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치료 중 레이저 치료법에 환자들의 관심이 높다. 레이저로 점이나 기미를 없앨 수 있는지 암도 치료할 수 있는지 까지 다양하게 물어온다. 그렇다면 레이저 치료는 실제로 어디에 쓰일까.
우선 각종 검은 점을 없애는데 사용된다. 태어날 때부터 생기거나 사춘기 무렵부터 시작된 눈 주위의 오타반점과 주근깨, 연한 갈색의 밀크커피색 반점, 검버섯 등의 치료에 특히 효과적이다. 이들은 멜라닌 색소를 선택적으로 파괴시키는 여러 레이저인 알렉산드라이트, 루비, 엔디 야그 레이저에 반응한다.
그러나 같은 검은색 혹은 갈색의 점이라도 어떤 병이냐에 따라 레이저에 100% 반응할 수도 있고, 50% 정도에서만 효과가 나타나기도 하며 아무 효과가 없는 경우도 있다.
가령 눈주위 점들(오타모반)은 거의 대부분의 레이저에서 좋아진다. 밀크커피색과 같은 갈색 반점은 절반정도에서만 좋아지거나 오히려 더 진행질 수도 있다. 또 점은 아니나 검은색인 기미는 레이저로 치료가 되지 않는다. 기미와 아주 유사한 오타양 모반이라는 병이 레이저에 잘 반응하는 것이다.
주름이나 흉터도 레이저로 교정이 가능하다. 피부세포의 80%는 물로 이루어져 있어 물에 잘 흡수되는 레이저인 이산화탄소 레이저나 어비움 야그 레이저를 이용하면 피부를 얇게 깎을 수가 있다. 이를 이용해 피부를 여러 차례 벗겨내면 새살이 나오게 되고 이를 통해 주름이나 흉터를 어느 정도 고칠 수 있게 되는 것.
외국의 경우에는 주로 주름을 없애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이보다는 주로 여드름 흉터를 없앨 때 레이저 시술을 받는다. 혈관종과 혈관 기형치료에 레이저가 많이 사용된다. 햇빛을 많이 받아 생기는 모세혈관이 늘어났을 경우 치료가 가능하다.
털을 없애는 데도 이용된다. 미국에서는 얼굴에 수염이 난 여성들이 면도를 하지 않으려고 주로 이용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마를 넓힌다거나 종아리 또는 팔의 털, 겨드랑이 털을 없애는데 자주 쓰인다.
제모에 사용하는 레이저는 알렉산드라이트, 다이오드, 엔디 야그 레이저 등인데 검은 점을 없애는 레이저에 비해 빛을 쪼이는 시간이 아주 길다. 검은 점을 없애는 레이저는 10억분의 1초 단위인데 반해 제모 레이저는 100분의 1초 단위.
제모 레이저는 아직도 그 효과가 완벽치 않아 초기에는 영구제모라는 말을 사용했으나 요즘은 영구적인 모발의 감소란 말을 사용하며 개발의 여지가 있는 레이저 분야다.
연구 초기단계인 분야도 있다. 피부속에 있는 콜라겐을 선택적으로 자극해 콜라겐을 생성케 하는 레이저와 늘어난 혈관의 치료, 일부 암치료 등이 그것이다. 건선이나 백반 같은 질환을 엑시머 레이저로 치료할 수 있는데 이도 연구 초기단계라 기존 치료와의 비교가 더 연구되어야 할 분야다.
그렇다면 이렇게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레이저는 만능일까. 레이저가 다양하게 치료에 사용되는 것은 사실이나 레이저 치료시 환자들이 꼭 알아둘 것이 있다.
첫째 한 종류의 레이저로 모든 피부질환을 치료할 수 없다는 것. 각종 피부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서너 종류의 레이저를 갖춰 놓고 있어야 한다. 요즘 환자들은 정보가 많고 병과 치료법에 대해 관심이 많아 치료시 의사에게 내 병을 어떤 종류의 레이저로 치료하느냐고 묻는 경우가 많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가령 레이저로 점을 없애려 한다면 자신이 치료받으려는 점이 어떤 종류인지 그 점은 어떤 종류의 레이저에 잘 반응하며 자신이 방문한 병원에는 그런 레이저가 갖춰져 있는지에 대해 알아 두는 것이 필요하다. 의사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둘째, 한번에 치료가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여러번, 심지어는 10번 이상 적절한 시간 간격을 두고 치료를 되풀이 해야 한다.
셋째, 레이저에 잘 반응하지 않는 질환도 적지 않다. 앞서도 말했듯 같은 검은색이라도 기미나 베터모반은 레이저로 잘 치료되지 않는다. 또 같은 질병이라도 환자에 따라 혹은 부위에 따라 치료효과가 달리 나타날 수가 있다.
넷째, 부작용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최근의 레이저는 부작용이 거의 없으나 때로는 색소 침착및 흉터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다섯째, 레이저는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어 비용이 적지 않다. 면적에 따라 비용이 결정되므로 치료 부위가 넓은 경우 상당한 비용을 각오해야 하며 치료를 되풀이 하면 비용 상승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레이저가 피부질환의 치료에서 획기적인 전기가 된 것은 사실이나 그 한계를 일고 적절한 기대속에서 레이저 치료를 받는게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그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