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어서오세요, 쌤^^
이야기밥
안녕
난콩님이 03.25 22:00에 입장하셨습니다
쉼표
저 일이 거의 끝났어요~!
쉼표
와, 난콩님~!!! 반갑습니다^^
이야기밥
축하해요.
난콩
안녕하세요~^^
이야기밥
안녕
난콩
네. 다들 오랜만..ㅎㅎ
쉼표
일 마무리 하느라 책도 못 읽고 왔어요, 책도 집에 있고요;;
쉼표
난콩님 그간 안녕하셨지요? 건강은 어떠신지요?
난콩
네. 잘 지내고 있어요~
이야기밥
그냥 사는 얘기 해요. 그럼.
쉼표
ㅎㅎ 요새 제가 아이들을 많이 만나잖아요, 그래서인지 어릴 적 내 꿈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쉼표
어릴 적에 전 고집 센 아이였는데 - 내 앞에서 남이 칭찬받는 걸 너무 샘냈던 기억이 있어요.
쉼표
그 아이가 잘 한다 칭찬들으면 나도 그걸 해서 꼭 칭찬을 받아야 했어요.
쉼표
칭찬 받을 때까지 그걸 하겠다고 계속 고집부렸던 ㅋㅋ 그게 5살때 굉장히 심했던 것 같아요.
쉼표
율동할 때도 내가 제일 앞에서 제일 중앙에서 했어야 직성이 풀렸고요,
쉼표
그런 면이 부드러워진 것이 그림그리고 책을 읽게 되면서 였던 것 같아요. 6살 무렵에는 고집부리는 것 보다는 혼자 골똘히 앉아서 끄적이고 책읽는 시간이 많아졌던 것 같아요.
쉼표
그래도 여전히 소꿉놀이나 역할극하며 놀 때는 엄청 고집쟁이였지만요.
쉼표
왜 고집쟁이 아이였을까 궁금해요.
난콩
다른 아이들에 대한 시기심은 없었나요?
쉼표
그런 느낌은 잘 모르겠어요. 주로 어른한테 - 선생님 - 초점이 맞춰졌던 것 같아요.
난콩
조명받고 칭찬받고 그러는 게 외부를 향한 시기심과 비교 때문이 아니었다면 건강한 나의 어떤 에너지의 일부분의 표출이 아니었을까 싶어서요.
쉼표
친구랑 어울리는 것이 어려웠던 기억은 선명해요. 그건 대학시절까지 계속 된 고민이었고요. 최근에야 좀 편안해진 것 같아요.
쉼표
꼬맹이들 보면 6살부터는 개성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 같아요. 이미 자리가 완전히 잡힌 모습이랄까?
쉼표
5살도 드러나긴 하지만 6살에는 정말 이미 어른처럼 굳어진 모습으로 보여요.
쉼표
제가 계속 6살 수업때 실수를 하는 거예요 - 준비도 수업진행도 완전히 틀려버리는. 좀 놀라웠어요 - 유독 6살에만 그럴까 궁금해지더라고요.
난콩
잘 모르지만 태어나 유년기를 거치면서 아이들 성격이 엄청 확확 바뀐다는 건 공감해요.
난콩
우리 조카가 이제 7살인데 걔만 봐도 아기 때, 두세살 때, 네살, 다섯살 성격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난콩
첫조카라 그 변화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쉼표님 말씀에 어느정도 공감..
쉼표
6살 이라는 나이에 두려움이 좀 있는 듯 해요. 제 6살 시절에 보물이 묻혀 있나봐요.
쉼표
난콩님은 이 책 다 읽으셨지요? 어린이 영웅 부분 혹시 기억나는 것 있으신가요?
난콩
네. 아까 다시한번 이부분을 읽었는데 좋더라고요.
쉼표
책 이야기 좀 나눠주시겠어요? 제가 책도 없어서리;;
난콩
음 그냥 꿈에 어린이가 나타나면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아야겠다 정도..? ㅎㅎ
난콩
다만 어린이라는 상징도 그 자체로 굉장히 대극적인 에너지를 담ㄱ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난콩
미숙함의 상징인 동시에 완결의 씨앗을 담고 있는 전체의 상징이기도 하니까요.
쉼표
어렵네요;;
쉼표
전 아이가 나오는 꿈 중에 상쾌했던 꿈이 없던 것 같아요.
쉼표
상처입고, 썩어있고, 굳어져있고, 죽어가는 아이가 나오는게 대부분이었어요.
쉼표
가장 잔혹했던 꿈은 - 제가 무언가에 쫓겨 붕붕 날아다니면서 마을로 도망치고 있었는데
쉼표
세 노인이 한 남자아이를 잡아 겁간하고는 아이를 찢어서 먹어버리는 꿈을 꿨었어요. 4년 전에 꾼 꿈인데, 그 당시 특별한 사건이 없어서 도통 그 꿈이 뭔질 모르겠는거에요.
