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티로 공원의 소나무
▶ 2012년 7월 3일(화), 맑음, 불볕
- 스페인 세르반테스 생가, 레티로(Retiro) 공원, 그라나다(Granada)로 이동
스페인 남부 그라나다로 이동한다. 기차로 간다.
기차시간이 오후 17시 5분이므로 시간이 넉넉하여 세르반테스 생가에 간다. 세르반테스 생가
는 숙소인 민박집 근처 라 가레나 전철역에서 정거장 한 구간인 알칼라 데 에나레스(Alcala de
Henares)에 있다. 역에서 내려 걸어간다.
오늘도 바람 없고 땡볕 쨍쨍 내리 쬔다. 모자나 선캡 쓴 사람은 틀림없이 한국 사람이다. 이
거리는 우리뿐이다. 아내는 양산까지 받쳐 들려고 하다가 국제적인 기행(奇行)으로 비칠까봐
삼간다.
알칼라 데 에나레스는 고도(古都)로 대학이 3개나 있다. 세르반테스 생가는 도로 옆 자그마한
집이다. 대문 앞 4평 정도 되는 정원에 장미를 심었다. 10시에 문 연다. 우리 가족이 제1착으
로 입장한다. 동양풍의 고색창연하고 소박한 2층 건물이다. 사각형의 건물 한 가운데 마당이
있다. 벽난로가 없어 겨울에는 화로를 끼고 생활했다. 방마다 청동화로가 있다.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 말고도 여러 작품을 썼지만 단연 돈키호테가 걸작인 모양이다. 돈키호테의 여러 판
본을 전시하였다.
다음 아토차(Atocha) 역 근처에 있는 소피아미술관(Sofia Museo)을 보러간다. 짐은 역 보관소
에 맡긴다. 로커가 이삿짐이라도 들어갈 만큼 크다. 요금은 5유로. 오늘 화요일은 소피아미술
관이 휴관인 것을 직접 가서 확인하였다.
길 건너 프라도미술관 뒤에 있는 레티로(Retiro) 공원을 간다. 전체적으로 미국 뉴욕의 센트럴
파크와 많이 닮았다. 입구는 중세유럽 특유의 기하학식 조경이다. 균형미와 대칭미가 돋보인
다. 모처럼 숲다운 숲을 보고 나무다운 나무를 본다. 눈이 시원하다. 소나무와 세계 3대 조경
수의 하나인 히말라야시다를 조경수로 잘 가꾸었다.
1. 세르반테스 공원
2. 세르반테스 생가
3. 세르반테스 생가
4. 거리 곳곳에 내걸려 있는 라파엘로 작품 전시회 포스터
5. 프라도미술관 주변, 앞에 고야의 동상이 보인다
점심은 햄버거로 해결하고 저녁식사로 기차 안에서 먹을 샌드위치를 산다. 살기 위해서 먹는
다. 마드리드에서 그라나다행 기차는 하루에 두 번 있다. 전광판에 플랫폼 표시가 출발 30분
전에 뜬다. 플랫폼은 2층에 있다. 기차는 정시에 출발한다.
졸릴 새 없이 차창 밖 좌우로 이국풍경 감상한다. 광활한 들판은 물론 구릉이나 언덕배기에
이르기까지 온통 올리브 밭이다. 장관이다. 올리브 생산이 세계 제1위가 되려면 어떠해야 하
는가를 보여준다.
그라나다행 기차는 우리나라 새마을 열차급인데 중간 기착지인 코르도바역까지 신나게 달리
다가 이후부터 미적거린다. 아예 주저앉기까지 한다. 자주 그런다. 주행시간을 채우려고 그랬
는지 도착예정시간 21시 37분을 겨우 10분 연착하였다. 여기도 해가 더디 져 훤하다.
그라나다에서도 우리나라 사람이 운영하는 민박집(까사 꼰티고)에서 묵는다. 민박집에서 역
으로 픽업 나왔다. 민박집에는 우리나라에서 여행 온 여러 대학생들이 묵고 있다. 굳이 저녁
식사로 김치찌개를 준비했다기에 입맛이 동하여 서울에서 가져 온 팩소주 안주 삼아 한 그릇
을 다 비운다.
추적자(12회)를 다운로드하여 보고 나니 밤 한 시가 넘었다. 자려고 불 끄자 침상이 환하다.
가로등 불빛인가? 창밖을 내다본다. 보름달이다.
이백(李白)의 정야사(靜夜思)가 생각난다.
침상 앞 밝은 달빛 床前明月光
땅에 내린 서리인가 疑是地上霜
고개 들어 달을 보고 擧頭望明月
고개 숙여 고향 생각 低頭思故鄕
6. 레티로 공원, 토피어리는 측백나무다
7. 레티로 공원
8. 레티로 공원에 있는 벨라스케스 궁전의 벽 장식
9. 레티로 공원
10. 레티로 공원
11. 레티로 공원
12. 레티로 공원
첫댓글 구경 잘 했습니다...새벽까지 고생이 많으시네요^^
멋진 사진과 글 때문에 견문이 절로 넓어집니다.
복 더위에 에어콘 실내에서 호강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형님 건강하시죠.....
폭염속에 냉방병 조심하세요... 항상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