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컨디션이 찌부뚱한 장마철. 무덥긴 하지만 가끔은 뭔가 맵고 화끈한 걸로 허한 속을 달래고 싶다.
때마침 올해 70세의 나이로 지난 5월22일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의
정상을 밟아 최고령 등정 기록을 세운 일본인 미우라 유이치로(三浦雄一郞)씨가 최근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좋아하는 김치 30㎏을
갖고 에베레스트로 갔으며, 김치찌개로 추위를 이겨냈고 마침내 에베레스트를 정복했다”고 김치치개를 찬양했다.
그 말을 들으니 얼큰한 김치찌개 국물이 생각난다. 사스로 인해 이미
김치의 면역적 효용이 세계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김치찌개를 잘 하는 명물집으로 달려가 보자. 김치찌개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찌개 맛은 적당히 익힌 김치와 돼지고기가 좌우한다”고 입을 모은다.돼지生목살과 절묘한 조화 '일미'
▲광화문집 서울 세종문화회관 옆 골목에서 23년째 김치찌개 전문점의 맛을 이어오고 있다. 신김치와돼지고기에 두부, 파와 고춧가루와
마늘 생강 등을 주재료로 만든 양념이듬뿍 들어간다. 얼큰한 국물이
속을 확 풀어준다. 안주인 노병복(61)씨는“본래 맛을 내기 위해 젓갈을 넣지 않고 얼지 않은 생고기, 특히 목살을주로 쓴다”고 말한다.‘맛의 원천’인 찌개용 김치는 하루도 안빠지고 매일 담가 외부에서 숙성시킨다. 가을에는 2,000포기 이상 담가 집 화단에 두고 익힌다고. 노씨는“처음에 먹고살기 힘들어 시작한 장사인데 이젠 요령이 생겨 잘되는
것뿐”이라고 겸손해 한다. 일품메뉴로 계란말이를 시켜 먹으면 속이
든든하다. 1인분 5,000원. (02)739_7737소금배합이 비법…2代째 맛자랑
▲원조 조아저씨 김치찌개와 막겹구이 서울 서소문 효성빌딩 옆 골목에서 20년 가까이 단골 손님을 끌어모으는 김치찌개집. 푹 익은 김치와 숙성시킨 돼지고기에 두부, 떡이 듬뿍들어간다. 젊은 사람들을 위해 햄과 소시지도 추가하면 일명 ‘김치찌개+부대찌개’. 현미와 흑미로만 압력밥솥에 밥을 지어 내놓는다. 건강을 지키고 영양을 살리기
위해서라고.
‘영일원’이란 간판으로 부친이 시작한 장사를 잇고 있는 아들 조문성씨는 “김치찌개용 김치는 담글 때 소금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소금의 배합 비율에 따라 찌개 맛이 달라진다는 것. 양념장에도
고춧가루 생강 마늘 외에 소고기 국물이 육수로 들어가고 조개 가리비
새우 등 해산물도 첨가된다. 대표 반찬은 간장기름 소스에 찍어 먹는
마른 김. “김치는날씨와 온도에 따라 숙성도 조절을 잘 해야 한다”는 조씨는날짜별로 김치 가격, 날씨, 시간 등을 깨알같이 적은 수첩을
보여 준다. 5,500원. (02)752_1927뚝배기에 담아내…젓갈 듬뿍사용
▲현대정육식당 서울 강남권의대표적 김치찌개 전문집. 호남식으로
멸치와 새우젓 등 젓갈을 듬뿍 사용, 뚝배기에 담아 옛날 시골에서 먹던 김치찌개 맛을 낸다. 김치와 고기는크게 썰지만 양파와 마늘 생강
풋고추 무 등 양념
재료들을 모두 믹서기에갈아 사용하는 것이 특이하다.
국물에 양념이 뜨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배려라고. 젊은이들과 연예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원래 정육점을 하던 주인 박행학씨는 “하다
보니 김치찌개가 주업이 됐다”며 “보통 1개월 이상 숙성시킨 김치만을 재료로 사용한다”고 귀띔한다. 5,000원. (02)540_7205동대문 '유정'등도 장사진
▲기타 이기동(71)·김정숙(69)씨 노부부가 23년째 지하철 5호선 공덕역 옆에서운영하는 굴다리식당도 유명하다. 젓갈을 쓰지 않고 액젓과
소금으로만 간을 하는데 국물 맛이 진하다. 계란말이 등 6가지 반찬이
나오고 밥 인심이 후하다. (02)712_0066서울 동대문에 있는 유정은 동대문시장 옷 상가 사람들이 특히 많이 이용한다. 주로 동대문 쇼핑객들이 주로 찾는데 주문한지 5분 만에 음식이 식탁위에 오른다. 24시간
영업해 한밤중이나 새벽 손님도 적지 않다. (02)2232-5727택시기사 사이에 소문난 김치찌개 집들도 찾아가볼만하다. 서울 잠실의 똑다리 김치찌개(02-420-3962)와 서울 지하철 2호선 건대역과 구의역 중간의기사 식당가에 있는 송림식당(02-457-5473)에는 항상 택시들이 줄을 선다.종로1가의 로타리소곱창에도 점심 때마다 손님들이 줄을 선다. 찌개맛도일품이려니와 돌솥에 지어주는 밥 맛이 식욕을 돋워준다. 밥을
덜고 난후돌솥에 물을 부어 먹는 숭늉 맛 또한 이 집의 자랑.
(02)720_6424 |