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훈... 소설가 이외수선생은 첫번째 LP판의 해설에서 지구상의 포유류 중 가장 애절한 목소리를 가졌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슬픈 목소리여서인지 그의 노래는 뻥 터지는 시원함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의 노래를 듣고 있자면 어느새 그 목소리에 동화되어 묘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임지훈은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누나마저 간호사로 독일로 떠나 외로운 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임지훈 본인도 목소리에 짙게 배어있는 슬픔이 어린 시절의 외로움에 기인하는 것 같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노래를 취미로 하게 된 계기도 외로움을 이기기 위해, 누나가 독일로 떠나며 남겨둔 기타를 치게된 것이라고 합니다.
임지훈은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재학시절 작사가로 대학가요제에 참가하여 입상을 했습니다. 그 이후 노래 좀 한다는 소문이 돌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곤 했다는데, 2년정도 도망다니다가 1984년 운명처럼 산울림의 리더 김창완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1985년 "김창완과 꾸러기들"의 멤버로서 정식 가수 데뷔를 합니다. 꾸러기들 멈버로 활동할 당시에 6개월이란 기간동안 3장의 앨범을 발매한 기록이 있는데, 이는 멤버들이 탄탄한 실력을 갖고 있어 김창완이 노래를 만들기만 하면 곧바로 앨범을 발표할 수 있어 가능했던 일이라 합니다.
솔로로 독립한 임지훈이 유독 김창완의 노래를 많이 부른 것도 이런 인연이 바탕이 되었습니다. 임지훈은 故김광석과도 많은 인연이 있는데, 김광석이 속한 동물원 등 노래 좀 한다는 젊은이들이 데뷔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주선하였으며, 본인이 출연하는 곳에 사정이 생겨 가지 못할 경우 김광석이 대신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이 노래 "누나야"도 김창완이 작사 작곡하고, 임지훈이 부른 노래입니다. 후에 산울림에서도 이 노래를 부른 적이 있습니다.
임지훈
춘수
눈물 흘리지마
작은 골목 귀퉁이
꿈을 잊었다고
눈물 흘리지마
구름처럼 스쳐간
허무한 것을
뭐라 말하지마
그 눈빛이 꺼질 듯
내게 속삭이네
뭐라 말하지마
하늘 저편 노을이
걸릴 때까지
슬퍼도 울지 못하는
민들레꽃 위에
햇살 가득한데
보아도 보이지 않고
잡아도 잡히지 않는
어디 있니 누나야
젖은 노래처럼
너의 작은 가슴에
비가 내린다고
언젠가 말했지
하염없이 걷고만
싶어진다고
나를 부르지마
돌아서는 모습엔
슬픔뿐인 것을
나를 부르지마
스쳐가는 바람이
내 모습인걸
하늘가 저편
맴도는 새들의
날개짓만 공허한데
들어도 들리지 않고
찾아도 찾을 수 없네
어디 있니 누나야
첫댓글 어디 있니
나의 누나야...
불러도 들리지 않을
나의 노래야...
저의 18-7번 입니다 ^^
이 좋은 명곡을 나는 첨 듣네요.
감사요.
자주 들어보니까 기억이 났어요. 누나야에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