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합격 수기를 써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네요.
합격 수기라는 단어는 거창한데 합격 비결은 정말 별 거 없어서... 그냥 쓰고 싶은 말 쓸게요ㅠㅠ
결과 발표는 10월 8일이었지만 10월 7일 새벽에 혹시나 해서 성적조회 해봤다가 결과 나온거 보고 한 번 놀라고, 무난하게 시험 보고 나와서 합격할거라 예상은 했지만 정말로 합격한거 보고 두 번 놀라서 그 날은 잠을 못잤어요.
알바 끝나고 늦게 퇴근해서 진짜 피곤했는데 합격인거 알고나서 바로 남쌤에게 문자 보내고 싶었지만 새벽이었기에.. 졸린 눈 겨우겨우 떠가며 버티다가 동이 트자마자 선생님께 문자 보내고 기절...ㅋㅋㅋㅋㅋ
결과 확인하고 나서 그동안 과제다 시험준비다 알바다 뭐다뭐다 핑계대가며 수기 쓰는거 미루다가, 성적표 받고 오늘 과사무실에 성적표 제출하고 나니 이제는 정말 써야겠다 싶어서 오랜만에 노트북을 켰어요.
'나중에 수기 쓸때 이 얘긴 꼭 써야지!'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은 하나도 생각 안나네요. 지금도 뭐라고 쓰는지...주저리주저리
남쌤을 처음 만난건 올해 7월 개강날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7~8월 두 달은 대학생활 4년중에 (그나마) 가장 열심히 보낸 방학이네요.
사실 전 중학교 졸업하고 8개월간 중국에 다녀온 적도 있고, 지금도 중국어과에 다니고 있기때문에 다른 분들보다는 중국어가 익숙해요.
하지만 저는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이 없고 (과제도 제출 전 날 겨우 완성해서 내고, 시험도 벼락치기로 일주일 바짝 공부하고 시험 끝나면 다 잊어버리는...) 순간 암기에 강하지만 그만큼 휘발성도 강한 기억력의 소유자 입니다 ㅋㅋㅋㅋㅋ
중국어과이면서도 4년 내내 HSK 시험 한 번 본 적 없으니 얼마나 공부를 안했었는지 아시겠나요ㅠㅠ
저희 학교 3학년 전공수업에 HSK4급, 5급 수업이 있었는데, 4급은 감으로 어느정도 풀 수 있었기에 응시비가 아까워서 안보고, 5급은 어려워서 전공수업조차 듣기 싫어해서 안봤어요.
그 수업 들을 당시에, 듣기는 뭐라고 하는지 1부분 앞쪽은 그래도 괜찮은데 뒤로 갈수록 외계어를 듣는 기분이었고, 독해부분에서는 어휘공부도 제대로 안해서 단어 뜻은 유추할 수 있는데 성조 병음 제대로 모르는 것들이 태반이었고, 쓰기 1부분 문장만들기에서는 어법 하나도 모르고 감으로 단어 나열하고 왜 맞았는지 왜 틀렸는지 조차 생각도 안하고 그냥 아 맞았구나 틀렸구나... 2부분 작문은 언제나 백지^^!...... 부끄럽네요
이렇게 대학 4년을 보내다가 졸업때문에 HSK 5급이 필요해서 마지막 방학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학원에 등록했어요.
졸업 심사 통과하려면 HSK 5급을 따긴 따야하는데.. 중국어 전공인데 학원 다니면 남들이 비웃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미루다가, 친한 선배가 단어 뽕뽕이 하는 모습 보고 신기해서 물어봤더니 남미숙 선생님 수업 추천하길래 다른데는 알아보지도 않고 '그래 나는 여름방학에 무조건 차이나로를 다녀야 한다.' 이 생각만 하다가 여름방학을 맞이하게 됩니다ㅋㅋㅋㅋㅋ
5급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여러번 좌절했던 기억때문에, 처음에는 정말 걱정 많이 했어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학원까지 다니는데 5급 못따서 졸업 못하면 어떡하지...
낯선 환경에 의지할데라고는 같이 온 친구 한 명, 첫 수업에 교재도 안들고와서 옆사람한테 부탁해서 같이 보고, 모든 것이 낯선 와중에서도 신기하게 첫 수업부터 '어라? 5급 생각보다 어렵지 않네?' 하고 자신이 생겼어요.
