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산을 다시 찾는다
무려 15년 전인 2009년 3월에 백양산악회와 함께 금오동천을 출발하여 정상 찍고
굴법당, 소림사 경유하여 금곡에서 산행을 마치는 금오산 남부코스를 올랐었고(파란색 코스)
2022년 10월에는 구미 차병원 뒷산인 송정동산(남산)에서 시작하여
금오산 위성6봉(황금봉-굴등봉-효자봉-적지봉-호령봉-감은산)을 빙 돌고난 뒤
금오산 저수지 아래 금오산 주차장에서 산행을 마감한 적이 있었다(초록색 코스)
그리고, 오늘은 금오산의 가장 일반적인 코스이고 구미 시민들이 즐겨 오르내리는
금오산 북부코스를 오른다
2009년 3월 29일의 금오산 남부코스 산행지도
구미가 아닌 김천에서 시작하여 칠곡군에서 산행을 마치는 코스다
금오산(金烏山)은 경북 구미시와 김천시, 칠곡군에 걸쳐 있는 도립공원이지만 통상 구미의 산으로 불린다
2022년 10월 25일의 금오산 위성6봉 산행지도
오늘 답사하는 금오산 북부코스는 도선굴에 대혜폭포, 마애불, 오형돌탑 등
볼거리가 수두룩한 재미있는 코스다
금오산 공영주차장 잔디광장의 시민헌장 탑
부산역에서 6시 34분에 출발한 무궁화호 열차는 2시간 14분이 걸려 8시 48분에 구미역에 닿는다
새마을이나 ktx도 있지만 바쁠것 없는지라 무궁화호를 타는데 요금도 싸다
10,700원에서 경로우대 30%하여 7,500원 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구미 역에서 27번대 버스를 기다리는데 배차간격들이 하루에 두 세대 정도라 하고세월이라
15분여 기다리다가 택시를 탔고 거리가 가까워 택시요금 5,800원이 나온다
9:31 채미정 앞 공영주차장 출발
채미정은 야은(冶隱) 길재(吉再)선생의 충절과 학문을 추모하기 위해
조선 영조 44년(1768년)에 건립한 정자다
채미정 앞의 개울
채미정은 우리나라 '명승 제52호'라고 한다
채미정의 정문인 흥기문(興起門)
채미정(採薇亭)
채미(採薇)라는 이름은 야은 선생이 고려 왕조에 절의를 지킨 것을
중국의 충신 백이(伯夷) 숙제(叔齊)가 은나라가 멸망하자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먹고 살았다(캘 採, 고비 薇)는 고사(故事)에 비유하여 지은 것이다
왼쪽의 구인재(求仁齋)
야은의 충성스러운 마음을 기린 숙종의 어필오언구(御筆五言句)가 있는 경모각(敬慕閣)
길재 선생의 영정을 모신 곳이다
야은(冶隱)은 목은(牧隱) 이색과 포은(圃隱) 정몽주와 함께 고려 말의 삼은(三隱)으로 불린다
고려가 망하자 관직을 버리고 선산(善山)에 낙향하여 학문 연구와 후학 양성에 전념하였으며
김숙자, 최운룡, 김종직 등을 통해 사림파로 학맥이 계승되었다
금오산케이블카는 직진이다
탐방안내소
금오산케이블카 하부 승강장
돌탑
9:58 금오동학(金烏洞壑) / 금오산이 깊고 그윽한 절경임을 뜻한다
중국에서도 왕희지 다음으로 일인자라고 불리고 초성(草聖)으로 불리는
명필가 고산(孤山) 황기로(黃耆老) 선생이 초서(草書)로 쓴 글씨라고 하는데
각 글자의 크기가 가로, 세로 약 1m가 된다고 하지만
오랜 풍상에 다 바래버렸는지 어느 부분이 그 글자인지 알아볼 수가 없어 아쉬울 뿐이었다
10:07 금오산성 대혜문(大惠門)
영흥정
해운사(海雲寺) 대웅전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직지사(直指寺)의 말사로
신라 말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창건하였고 1925년 중창하였으며
칼다봉 아래의 기암절벽들이 절을 에워싸고 있다
지장보궁(地藏寶宮)
지장보살(地藏菩薩)을 모신 법당을 보통 지장전(地藏殿)이라 하는데 여기는 지장보궁이다
도선굴 갈림길에서 도선굴로 먼저 간다
도선굴로 가는 길은 깎아지른 벼랑을 돌아 오르는 데다
바닥이 닳아 미끄러워 위태위태하여 조심스럽게 걷는다
도선굴이 있는 바위 벼랑
10:29 도선굴(道詵窟)
신라 말 풍수의 대가인 도선선사(道詵仙士)가 득도하였다는 자연굴이다
임진왜란 때 마을사람들이 난을 피해
암벽을 타고 오르는 칡넝쿨을 부여잡고 이 굴에 들어와 피난했다고 한다
굴의 규모는 길이 7.2m, 높이 4.5m, 너비 4.8m 정도이다
도선굴에서 내려다 보이는 금오산 관광단지
1937년 선산군 구미면에서 현재의 이 길을 만들었다고 한다
다시 폭포 옆으로 내려와서는 입구 갈림길까지 내려가지 않고
폭포 아래로 바로 건너간다
대혜폭포(大惠瀑布)
물소리가 금오산을 울린다고 하여 명금폭포(鳴金瀑布)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3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대혜폭포의 물줄기
폭포 주변은 넓직한 쉼터로 조성되어 있는데
이제부터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급경사 오르막이 시작된다
대혜폭포부터는 급경사에 설치한 데크 계단을 오른다
20분가량 올라가면 성안(1.8㎞)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고 곧 할딱고개다
10:49 할딱고개 위 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다 보이는 칼다봉
봉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암벽들이 예사롭지 않다... 그래서 칼다봉이라는 이름을 얻었나보다
역광으로 실루엣을 보이고 있는 금오산 정상부
데크구간이 끝나면 험한 돌길인 할딱고개가 계속된다
오늘 코스는 금오산 북쪽에서 오르는 코스인지라 음지에 바람마져 있어 한기를 느낄 정도다
11:30 마애석불 갈림길
나중에 두 길은 약사암에서 만나게 되고
오른쪽으로 가면 금오산성을 만날 수 있지만
예전에 한 번 보았기에 오늘은 마애석불을 보기위해 왼쪽으로 간다
너덜겅을 지나면...
