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좀 가시고 이제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올 가을이 더 반갑습니다.
때마침 친지들이 청첩장을 카톡으로 보내옵니다.
결혼 날짜, 장소와 더불어 은행계좌가 꼭 들어가 있습니다.
요즘 같은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의 시대"에, 또한 심각한 인구절감 시대에 결혼을 결정한 젊은이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런데 결혼은 참으로 신중해야 합니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합니다. 그래야 어긋나지 않고 결승점까지 골인할 수 있습니다.
결혼에 대한 여러 나라의 속담입니다.
러시아입니다.
"싸움터에 나갈 때에는 한 번 기도하고 바다에 나갈 때에는 두 번, 결혼할 때에는 세 번 기도하라"
중국입니다.
"결혼하는 것은 경험의 부족이요 이혼하는 것은 이해의 부족이며 재혼하는 것은 기억력의 부족이다"
아프리카입니다.
"결혼에는 고통이 있고 독신에는 행복이 없다."
우리 한국입니다.
"된장 신 것은 일 년 원수, 아내 못된 것은 백 년 원수"
그만큼 결혼 상대자를 고르는데 신중에 신중을 기하라는 말입니다.
한 번 잘못된 결정으로 평생 후회를 하며 혼자 눈물을 흘릴 때가 오기 때문입니다.
우리 같은 칠십 대 이후 세대는 아무리 잘못된 선택으로 결혼을 했더라도 이혼은 절대로 하면 안 되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천생웬수'가 될지언정 서로 갈라서는 일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황혼이혼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장수시대가 되다 보니 퇴직 후 3~40 년을 같이 살아야 하는데 성격차이 등 여러 가지 사유로 갈라서는 노부부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젊은이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결혼 후 얼마되지 않은 신혼부부에서부터 아기를 낳은 부부까지 이혼을 너무 쉽게 합니다. 어느 이혼전문 변호사의 "결혼은 신중하게, 이혼은 재빠르게"라는 구호가 생겨날 정도입니다.
이러다 보니 겉으로는 정상적인 부부이나 속으로는 곪아터진 부부가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주부대학 강의 시 다음 질문을 해봤습니다.
"다시 태어난다면 지금의 남편과 또 한 번 웨딩마치를 울리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조용히 손을 들어주세요...."
100여 명의 주부대학생 가운데 손을 든 사람은 한 두 명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중에 한 분은 사유가 걸작입니다.
"남자는 이놈 저놈 다 똑같습디다. 그래도 길들여진 놈이 낫지요...."
참으로 의미심장한(?) 답변입니다.
사실
남남이 만나 부부로 한평생을 살아내기가 쉽진 않습니다.
우선 만남 그 자체가 대단한 일입니다.
아니 기적입니다.
불교에서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부부의 연을 맺기 위해서는 전생에 7,000 겁(劫)의 만남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한 겁이 이 우주가 개벽을 하는 기간이니 무한대와 비슷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만큼 질긴 인연이다"라는 표현일 것입니다.
그런데 십수 년 이상을 같이 살다 보니 여러 가지 사유로 마찰을 일으키고 급기야는 이혼에 이르는 부부가 생깁니다.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최근에는 살만큼 다 산 노부부가 갈라서는 황혼이혼이 점차 늘어나는 실정입니다.
늘그막에라도 편하게 살고 싶은 마음일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결혼식장에서 다짐했던 주례 선생님의 물음에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늘 함께 하자고 굳게 다짐했건만 그 약속을 지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살아보니 조그만 자존심이 서로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내가 아플 때 진정으로 아파해주는 그 사랑이 부족함을 느낍니다,
결국 인생은 혼자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어머님 뱃속에서부터 나와 죽을 때까지 결국 혼자입니다.
"사랑은 주는 것이다"라고 합니다.
자꾸만 받으려고 하니 거기서 문제가 일어납니다.
내 결혼생활을 회상해 봅니다.
근 50년이 되어갑니다.
딸 아들을 낳고 부모의 역할을 그런대로 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둘 다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년시절에 겪었던 가난을 딛고 결혼 후에도 쉬지 않고 일하며 공부하여 소기의 성과(경영학박사와 신학석사학위)를 거두었습니다. 대학교수를 거쳤고 집사람은 목사안수를 받고 지금까지 목회 일선에서 열심히 봉사하고 있습니다.
이제 칠십을 넘겼습니다.
남은 세월은 인생을 결산하는 시기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봉사하는 삶을 영위하다가 주님이 부르시면 이 땅을 떠나고 싶습니다.
내가 실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두 살이나 연상인 집사람이 너른 마음으로 다 이해해 주었습니다.
참고 기다려 주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남편의 자리를 지켜 성공적인 결혼생활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시작은 미약하나 나중은 창대하리라"는 말씀처럼.
8월 18일 주일 특송입니다.
신명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이계임 목사)님의 생신을 맞이하여 특별 찬양을 드렸습니다.
첫댓글 남남이 만나 한 평생을 부부로 산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100세 시대이니 길게는 70년 가까이 같이 살아야 합니다.
대단한 인내가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내 경우도 벌써 50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동안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 왔습니다.
미흡했습니다.
남은 세월은 서로 존중하면서 이웃을 위해 봉사하면서 살아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