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다양한 김치음식이 없어 아쉽다는 데이빗 맥두걸씨. |
|
ⓒ2003 박태환 |
지난 13일 저녁 안작몰에서의 헌터밸리 와인 시음회와 함께 시작된 한국 음식문화축제는 14일 안작몰과 비미시 스트리트를 메운 다양한 놀이기구와 60여개의 스톨로 행사장을 찾은 많은 사람들의 시선과 발길을 끌었다.
'한국음식광장'이 위치한 안작몰 시계탑 광장에서는 호떡, 김밥, 떡볶이, 오뎅, 순대,
잡채, 불고기, 갈비, 붕어빵 등을 판매하는 26개의 한인 스톨이 마련되어 이날 행사장을 찾은 많은 교민들의 입맛을 돋우어 주었다.
특히 이날 행사장은 다양한 한국 음식과 문화를 접하기 위해 찾아온 호주인 및 다른
소수민족들에게 우리의 맛과 멋을 소개하고 그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날 시계탑 광장 안쪽에 마련된 공식행사 무대에서는 풍물패, 부채춤, 창, 대금산조, 북춤 등 각종 문화공연과 태권도 같은 우리의 전통무술시범을 포함한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되기도 했다.
특히 캠시문화축제는 해를 거듭하면서 호주사회에도 주요한 지역축제로 자리를 잡아감에 따라 한국 음식과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가운데 호주인과 다른 소수민족들의 모습이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이날 한국 음식을 파는 스톨을 찾은 호주인들 가운데는 호기심 삼아 한국 음식을 한번 맛보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 아닌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많았다.
|
|
|
▲ 김밥에 오뎅국을 마시고 있는 칠레인
조안나씨. |
|
ⓒ2003 박태환 |
과거 한국 음식하면 떠오르는 불고기와 김치는 이들에게는 그저 서양인에게 잘 알려진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치부될 뿐, 이들은 매우 한국적이고 새로운 한국 음식을 찾아 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이날 이곳을 찾은 대부분의 호주인들과 소수민족들은 여전히 김치, 갈비, 불고기, 잡채, 비비밥 등 다양한 한국 음식문화를 체험하기도 했으나 이들 가운데 한국음식 마니아층 일부는 현지 교민들도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접하기 어려웠던 그리운 고국의
음식 호떡, 붕어빵, 오뎅, 떡볶이, 떡꼬치, 순대와 간 등 한국음식 문화에 흠뻑 빠져
있었다.
시계탑 아래에서 밥 한 공기와 김치 한 통을 사서 맛있는 점심식사를 즐기던 전 앤셋항공 전화예약 상담원 데이빗 맥두걸씨는 "한국 친구가 해준 김치볶음을 너무 맛있게
먹은 기억이 나서 오늘 김치 한 통을 사서 밥과 함께 먹고 있다"면서 "맛이 기대에는
미치지 않지만 오리지널 김치 맛을 봐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치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번 행사에 다양한 김치 음식이 없어 조금은 아쉽다"면서 "김치를 전문으로 하는 한국 음식점이 어디 없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또 일본 스시와 한국 김밥의 차이점을 알게 되면서 김밥을 즐겨먹고 있다는 칠레인
호세와 조안나씨 부부는 호주로 관광을 왔다가 우연히 지역신문을 보고 한국축제를
보러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본 스시는 미소국물에, 한국 김밥은 오뎅 국물에
먹어야 제맛"이라고 강조하면서 "우연히 김밥에 한국 오뎅꼬치를 곁들여 먹어보고 그
맛에 반해 버렸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한국음식 애호가인 통가인 재스민(호텔업)씨와 낸시 모녀는 "한국 음식의 매력은 정갈하고 깔끔하게 만드는 조리법에 있다"고 나름대로 설명하면서 "한국인 친구집을 방문했다가 음식조리 과정을 지켜보고 깔끔하고 위생적인 한국 음식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재스민씨는 한국음식 중에 잡채, 비빔밥, 나물 종류의 음식을
좋아한다면서 "오늘 시험삼아 붕어빵도 시식했는데 맛있었다"고 말하고 "통가에는 한국인들이 주식으로 먹는 쌀밥처럼 밀가루로 만든 '차로'가 있는데 이것에 한국 음식을 곁들이면 일품"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또 3년전 서울 이태원의 한 선교학교에서 교사활동을 한 쥬마나씨(현 유아교사)는
"한국 음식이 그리워 오늘 이곳에 왔는데 내가 너무나 좋아했던 붕어빵을 발견해 몹시 기뻤고 한국에서 지냈던 기억이 새롭게 떠올라 즐겁다"고 말했다. 또 그녀는 붕어빵 외에도 한국에서 즐겨 찾던 호떡, 떡볶이, 잡채, 매운 양념 통닭 등 한국 음식들이
너무 그립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파게티, 치킨&칩스, 중국음식인 새우 누들을 즐겨먹는다는 쥬마니씨의 조카 알버트 타위드군(8)은 이날 행사장에서 한국 음식이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아 약간의 실망스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
|
|
▲ 붕어빵 스톨에 몰린 시선들. |
|
ⓒ2003 박태환 |
이번 캠시 축제에서는 예년처럼 다양한 음식이 판매되었지만 한국음식에 익숙한 교민들보다는 호주인들이 보다 다양한 기호를 보이며 새로운 기회를 원하고 있었다. 한국음식 하나하나에 더욱 세심한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주최즉의 모습이 더 요구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어린이들이 즐겨 먹을 수 있는 음식이나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끔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는 한국의 전통음식들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축제는 세스녹과 서울 은평구, 캔터베리 3개시 연합으로 치러졌으나 세스녹이 헌터벨리 지역의 와인 시식회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가한 것에 비해 은평구는 거의 기여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