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시공업체만 3곳 아파트, '너의 이름은?'
메이저 건설업체 3곳이 공동 시공하는 거제2구역 주택재개발의 아파트 단지 이름이 어떻게 지어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건설사 2곳이 공동 시공하는 아파트의 경우 각 건설사의 브랜드명을 나란히 나열하는 이름 짓기가 일반적이지만, 건설사 3곳이 공동 시공하는 경우는 전례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거제2구역 재개발은 부산 연제구 거제동 802 일원에 5개 단지 34개 동 4470세대(일반분양 2759세대)를 짓는다. 부산에서는 단일 단지로는 최대 규모의 재개발사업이다. 매머드급인 만큼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이 컨소시엄을 꾸려 공동 시공한다. 지분은 삼성물산이 40%, 현대산업개발이 30%, 대림산업이 30%이다.
거제2구역 재개발 단지
34동 4470세대 매머드급
삼성·현대·대림 공동 시공
지분도 40·30·30% 비슷
3곳 브랜드 다 넣을지 관심
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하는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명칭은 분양 2~3개월 전 시공업체가 주로 짓는다. 일부 업체는 네이밍 업체에 용역을 주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의견도 반영한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은 고유의 브랜드명이 있기에 브랜드명을 사용해 이름을 짓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시공사가 1곳일 때는 건설사 브랜드명과 지역(자치구·군이나 동)명, 역세권을 강조한 도시철도 역 이름, 숲세권을 강조한 산 이름 등을 결합해 이름을 짓는다. 아울러 또 다른 강점을 보조 이름(서브네임)으로 달기도 한다. 중심을 뜻하는 '센트럴'을 넣은 '해운대 센트럴 푸르지오', '화명 센트럴 푸르지오'와 공원과 인접성을 강조한 '파크'를 넣은 '대연 파크 푸르지오' 등이다.
최근에는 재개발·재건축사업이 대형화되면서 여러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이뤄 공동 시공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단지가 커지면 한 시공사가 자금 조달과 공사 진행을 하기에는 부담이 돼 책임 분담을 하는 것이다.
시공사가 2곳이면 아파트 단지명은 지분이 큰 주관 건설사의 브랜드명을 앞세우고 다른 건설사의 브랜드명을 뒤에 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공동 시공한 대연혁신도시의 '대연 힐스테이트푸르지오'와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이 공동 시공, 오는 10월 입주하는 '연제 롯데캐슬데시앙' 등이 예다. 최근에는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이 공동 시공하는 온천2구역 재개발의 아파트 단지명이 '동래 래미안아이파크'로 결정되기도 했다. 재개발이 추진 중인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도 대우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공동 시공하는데 이런 방식에 따라 이름이 지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컨소시엄 건설사가 3곳이면 참여 업체의 브랜드명을 나열할 경우 이름이 너무 길어진다. 건설사가 분양 공고를 하고 마케팅할 때는 물론, 입주민들이 주소를 쓰거나 부를 때 불편하다. 이 때문에 거제2구역 재개발사업으로 탄생할 아파트 단지가 어떤 이름으로 정해질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혜신 솔렉스마케팅 부산지시장은 "'해운대 힐스테이트위브'의 경우 현대건설과 두산건설, 경동건설이 공동 시공했는데, 시공사가 3곳이더라도 한 업체가 지분이 적다는 등의 이유로 나머지 2개 업체의 브랜드명으로만 이름을 짓기도 한다"며 "거제2구역의 경우 지분 참여율이 3곳 모두 비슷해 각 업체의 브랜드명을 쓰지 않고, 지역의 특성 등을 고려한 새로운 이름을 새로 지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거제2구역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아직 분양까지 시간이 좀 있어 당장 아파트 이름을 지을 계획은 없다"면서도 "향후 조합 홈페이지와 카페에 공고문을 내 이름을 추천받는 등의 방법으로 조합원 의견을 듣고 시공사와 협의해 이름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전국적으로도 시공사 3곳이 컨소시엄을 한 경우가 거의 없다"며 "3개 업체의 브랜드명과 관련 없이 새로운 이름을 짓는 방법 등 다양한 방안이 고려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