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눈이 이상해서 안과에 다녔습니다.
지난 6월부터 그런 증상이 있어서 직장 부근에 유명한 안과인 ‘실로암안과’에 대여섯 번 갔습니다.
거기 젊은 여자 의사가 마음에 들어서 계속 다닌 건데 얼굴이 예쁜 편은 아니어도 무척 상냥했는데 눈을 쥐어짜는 손은 아주 매서웠습니다. 얼마나 아픈지 신음소리가 절로 나왔지만 그래도 다른 때보다는 더 많이 다닌 편입니다.
그랬는데 그 의사께서 다른 병원으로 옮겨 간다기에 안 다녔더니, 지난 9월 말부터 다시 눈이 말썽이 나서 동네 안과로 옮겨서 다녔습니다. 눈 속에 결석이 생기는 병이라고 하는데 약을 써도 안 되면 째야 된다고 해서 어제 째고 왔습니다.
여기는 젊은 남자 의사인데 아주 친절합니다. 역시 병원 의사는 친절하거나 상냥한 것이 가장 좋은 자질인 것 같습니다.
눈을 왜 째나 했더니, 다래끼라고 합니다. 저는 다래끼가 아주 예전에 없어진 후진국형 병인 줄 알았는데 오늘 찾아보니 요 근래에 더 많이 발생하나 봅니다.
눈에 염증이 생기면 다래끼라고 하는데 모두 같은 모양으로 눈이 붓는 것이 아니라 염증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겉다래끼, 속다래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속다래끼는 맥립종이라고도 하는데, 겉, 속다래끼 모두 화농성 염증에 의해 생기며 산립종이라고 불리는 콩다래끼는 만성 육아종성 염증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눈 다래끼 원인은 염증 때문이라고 이런 염증들은 눈이 피곤하거나 청결하지 못할 때, 영양상태가 불량할 때, 면역력이 저하됐을 때 등 세균 감염이 쉬운 환경에서 눈꺼풀의 눈물샘이나 보조샘에 포도상구균의 감염에 의해 염증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여자들의 경우 눈 화장을 하기 때문에 화장도구나 오염된 손이 눈에 닿으면 감염 기회가 증가함으로 다래끼가 생길 위험도 증가하게 된다고 합니다.
눈꺼풀 가장자리에 단단한 결절이 만져진다거나 눈꺼풀이 붓고 통증이 있다면 눈 다래끼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합니다.
겉다래끼는 눈 가장자리가 붓고 통증을 동반하며 시간이 경과하면 농이 외부로 배출됩니다. 속대래끼는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눈꺼풀을 뒤집어보면 빨간 점막조직에 염증을 확인할 수 있고 심해지면 염증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고 합니다. 콩다래끼는 눈꺼풀 가장자리에 단단하게 결절이 느껴지며 다른 염증 증상은 특별히 나타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눈 다래끼는 특별히 치료하지 않더라도 자연적으로 낫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치유될 때까지 눈 주변을 손으로 만지는 등 자극을 주지 않는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염증은 가라앉는데, 빠른 치료를 위해서는 미지근한 온도로 찜질을 하거나 안약을 처방받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항생제 사용 시에는 약으로 복용하기보다는 안약을 눈에 넣는 것이 빠른 치료를 위해 더 좋다고 합니다. 만약 시간이 지나도 염증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병원에 방문해 염증부위를 절개해서 염증에 농을 배출하는 치료를 해야 하는데 제가 이 경우에 해당이 된 것 같습니다.
어제 낮에 생선구이로 점심을 먹었는데 예전에 다래끼를 앓을 때에 생선을 먹으면 15일 주기로 재발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한참 동안 꺼림칙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찾아보니 그건 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속설이었나 봅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