학원 다니기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친구랑 저랑 똑같이 '대학 4년동안 이렇게 중국어가 재미있고,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 적 처음이다'라고 생각했고, 공부 욕심이 난 저는 보름만에 TSC 수업도 병행하기 시작했어요.
TSC수업 첫시간에는 문제도 어렵고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 몰라서 스트레스 받아서 친구에게 "난 중국어 벙어리인가봐...ㅠㅠ"하며 하소연 했는데 점차 적응하고나니 두효운 선생님과 함께 하는 TSC수업도 정말 재밌고, 나중에는 TSC수업에서 배운 표현들이 작문 쓰는데 엄청 도움이 됐어요.
하지만 꾸준히 공부하는건 여전히 어렵습니다ㅜㅜ학원 끝나고 집에 돌아가면 분명 공부 안 할 걸 잘 알기에... 같이 다니던 친구를 배신해가면서까지 하루종일 학원에 눌러앉기 시작합니다..ㅋㅋㅋㅋㅋ(ㅇㄹ아 매일 혼자 집에 가게 해서 미안..♥)
9시~10시: TSC수업
10시~11시40분: HSK수업
12시~1시: TSC수업
1시~2시40분: HSK수업
3시~4시: TSC수업
(격일반 저녁수업까지는... 아침 일찍 일어나 매일 왕복 두시간 통학하는 것도 기숙사생인 저에게는 큰 변화였기에..패스)
이렇게 하루종일 수업을 반복해서 듣다보니 따로 복습을 안해도 저절로 복습이 되더라구요. 혼자서 공부 못하시는 분, 시간 많으신 분은 수업 여러번 듣는거 추천합니다:)
아! 시험에 대해 얘기하자면... 9월 7일 시험 신청 해놓고 한 달 동안 얼마나 늘었나 테스트 할 겸 학원에서 보는 8월 모의고사를 봤는데... 이럴수가.. 수업시간에 교재나 기출문제 풀면 그래도 어느정도 쉽게 느껴졌는데, 모의고사에서 다시 귀머거리+까막눈+문맹이 된 기분을 느끼며 좌절하려던 찰나에, 모의고사가 어렵게 나왔다는 남쌤 말씀에 안도+자극받고 다시 수업을 즐겼어요.
그리고 시험 전 주에 본 9월 모의고사는 수업에 풀던 문제보다 어렵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작문 빼고도 170점이 넘었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남쌤에게 받은 초코바를 우걱우걱 먹으며 9월 7일 경기고로 시험 보러갔어요. 근데 9월 시험이 학원에서 풀던 모의고사와 비슷하게 느껴졌네요ㅠㅠ
수업시간에 풀던 기출문제보다 어렵게 느껴지고 듣기는 이 답이 맞는지 긴가민가... 독해는 쉽게 읽히지도 않아서 읽으려고 애쓰다가 결국 독해 1부분 1지문, 2부분 2지문, 3부분 2지문은 시간이 부족해서 찍고, 제시어 작문에서 제시어 하나는 몰라서 과감하게 빼고 쓰고... 그래도 그림 작문에서 수업시간에 했던 작문과 비슷한 그림이 나와서 수업시간에 썼던 내용 기억을 더듬어가며 썼어요.
조금 어려웠지만 두 번의 모의고사를 통해 어느정도 적응이 되어서 크게 당황하지는 않고 그냥 무난하게 시험보고 나온 것 같아 마음이 편했어요.
