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 오전 0시30분께 전남 장성군 삼계면의 한 요양병원 별관 2층 짜리 건물에 아직까지 원인을 모르는 화재로 20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숨졌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사망자의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소방관계자분들의 빠른 대처에도 불구하고 이런 대형 참사가 발생한 것은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의 구조적인 문제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사고 발생 당시 많은 어르신들의 손이 묶여 있었으며 한 명의 간호조무사만 야간 근무를 했다고 합니다. 치매 환자는 신변처리의 문제로 노인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 흔히 그렇게 손을 묶어 놓는다고 합니다. 여기에 어르신들을 돌볼 요양보호사나 간호 인력의 부족은 그런 행위는 선택의 문제가 아 니라 어쩔 수 없는 행위라고 변명이 되곤 합니다.
대부분의 치매나 중풍 어르신들이 생의 마감을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 맞이합니다. 많은 요양원들이 재정적인 문제로 2층 이상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이번 어르신들이 죽음이 2층에서 많이 발생했습니다). 비록 노인관련 시설이 음식이나 서비스의 면에서 예전보다 양호해졌지만 만약 화재가 나면 이번같이 2층에서 치매환자와 와상이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어떻게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지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결국 어르신 2-3명에 요양보호사 한 명이 항시 대기하고 있어야 이런 사고를 당해도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이번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그렇습니다. 치매 환자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돌봄은 돈과 인력이 많이 들어갑니다. 아무리 생을 마감하고 준비하는 노인 시설이라고 해도 어르신들의 기본적인 인권과 안전을 위해서 이제라도 돈과 인력을 제 대로 투입해야 합니다. 이것은 어르신 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우리 공동체의 문제고, 현재와 미래의 믿음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이번 기회에 대오각성하고 노인 요양원이나 노인 요양병원의 인권과 안전, 삶의 질을 점검하고, 어르신들을 돌볼 인력을 충분하게 제공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와 사회적 인식개선을 새롭게 해야 할 것입니다.
세월호의 눈물과 분노가 사라지기도 전에 이렇게 어르신들이 참변을 접하니 할 말이 없습니다. 학생과 어르신, 우리 사회의 약자 중에 약자입니다. 미래의 가치 그리고 더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사회가 이들을 위해서, 아니 우리 자신들을 위해서 다시 한 번 반성하고 나라와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볼 수 있는 성숙한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