저기 툭 튀어 나간 벼랑 위 평평한 곳에 돌탑들이 세워져 있는 것이 보인다
저기가 오형돌탑이다
11:40 오형돌탑(烏亨石塔)
두 곳에 나뉘어 20기의 돌탑이 서 있고 비스듬한 사면에는 돌로 만든 거북과 한반도 지도가 있다
오형돌탑에는 한 노인의 애절한 사연이 서려있다
한 노인이 장애를 안고 태어나 10살 때 죽은 손자를 안타깝게 여기는 마음에서
낙동강을 바라보는 절벽 위에 하나씩 쌓은 것이라고 하며
금오산(金烏山)과 손자 이름(亨錫에)서 한 글자씩 따서 오형(烏亨)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조금 더 아래쪽에 있는 돌탑들
오형돌탑 위에도 또다른 돌탑군이 조성되어 있고
내려다 보이는 오형돌탑들은 건너편 칼다봉을 마주하며
산 아래 구미시내와 낙동강을 굽어보며 간절한 염원을 담아 오뚝하니 서 있다
오형돌탑 남쪽 산봉우리 끝에도 탑 같은 조형물이 보여...
가까이 당겨보니 탑과 부처상 같은 것들이 보이는데 저기는 어디인가?
오형돌탑을 떠나 마애여래입상이 있는 곳으로 가는데 범상치 않은 암벽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곧 마애여래입상이 보인다
11:50 보물 제490호 금오산 마애여래입상
특이하게 거의 90도로 꺾이는 암벽의 튀어나온 부분에 5.5m 높이로 조각되어 있어
측면에서 보면 절반만 보인다
이 불상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눈매가 가늘고 입이 작아 신라시대의 불상과는 다르다고 한다
왼손은 중생들의 소원을 모두 성취하게 해 준다는 여원인(與願印) 자세를 하고 있다
여원인(與願印)이란 왼손을 내려서 손바닥을 밖으로 향하게 한 손 모양을 말한다
마애여래입상을 떠나 약사암을 향해 오르는 긴 오르막
햇볕 한 점 들어오지 않는 북쪽의 음지라 가만이 있으면 추위에 한기를 느낀다
바람막이를 꺼내 입을려하다가 긴 오르막에 땀도 나고
산 능선에만 올라서면 햇볕이 쏟아질 양지라 조금만 참고 견디기로 한다
아니나다를까 약사암을 200m 남긴 지점에서부터 양지로 접어들어 따스한 햇볕이 쏟아져 내린다
음지와 양지의 차이가 이토록 다를까... 지옥과 천국을 넘나드는 것 같다^^
드디어 약사암이 시야에 들어온다
약사암 종각으로 가는 출렁다리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통제되고 있다
12:15 약사암(藥師庵)
약사암은 신라시대에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의 유적은 전하는 것이 없으며, 현존하는 당우도 모두 근세에 이루어진 것이다
약사암의 중심 전각은 약사전 (藥師殿)인데 기암절벽 밑에 남쪽을 향해 건립되어 있다
의상대사 상
약사전 안에 봉안된 석조여래좌상은 신라 말이나 고려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하는데
김천 직지사의 약사불, 보물인 수도산 수도암 약광전의 석불좌상과 함께 3형제 불상이라고 불리며
세 불상이 함께 방광을 했다고 전하고 있다
약사전 내부의 주불인 석조여래좌상(가운데)
화강암으로 조성된 불상 위에 금박을 두텁게 입혀 석조여래좌상인줄을 모르게 변했다
약사암을 떠나 정상으로 간다
약사암 일주문인 동국제일문(東國第一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