쉼표
그래서인지 지금까지도 많이 기억나요. 너무 공포스러웠어요.
쉼표
최근에는 아이 나오는 꿈을 꾼 적이 없네요.
난콩
굉장히 강한 꿈이네요...
난콩
이 꿈 얘기를 해볼까요?
쉼표
네, 부탁드려요.
난콩
저 세 노인은 어떤 사람들인 거 같나요?
쉼표
그 마을 사람이지 싶어요. 백발이 성성하고 흰 수염을 가슴까지 늘어뜨린 노인들이었는데 느슨한 청바지에 보통 티셔츠를 입고 있었어요.
쉼표
범죄자로는 안 보였고 셋이 형제거나 친한 사이인 듯 해요.
난콩
그 마을은 어떤 마을인데요?
쉼표
다세대 주택이 많은 요즘 시대 마을이요. 사람들도 간간히 보이고요, 저는 도망치면서 어느 집에 들어가기도 했는데 - 80년대 중후반 정도의 분위기였어요.
쉼표
도망칠 때는 창문으로 다녔고요.
난콩
그럼 쉼표님은 다행히 도망쳤는데 저 아이는 붙잡힌 상황이고 그것을 숨어서 보는거에요?
쉼표
날고 있는 상태였어요. 저는 그 마을을 지나가는 중이였고요. 난다는 것이 쭉 하늘을 나는게 아니라 길게 점프하는 것인데 - 제 마음대로 컨트롤 할 수 없었어요.
쉼표
그 아이가 붙잡혔을 때는 완전히 공포에 질려있었고, 내려올 수도 없었지만 감히 말릴 생각도 안 났어요.
쉼표
마을 골목 골목에 사람들이 있었는데 아무도 보질 못 했어요. 본 사람은 저 하나 뿐이었어요.
쉼표
경찰을 찾으려 했는데 경찰도 없었고요. 저는 어쩌나, 어쩌나 계속 그 생각 뿐이었어요.
난콩
아이는 몇살이고 여자아이였나요? 그 아이에 대한 인상은요?
쉼표
남자아이였고 예닐곱살 정도. 그냥 순한 아이. 얼굴은 흐릿했어요. 평범한 한 아이였어요.
난콩
80년대 중후반이면 쉼표님이 몇살 때였어요?
쉼표
85년에 9살 - 초등학교 3학년이요.
난콩
제 꿈이라면요. 백발의 그 노인들이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옷차림을 하고 있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에요.
난콩
분명 범상치 않은 노인들 같고, 셋이라는 것, 형제라는 것도 인상적이고요. 아이를 그냥 죽이는 것도 아니고 찟어서 잡아먹는 것에서는 어떤 제의적인 느낌도 강하고요.
난콩
왜 저 노인들은 이제 막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사회를 배워나가기 시작할 시점의 아이를 잡아먹어야 했을까...
난콩
선생님은 어떠세요? 이꿈이요?
난콩
처음엔 셋과 하나, 넷에 대한 이야기인가 싶기도 했는데
이야기밥
글쎄요.
난콩
형제라 하니까 강조의 느낌이 나기도 하고요.
난콩
형제는 같은 피와 살을 물려받은 존재들인데요.. 잡아먹힘도 뭔가 연결되는 거 같고요.
난콩
다만 내가 꿈에서 점프를 하며 이동하는 중에 이 광경을 목격한 거죠?
쉼표
네. 지나는 마을이었어요.
난콩
저는 뭐랄까 어떤 점검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요. 내 과거에 일어난 상징에 대해서.
난콩
근데 아직은 아주 가까이에서 개입하기에 이르기 때문에 일단 거리를 두고(안전한 거리를 확보하고) 그것을 보는 거 같은 느낌이 자꾸 드네요.
이야기밥
내 꿈이라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야기밥
난콩 얘기도 재미있는데, 나를 이 꿈에 투사해 보면요
이야기밥
우선 나는 아주 늦은 나이에 부모님이 나를 낳았어요.
이야기밥
나에게 부모님들은 늘 늙은 사람, 저 백발이 성한 사람이었어요.
이야기밥
그런데 또 한편 내 마음에는 젊은 아버지 엄마를 둔 아이들이 부러웠으니까
이야기밥
아마도 청바지를 입은 저 백발의 노인들이 바로 어렸을 때 내가 아버지를 보는 두 개의
이야기밥
관점이 하나로 통합된 아주 그럴듯한 상징의 조합인 것 같아서, 흥미롭게 들렸어요.
이야기밥
그런데 저 노인들이, 아이를 겁탈해서 잡아 먹어 버려요. 나는 위에서 날아가고 있어요.
이야기밥
나에게는 내가 보는 또 다른 나를 보는 것 같아요.
