하고자 집 하나를 지었다오
少抒勝形存浩氣 (소서승형존호기):어려서 뛰어난 경치를 읊으며 호기(浩氣)를 간직하고
晩耕翰苑遠雲屛 (만경한원원운병) : 늙어서 한원(翰苑)을 갈아 운병(雲屛)을 멀리하였어라
巍巍翠壁仰爺像 (외외취벽앙야상): 높디 높은 취병산 벼락에서 아버님의 얼굴을 우러르고
渙渙蟾灘戀母聲 (환환섬탄연모성): 찰랑대는 섬강 물결에서 어머님의 목소리를 그리워하네
從此回眸天地外 (종차회모천지외) : 여기에서 세상 밖으로 눈을 돌려
升中造妙摘奎星 (승중조묘적규성): 하늘로 올라가 신묘함을 짓어 규성(奎星)을 따노라
중천 김충열 선생께서는 강원도 원주시 문막음에서 태어 나셨습니다. 섬강(蟾江)이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곳이랍니다. 그곳에는 취병산(翠屛山)이 있었습니다. 노년에 그곳으로 낙향하시어 연경당(延慶堂)을 지으시고 철학의 깊은 경지를 가꾸시었습니다. 당호 연경당은 중천 선생님은 慶州金氏이시고 사모님은 延安金氏이시기에 그렇게 지으신 것입니다. 한원(翰苑)은 학문을 연마하는 유가적 삶을 말하고 운병(雲屛)은 자연에 도취하는 도가적 삶을 말합니다. 외외(巍巍)는 산이 우뚝 솟은 모습을 나타내고 환환(渙渙)은 물결이 찰랑대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규성(奎星)은 이십팔수(二十八宿)의 열다섯째 별자리의 별. 문운(文運)을 담당하는 별로서, 이 별이 밝으면 천하가 태평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