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에 조용필의 노래가 올라왔다. '사랑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네'
참 오랫만에 들어보는 노래이다. 젊은이들의 사랑타령이 아닌 갚이가 있는 노래, 이별과 회환...
[그런 슬픈 눈으로 나를 돌아보지 말아요]
둘이는 어깨동무를 하고 비틀거리며 주점을 나왔다. 가까운 곳 노래방, 기기가 작동하자 그녀는 벽에 붙은 애창곡 중에서 몇곡을 선곡한 뒤 마이크를 잡았다.
그녀의 노래는 슬픔내지는 허무 일색이었다. 두곡을 연이어 부르더니 남자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그녀가 선곡해준 남자의 노래도 마찬가지였다.
남자가 소리를 높이어 노래를 부르자 그녀는 혼자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보였다. 남자는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이거 노래를 계속해서 불러야하나? 아니면...
다시 호프집, 횡설수설의 술자리가 이어지길 한시간쯤, 자정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젠 정말 돌려보내야 하는데, 같이 택시를 타고 바래다주면 술 더먹자고 놓아주질 않고 오해를 받을 것 같았다.
다행이 호프집 주인이 나서 집에다 전화를 하여 택시를 잡아 기사에게 부탁을 하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 안, 남자는 가슴이 답답해왔다. 창문을 내리고 심호흡을 하며, 시원한 밤공기를 들이 마셨다.
경제불황속 양극화, 만유인력에 의하여 작은 것들이 큰 것에 의하여 빨려들고, 형체가 작아져버리는 순간 같이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이 싫어졌다.
그 속에는 좌절하고 분노하는 삶. 문득 아까 그녀가 자신에게 선곡해 주었던 노래가사가 떠 올랐다. '그런 슬픈 눈으로 나를 보지 말아요'
세상살이 뭐라고? 그녀가 자신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차창밖 하늘을 올려다보고, 그녀가 험난 세상을 잘 이겨내며 행복하기를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