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6억~9억 아파트도 공시가 15% 올라
국토부 공동주택 공시가 열람
강남 재건축 생각보다 덜올라
올들어 가격 하락세 반영한듯
표준단독주택 `고무줄`인상후
비판 여론 의식해 수위조절
14일 시작된 공동주택 2019년도 공시가격 예상액 조회 결과 가장 관심이 컸던 서울 지역의 상승률은 단지에 따라 30%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올해 초 표준단독주택 공시가 때처럼 급격한 인상은 없었다는 평가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전국 아파트 등 공동주택 1339만가구에 대한 공시가격 예정액 조회를 일제히 시작했다. 정부가 서울 공동주택이 평균 14.17% 오른 가운데 개별 단지별로는 적게는 한 자릿수, 많게는 30% 가까이 상승해 천차만별이었다.
집중적인 타깃이 된 아파트는 시세 6억원 이상부터였다. 시세가 6억~9억원의 경우 평균 15.13%로 두 자릿수 인상을 해 이 구간대에 있는 서울과 경기 등의 중산층 소유자들은 세금 부담이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매일경제가 이날 서울 지역별 대표 아파트 23곳을 선정해 공시가격 예상액 및 상승률을 분석해본 결과 재건축 아파트는 전반적으로 현재 시세에 비해선 여전히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당초 정부가 지난해 가격이 급등한 재건축 아파트를 정조준할 것이란 예상과 다른 결과다.
한 대학교수는 "표준단독주택 공시가의 과격한 인상 이후 언론과 여론에서 집중적으로 비난을 받은 정부가 가장 규모가 큰 아파트 공시가는 상승분을 조절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강남권 대표적 재건축 추진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76㎡)는 2018년 8억8800만원이던 공시가격이 올해 9억9200만원으로 11.7% 상승했다. 잠실 재건축 대장주 격인 잠실주공5단지(전용 82㎡) 역시 작년 12억5600만원보다 1억1200만원 오른 13억6800만원으로 8.9% 오르는 데 그쳐 서울 전체 평균에 못 미쳤다.
반면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전용 107㎡) 아파트는 2018년 19억6800만원이던 공시가격이 올해 25억2000만원으로 28% 올라 큰 폭 상승했다. 주로 강남권에 몰려 있는 재건축 단지들이 단지별로 최소 1억~최고 5억원가량 오르며 큰 편차를 보여 희비가 갈린 것이다.
그러나 실제 거래된 시세와 공시가격을 비교해보면 이러한 공시가격 상승률 편차는 오히려 형평에 맞는다는 분석이다. 28%가 급등한 반포주공1단지(전용 107㎡)는 최근 실거래가가 42억7500만원으로 공시가격이 시세 대비 60%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자릿수 상승률에 그친 잠실주공5단지(전용 82㎡)는 오히려 최근 거래된 실거래가(18억500만원) 대비 공시가격이 75%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상태다.
작년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주춤했던 신축 아파트 역시 이러한 국토부의 기조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도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신축 아파트는 대체로 공시가격 변동률이 높은 편이었다. 강북권 대장주로 분류되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 84㎡)는 2018년(6억8800만원)보다 2억원가량 오른 8억6400만원이 공시가격으로 정해지며 25.6% 올랐다. 강남구 도곡렉슬(전용 59㎡) 역시 2018년(6억8800만원)보다 26.7% 상승한 8억7200만원으로 공시가격이 정해졌다. 반면 건강보험료는 공시가격이 급등해도 큰 영향은 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에 따르면 공시가격이 15% 올라도 5000~1만원 정도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험료는 60개 구간의 재산보험료 등급표로 산정되기 때문에 공시가격이 올라도 등급이 바뀌지 않는 한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