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민간인 불법사찰과 공직학살의 ‘시작’ 2008.7월 신설된 공직윤리지원관실
○ 공직윤리지원관실은 2008년 7월에 신설됐다. 6·10 100만 대행진을 정점으로 촛불집회가 이어지던 시점이다. 과거 ‘암행감찰반’이라 불렸던 총리실 산하 정부합동조사반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폐지됐다. 하지만 정부조직개편안은 촛불집회를 거치며 5개월 만에 수정됐고, 암행감찰반은 ‘공직윤리지원관실’로 되살아나면서 활동 폭도 넓어졌다.
○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외견상 폐지된 조직이 부활한 것에 불과하지만, 정부 내 위상은 훨씬 강화됐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은 검찰·경찰·국세청 등 정부기관 파견자들이 결합돼 움직인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영장도 없이 회계장부를 압수수색하고, 세무조사언급도 했다. 총리실의 일상적인 활동방식과 통제력을 벗어나 활동한 것이다.
김종익씨에 대한 민간인 불법사찰이 있기 전부터 이미 MB정부가 국정원 등을 동원해 민간인 사찰을 벌여왔다는 사실이 주장되기도 했다. 실제 사례들은 다음과 같다.
🔲청와대 민간인 불법사찰의 피해자 사례
경향신문이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의 사찰문건을 입수·분석한 결과 ‘하명사건처리부’에 기록된 사찰의 대상은 크게 네 부류로 나뉜다.
○ 우선 참여정부 때 임명된 정부 산하기관 임원들이 주된 사찰 표적이 됐다. 사찰문건 중 2008~2009년 점검1팀 ‘하명사건처리부’를 보면 대한적십자사 총재, 한국조폐공사 감사, 소방검정공사 감사, 한국정보보호진흥원장, 중앙자활센터 사무처장, 국가임상시험사업단 사무총장이 사찰 대상에 올랐다. 사찰 대상 중 사직서를 제출한 경우는 ‘사직서 제출’로,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는 ‘진행 중’으로 표기돼 있다. 지난 정권 때 임명된 기관장 대부분은 현 정부 출범 후 옷을 벗었다.
사정기관 고위간부의 불륜 행적을 분(分) 단위로 기록한 보고 문건에는 근접거리에서 미행하거나 도청하지 않고선 알 수 없는 내용이 등장한다. “병맥주 2병과 과자 3봉지를 구입했으며, 계산을 하려다 내연녀가 맥주 1병을 떨어뜨려 깨졌다. ‘당신 딸에게 뭘 사주지’라고 묻자 내연녀는 ‘ABC초콜릿이면 돼’라고 답했다.”
○ 현 정부에 비판적인 개인·단체도 ‘하명사건처리부’에 올랐다. 김대중 정부 때 농림부 장관을 지낸 김성훈씨와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실장을 거친 이병완씨도 사찰을 받았다.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파동 때 이 대통령 패러디 그림을 병원 벽보에 붙인 서울대병원 노조도 사찰을 당했다. ‘하명사건처리부’에는 ‘인터넷 대통령 비방글 처리대책 건의’도 포함돼 있다.
‘KBS·YTN·MBC 임원진 교체 방향 보고’도 ‘BH(청와대) 하명’으로 분류돼 있다. 김인규 KBS·배석규 YTN 사장, 한겨레21 편집장, 작가 등 언론인도 포함되어 있다. 이상득 의원에게 반기를 든 여당 의원도 ‘하명사건처리부’에 올랐다.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 정태근 의원과 친분이 있는 사립학교 이사장 출신 박모씨가 사찰을 당했다. 심지어 서울의 작은 산부인과까지 포함됐다.
○ 또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2009년 9월 김제동씨를 비롯한 이른바 ‘좌파 연예인’을 내사하도록 경찰에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사가 시작된 시점은 권재진 수석이 부임한 첫 달이기 때문에 권 수석의 청와대 첫 작품이 이른바 ‘좌파 연예인 대청소’였던 셈이다. 삭제된 공직윤리지원관실의 파일 중 ‘연예인’이라는 별도 폴더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청와대·총리실·경찰 등 권력기관이 총동원돼 ‘좌파 연예인’을 사찰했을 가능성이 크다.
가수 윤도현씨는 2008년 10월 KBS2 <윤도현의 러브레터>와 KBS 쿨FM <윤도현의 뮤직쇼> 진행자 자리에서 동시에 물러났다. 이듬해 4월에는 KBS2 <비타민>과 KBS1 <1대100> 등의 출연을 앞두고 제작진으로부터 돌연 방송 출연 불가 통보를 받았다. 2009년 4월 신경민 앵커 역시 MBC <뉴스데스크>에서 하차했다. 신 앵커는 미네르바 구속과 KBS 보신각 타종 방송 조작의혹, 미디어법 개정 등 현안들에 대해 거침없는 클로징 코멘트를 했다.
2009년 10월 방송인 김제동씨는 4년간 진행해온 KBS2 <스타골든벨>에서 갑작스럽게 하차했다. 또한 김제동씨는 국가정보원 직원으로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행사에 참석하지 말라는 압력을 받기도 했다. 2009년 10월 김미화씨가 2003년부터 6년간 진행해온 MBC 라디오 표준FM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하차했다.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는 2009년 11월 2002년부터 진행해온 MBC <100분 토론>에서 하차했다.
총리실, 공직자·언론인·민간인 무차별 불법사찰”
신경희 기자 | 2012/03/30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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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노조 폭로…총리실 3년간(2008~2010) 전방위 불법사찰 2619건
신경희 기자]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최근 3년간 공직자와 언론인, 민간인 등을 상대로 전방위 불법사찰해 온 내용이 드러났다.
파업 중인 KBS 새노조가 30일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인터넷 뉴스 '리셋(Reset) KBS뉴스9'에서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이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작성한 불법사찰 문건 2619건을 입수해 일부를 공개했다.
사찰은 미행 감시 등의 방식을 통해 치밀하게 이뤄졌다. 2009년 5월 19일 한 사정기관의 고위 간부에 대한 사찰 문건에는 이 간부의 불륜 행적이 분(分) 단위로 적혀 있다. 이 간부가 내연녀와 함께 간 장소와 시간뿐 아니라 당시 지었던 표정, 어떤 말을 했는지까지 상세히 묘사돼 있다. 이 간부는 문건이 보고된지 두 달 뒤 사의를 표명했다.
총리실의 불법사찰 대상은 장·차관급 고위 공직자에서만 그친게 아니었다. 경찰대학 교수 등 경찰 중간급 간부에 대한 사찰 내용도 보고서에서 나왔다. 경찰 내부망에 비판적인 글을 올린 하위직 경찰 공무원에 대한 사찰도 철저히 이뤄졌다. 전·현직 경찰관들의 모임인 무궁화 클럽에 대한 사찰 문건은 150건에 달했다. 그 뒤 7명의 무궁화클럽 회원들이 경찰복을 벗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