이야기밥
그런데 조금은 안전한 곳에서 또 다른 나를 보는데,
이야기밥
그 또 다른 내가 잡아 먹히고 있어요. 나의 입장에서는 무언가 시원한 느낌도 있어요.
이야기밥
무언가 잡아 먹혀야 할 것이 잡아 먹히는 것 같아요. 나는 지금 날고 있으니까요.
이야기밥
사실은 저 아이는 나의 슬픈 자화상, 늙은 아버지가 싫기도 하지만, 그러나 어찌할 수 없으며, 또한 아버지에 대들 정도로, 부정할 정도로 배포나 용기도 없는,
이야기밥
그러면서도 아버지가 또한 연민도 느끼고 불쌍하기도 하고, 하여튼 무언가 대결을 하지 못하는 내가 아버지에게 먹히고 있는 거에요.
이야기밥
싫긴 하지만, 그런 아이는 아예 먹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나는 이 하늘에서 날고 있다.
이야기밥
어찌보면 나도 나이가 먹어서 이 꿈을 꾸었다면, 일단 저 잡아 먹히는 아이를 위해서
이야기밥
내가 엄청 위로해 줄 것 같아요. 그 아이가 진정 나의 내면의 아이인 것 같고,
이야기밥
과거의 어린 시절에 늘 우울하고, 두려움에 싸여 있고, 공부도 못하고 주눅들어 있던 그 아이가 바로 나인 거니까요.
이야기밥
오히려 나도 그런 꿈을 꾸고 싶네요. 이제는 조금 나이가 먹어서
이야기밥
어릴 때 저런 아이가 나오면, 내가 아주 충분히 그 아이를 불러내서 위로해주고 사랑해주고
이야기밥
정말 그 아이를 위해서 지난 삶의 이야기를 좀 해 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야기밥
예, 그냥 즉흥으로 나는 이런 느낌이 들었어요. 내 꿈이라면요. 나를 투사한 거에요.
난콩
선생님의 투사를 들으면서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고요..
난콩
아버지를 투사하는 대목에서 저는 자식을 잡아먹는 신화가 생각났어요.
난콩
제우스도 실은 자식을 잡아먹는 아버지에 대항하고 결국 신중의 신으로 등극한 거잖아요.
난콩
저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은 탐욕스런 노인들에 대한 반란과 반기의 서사가 있다면 바로 이 꿈과 함께 시작되지 않을까도 싶고요.
난콩
제게는 어려운 꿈이라 저도 여기까지에요...^^;
난콩
쉼표님은 어떠셨어요? 얘기를 들으면서?
쉼표
저는 그 아이가 시간의 흐름에 묻힌 어린 시절의 희망, 꿈 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쉼표
모든 아이가 어른이 되는 건 아니니까 - 그런 식으로 모든 꿈이 실현되는 건 아니다 는 생각으로요.
쉼표
그런데 난콩님이 말씀하신 제의적인 성격에서의 잡아먹힘 - 잡아먹음,
쉼표
어린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들어주며 위로해주고 싶다는 밥쌤의 말씀이
쉼표
예사롭지 않게 들리네요.
쉼표
잡아먹힘 - 잡아먹음이 돌고 도는 순환의 개념으로 다가오고요 - 그리고 제가 꿈을 보는 시각이
쉼표
영웅을 찾으려 혈안이 된 듯도 했고요. 오고 가고, 돌고 돌도, 사라지고 등장하고 이런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 하는 것 같아요.
쉼표
칭찬받으려 애쓰는 고집쟁이가 여전히 기세등등한 것 같아요.
난콩
오늘 책의 주제와 참 어울리는 꿈이었어요. 좀더 생각을 하게 하고요...
쉼표
오랜만에 꿈이야기 나누니까 시원~~했어요, 역시 나눠야 제 맛!
쉼표
쌤, 마무리 말씀 부탁드릴게요.
난콩
그래도 저 아이가 가슴에 아프게 남을 거 같아요....ㅜ.ㅜ
이야기밥
꿈 재미있었어요. 특별히 할 말은 없어요.
이야기밥
난콩이 오니까 꿈 이야기도 더 재미있어 지내요.
이야기밥
시간좀 자주 내세요. 바빠요~
난콩
네. 이제 꼬박꼬박 참석하려고요~^^
쉼표
ㅎㅎㅎ 그럼 다음 주에 또 만나요^^ 어린이 영웅 다음 챕터까지 읽고 오겠습니다.
쉼표
그리고 이 다음 책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면 좋을 것 같아요.
난콩
네. 담주에 뵈어요~
난콩
제가 한권 추천할게요..
이야기밥
예, 다음 책도 좀 생각해 줘요... 난콩님
쉼표
와아~~~~
난콩
네. 시간되면 다음책은 제가...ㅎㅎ
이야기밥
다들 안녕~
쉼표
평안하세요
난콩
네 담주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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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나누기
Re: 어린이 영웅 - 아이가 죽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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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3.2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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