223점이 높지 않은 점수지만 그래도 뭔가 해냈다는 뿌듯함이 크네요^^.... 사실 후회는 조금 해요. 어휘 공부 열심히 했더라면, 문법 복습 열심히 했더라면, 듣기 연습 열심히 했더라면, 작문 연습 열심히 했더라면, 조금 더 높은 점수를 받지 않았을까.. 그래도 합격한거에 의의를 두고 이제는 6급 즐길 준비를 해야겠죠^^
처음에는 그냥 5급 합격증 따러 두 달만 다닐 생각하고 왔던 제가 벌써 네 달이나 다니고 이제는 6급까지 준비하네요.^^
개강하고나선 학교에 학원에 알바까지 하느라 체력이 딸려서 코피 여러번 쏟지만, 그래서 친구들이 학기 중에 학원 그만두라고 하지만, 저는 꿋꿋히 말합니다. "니가 한 번 다녀봐 그만 둘 수 있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은 비록 바빠서 학교공부, 학원공부 뭐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는거 같지만, 그래도 학원 오면 HSK 감도 유지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다른 분들 모습 보면서 자극받기도 하고, 남쌤의 유쾌하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며 힘을 얻기도 하고... 선생님이 가끔 얘기하세요 지칠만도 한데 안지쳐보인다고.. 그럼 저는 항상 이렇게 대답해요 "그냥 학원 오는게 좋아요 ㅎㅎㅎ"
(사실 과제다 발제다 시험공부다 정 바쁠때는 종종 학원 빠져요... 오늘 저녁반 수업때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5급 따고나서 학원 종종 빠진다는 그 애가 접니다...쌤 죄송해요...ㅎㅎ)
두서없이 써서 제가 무슨 말 하는지 한 눈에 안들어오시죠? 사실 저도요... 하하하하하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쓰는 이유는 정말 제 공부방법이랑 합격비결이 별 게 없어서...^^;
"피할수 없으면 즐겨라!" 이 말처럼 이왕 학원다니기 시작한거 되도록 빨리 적응하려고 노력했고, 공부해서 5급을 꼭 따야한다는 압박보다는 그냥 즐기며 학원 다닌게 제 합격 비결이라고 생각해요. 남쌤, 모쌤, 두쌤의 훌륭한 강의를 기본 바탕으로 저는 그저 즐기기만 했네요. 정말 별 거 없죠...ㅎㅎㅎ
저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결국엔 모든걸 놓아버려요. 그래서 수업 끝나고 억지로 복습하려 하지 않고 그냥 수업시간에만 집중하고 수업 자체를 즐겼어요. 듣기 시간에는 최대한 녹음에 집중해서 들으려고 노력했고, 모동지 선생님께서 알려주시는 따페이 같이 소리내서 읽고 최대한 그 순간에 이해하고 암기하려 했고 (수업 끝나면 공부를 안하기에...), 독해 본문도 소리내서 읽고, 작문도 어려우면 그냥 모동지 선생님이 예시로 들어주는 문장을 조금 변형하기만 하며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 했고, 남미숙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해주시는 일상 얘기를 들으며 웃고 깨닫고 자극받고 다짐하고, 수업 끝날때까지 모든 얘기와 설명들 놓치지 않으려고 귀 쫑긋 세우고... 남들 다 따는 HSK, 나도 딸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학원에 출석하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단어 암기, 뽕뽕이 채우기, 이동시간 자투리 듣기연습조차 모두 안했다는게 함정 하하하하하 여러분은 이렇게 하시면 안돼요ㅠㅠ)
공부하기 싫어하는 저도 해냈으니 여러분도 해내실 수 있어요. 우리 중국어 잘해서 학원 온게 아니라 배우려고 학원 다니는 거잖아요~ 그냥 즐기세요 여러분 찌아요!
P.S. 남미숙 선생님 저 힘들 때마다 격려해주시고 좋은 말씀 해주셔서 정말정말 감사해요. 선생님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할 수 있었어요♥_♥ 6급도 잘 부탁드려요~
첫댓글 우리 누리 완전 멋져요^^ 6급도 함께 멋지게 따 보아요~ 꿈은 이루어집니다. 아자아자 홧홧팅!^^
네 선생님~ ^^♥
와우 223점 꿈의 점수네요...+.+ 부럽습니다 그리고 정말 대단하십니다 누리님 ^^;;; 저도 열심히 해야 겠어요 12월 1일 시험 합격 하려면~~!!
종엽님 분명 12월 1일에 고득점으로 합격하실거예요! 찌아요^^
누리的成绩不错啊,打工加上学习一定很累吧!加油!
모쌤 감사합니다~^^♥
努力,谢谢你!
汉语的发音非常好,语法也很少有错误!
老师相信你一定会通过HSK六级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